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차도안에 있는 마을 뒷산에 오르면 멀리 세월호 참사 현장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다 위 세월호 인양작업을 하는 크레인이 떠 있다.
[앵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참사 이후 진도 팽목항과 안산, 광화문 등 진상규명을 외치는 거리 현장을 지키고 있는데요,
세월호 인양이 시작되면서부터는 한 곳이 더 추가됐습니다. 바로 사고 해역인근의 동거차도라는 섬입니다. 유가족들은 이곳에 머물며 세월호 인양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땅의 가장 낮은 곳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오늘 날 찾아올 또 하나의 고난의 현장, 동거차도 세워호 가족들을 천수연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진도 남서쪽으로 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동거차도.
섬에서 내려 마을 뒷산으로 30분 정도 올라가면 탁 트인 산 등성이에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머무는 천막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 동거차도에서는 세월호사고 현장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4개월째 이곳에서 세월호 인양작업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세월호 인양작업. 하지만 정부가 유가족들에게 작업을 공개하지 않자, 직접 감시하기 위해 산위로 올라온 겁니다.
유가족들은 인양작업이 밤에만 이뤄진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고 최윤민군 아버지
“밤에는 더 깜깜해서 작업이 어려운데 그 어려움을 위험을 무릅쓰고 밤에 작업을 한다는 것을 보면 저희 가족들이 보기엔 굉장히 뭔가 국민에게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이 있지 않나... “
세월호 유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동거차도의 천막집. 이곳에서 유가족들은 일주일씩 머물며 인양작업을 모니터한다.
유가족들은 3-4명이 한 조를 이뤄 일주일씩 인양상황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자녀들을 보고 싶은 유가족들의 마음은 노란 편지가 돼 나부꼈습니다.
밤이 되면 찬바람이 천막을 뚫고 들어오고 생활은 불편하지만 이들은 부모이기 때문에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고 김도언군 아버지
"우리 애기들이 차가운 물속에 들어간 자리가 제일 가까이 보이는 곳이니까요. 그래서
보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마을 주민들은 천막생활을 하는 유가족들을 위해 화장실, 수도시설 등을 내어주며 힘을 보태줬습니다.
[인터뷰] 동거차도 마을 주민
"(애들이 죽었으니까) 안타깝고, (그 아이들이) 내 자식같고 그러니까 동네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죠. 유가족들의 마음과 똑같죠. "
성탄절에 다시 교대한다는 동거차도의 아버지들에게 소망을 물었습니다.
[인터뷰] 고 한은지양 아버지
"바라는 건 그거죠. 진상규명이 돼야죠, 확실하게. 애들이 어떻게 죽었나, 나 그거 알고 싶어요. 아직도 우리 애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잖아요."
아버지들은 인양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동거차도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장 낮은 곳을 찾아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의 기쁨이 동거차도의 천막집에도 속히 임하길 기원해봅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채성수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