사진=SBS 제공
배우 박철민이 최근 사회 전반에 퍼진 여성 혐오 현상에 반기를 들고, 억압된 여성의 성적 욕구를 드러내는데 앞장서고 있는 20대 여성 3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젖은 잡지' 편집장 정두리(27)와 '이기적 섹스' 저자 은하선(27), 행위예술가 송아영(25)이 그 대상이다.
박철민은 "이들과 나눈 이야기가 과연 지상파에 나갈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당황스럽고 불편했다. 하지만 편집된 내용을 보고 안심했다. 남성들도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성을 위한 도색잡지 '젖은 잡지' 편집장 정두리
'젖은 잡지' 편집장 정두리. 사진=SBS 제공
"한국 사회가 굉장히 이중적이라고 생각해요."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정두리 씨는 잡지 발간을 위해 잠깐 귀국했다가 2014년 모 남성지의 모델 콘테스트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표지모델 주인공을 거부했다. 그 잡지가 성범죄를 미화하는 내용을 표지에 실었기 때문이다.
대신 정 씨는 하얀 소복을 입고 핏물이 떨어지는 간을 집어 들었다. 그가 요염하면서 섬뜩한 구미호가 되어 촬영한 이유는 그 잡지를 여성의 시각으로 풍자하고 비꼬고 싶어서다.
정 씨는 독립잡지 '젖은 잡지'를 창간했다. 한국의 이중적인 성문화에 도전장을 던지고, 금기시 된 여성과 성소수자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최근 그의 생각에 동조하는 젊은 남녀 100여 명을 모아 파티를 열기도 했다.
◈'이기적 섹스'의 저자 은하선
'이기적인 섹스' 저자 은하선 씨. 사진=SBS 제공
"여자들도 이기적인 섹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은하선 씨는 몇 년 전 모 대학에서 남성 중심적인 시각으로 논란이 됐던 강의('성의 이해')를 16년 만에 폐강시킨 주인공이다. 현재 독일에 거주 중인 은 씨는 자신이 섹스토이 덕후라고 공공연히 말한다. "한국에서 제가 섹스토이를 가장 많이 써봤을 거예요."
최근에는 '은하선의 오르가즘 투나잇'이라는 주제로 섹스토크를 주최하기도 했다. 이곳에 모인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은 성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여성인권단체 '페멘'(FEMEN) 코리아 지부장 송아영
행위예술가 송아영 씨. 사진=SBS 제공
"평화적이면서 충격적인 방법으로 이 사회에 필요한 얘기를 하고 싶어요."
송아영 씨는 행위예술을 통해 사회 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해 7월, 광화문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토플리스 시위를 한 후다. 여성인권단체 '페멘'은 자신들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토플리스 시위를 즐겨한다.
송 씨는 다시 '페이스북 코리아' 앞에 섰다. '페이스북 코리아'가 여성 혐오를 방관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오는 20일 오후 11시10분 방송되는 SBS스폐셜 '발칙한 그녀들'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