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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보험사 돈 주느니 기저귀라도 사야죠"

    불황 시대, 보험 해약 '급증'

    (사진=자료사진)

     

    #1. "현재도 못 쓰는데 미래를 위해 쓸 여유가 없죠"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30대 주부 박모씨는 지난해 십년 넘게 유지해왔던 생명보험을 해약했다.

    10여년 동안 720만원을 모았지만 해약하고 손에 쥔 돈은 겨우 380만원.

    무려 340만원이라는 절반 가까운 돈을 손해보고야 말았다.

    박씨는 "셋째를 출산하고 병원비와 산후조리비용, 신생아용품 구입 등 현금이 들어갈 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해약했다"며 "보험사에 돈을 주느니 기저귀라도 사야죠"라고 말했다.

    #2. "200만원 넘게 손해보지만 유지하기가 너무 힘들어서요"

    서울 강북구에 사는 40대 주부 황모씨도 5,6년동안 유지해온 보험을 해약하기로 했다.

    황씨는 "주위에서도 보험 해약하는 경우가 무척 많다"며 "장기 보험이라 유지하기가 힘들어 아이들 보험과 실손 보험 빼고 부부 앞으로 든 보험은 다 해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가계 살림이 빠듯해지자 이처럼 보험을 해약하는 계약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말까지 국내 25개 생명보험사의 누적 해약환급금은 모두 16조 7,937억원으로 지난 2014년 같은 기간 15조 6,144억원보다 7.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치는 2008년 1~11월 세계 금융위기 당시 해약환급금 규모 15조 7,774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2014년 전체 해약환급금 규모 17조 1,271억원은 물론 2008년 전체 해약환급금 17조 4854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0개 손해보험사의 누적 해약환급금 규모도 지난해 10월말 현재 5,728억원으로 2014년 전체 규모인 6,130억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해약환급금이란 가입자가 중도에 보험을 해약할 때 보험사로부터 운영비 및 해약공제액 등을 제하고 돌려받는 금액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이같은 추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임태준 연구위원은 "보험을 해약할 경우, 해약환급금 등 경제적 손실이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보험계약자들이 상대적으로 해약 비용이 덜 드는 대출이나 저축과 비교해 어떤게 더 유리한가를 선택하게 되는데 경제 불황 추세가 지속될 경우, 대규모의 보험해지 및 효력상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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