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두산인프라코어 20대 명예퇴직자 직원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보내온 문자
"방송하면서 이렇게 보람을 느낄 때가 있네요. 이 덕분에 방송합니다.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
매일아침 출근길 라디오 뉴스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를 진행하는 CBS 김현정 앵커가 29일 아침 생방송 도중 상기된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프로그램 시작과 함께 제작진 앞으로 날아온 한 통의 문자 때문이었다. 문자를 보내온 사람은 지난 16일 이 방송에 출연했던 두산인프라코어 직원 A(29)씨였다.
A씨는 문자에 "방송 인터뷰하고 나서 휴대폰, 출입권, 화장실 등 전부 교육기간 인권침해에 관한 것들 하나하나 없어졌다"며 "마침내 어제는 1월4일에 회사를 복귀를 하고자 한다는 공문도 받았다"고 적었다.
A씨는 이어 "다 도움 주신 덕분인 듯 하다"며 "앞으로 사회 곳곳에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안 생겼으면 한다.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고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현정 앵커는 이날 방송도중 이 문자를 소개하며 "그 동안 이분 어떻게 됐는지 소식 궁금하다는 청취자들 문자가 많았는데 희망퇴직이 거두어진 거 같다"며 "제가 다 울컥하다"고 기뻐했다.
입사 5년차인 A씨는 16일 방송 인터뷰 당시 희망퇴직을 권고 받고 문자에서 밝힌 '교육'을 이수중이었다.
문제의 '교육'은 희망퇴직 권고 불응자들을 대상으로 회사측이 '노무대기'란 이름으로 시행한 면박주기용 교육이었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교육에 들어가면 핸드폰도 반납해서 못쓰게 하고 첫날부터 화장실도 못가게 하고 화장실을 가면 경고장을 발부한다고 겁박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교육기간 도중) 회사에 갈 일이 있어 갔더니 출입카드도 통제하고 못 들어가게 하더라"며 "회사가 점점 이렇게 나오니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씨의 그 같은 충격적인 증언은 이날 주요 언론사가 대서특필했으며 관련 기사에도 1천개의 댓글이 달리며 주목을 끌었다.
결국 두산인프라코어는 A씨의 인터뷰가 방송된 지 2주 만인 28일 A씨를 포함한 21명에 대한 정리해고 철회계획을 밝히는 것으로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