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은수미 의원 (사진=윤창원, 박종민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을 막기 위해 야당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4일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의원들에 대한 응원과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2시 30분부터 오후 12시 48분까지, 10시간 18분 동안 발언을 이어갔던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의 사무실에는 정치후원금 입금 및 응원선물 발송을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이 의원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1969년 박한상 신민당 의원의 3선 개헌 저지를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10시간 15분간 토론한 기록을 넘어 선 것이다.
물리력을 동원한 것은 아니지만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소신을 지켰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은 의원은 포털 실시간 검색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은수미 의원실 관계자는 "발언을 시작한 이후 400명 가까운 국민들이 후원금을 보내주셨고, 현재도 사무실에 정치후원금 입금을 위한 계좌번호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3만~5만원의 소액 후원금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역에서 과수 농사를 짓고 있는데 사과를 보내 주신다는 분, 도라지 농사를 짓고 있는데 보내주고 싶다며 의원실 주소를 문의하는 분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은 의원은 토론을 마무리한 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병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발언 직후 은 의원은 탈수 증세를 호소했고,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박한상 의원은 본회의가 아닌 상임위에서 앉아서 발언한 것과 달리 은 의원은 10시간 넘게 서서 발언했다.
전날 저녁 7시 6분쯤 첫 발언자로 나서 5시간 30분 넘게 발언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온 같은 당 김광진 의원에게도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자정을 26분 넘겨 발언을 마무리한 김 의원은 테러방지법 법안 전문과 국가대테러활동지침 조항 등을 거론하며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을 조목조목 지적해 관심을 끌었다.
특히 1964년 국회의원이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동료 김준연 의원의 구속동의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5시간 19분간 의사진행발언을 한 기록을 넘어서면서, 필리버스터와 테러방지법에 대한 관심과 여론을 끌어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후원금 내역을 별도로 확인해보지 않았다"며 "의원 개인이 관심을 갖거나 후원금을 모금하기 위해서 발언자로 나선 것이 아닌데 이런 부분이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과 은 의원이 발언을 마무리했음에도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등 이들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