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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방산비리 집중…MB 정부는 잃어버린 5년"

    무리한 국방예산 삭감으로 비리 초대장 발급돼

    - 통영함 음파탐지기, 성능 엉터리에 가격은 20배.
    - 평가서 조작 장교, 책임자 참모총장 기소됐지만.
    - 조작사실 몰랐다 판단해 무죄. 감독 소홀 책임 안져.
    - 방산비리 관련 수사, 관리책임 안 묻고 줄줄이 무죄.
    - 정부엔 책임질 사람없다? 장비 들어온 과정 봐야.
    - MB 정부, 靑이 무기사업 관장하고 값싼 것만 찾아.
    - 군 무기체계는 부실 아니면 비리라는 중병 걸려.
    - 하급자 아닌 정책결정 잘못한 정치권력 수사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2월 25일 (목)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단장)

    ◇ 정관용> 지난해 방위산업 비리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 여러분 기억하시죠? 그래서 1조원에 가까운 비리를 적발했고 해군이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8400억이 해군이니까요. 전직 참모총장 두 명도 구속됐었죠.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통영함 비리였습니다. 세월호 구조 때 한몫 해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알고 보니 몇 십 년 전에 장비들을 써서 무용지물이더라, 이런 얘기 말이죠. 그런데 그 통영함 납품비리에 연루됐던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1심에 이어서 어제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또 다른 해군대령도 무죄를 받았고요. 이게 수사가 잘못된 건지 뭔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정의당의 국방개혁단 김종대 단장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종대>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통영함의 그게 음파탐지기였나요? 뭐였나요?

    ◆ 김종대> 음파탐지장비라고 합니다.

    ◇ 정관용> 그게 몇 십 년대 걸 썼다고요?

    ◆ 김종대> 이건 성능이 낮은 2억원짜리에 불과한 것을 무려 가격을 20배 이상 부풀려서 40억원에 구매해서. 결국은 세월호 때 긴급히 필요로 했던 통영함이 출동을 못했지 않습니까? 사정을 알고 보니까 엉터리 음파장비가 장착돼서 아직까지 해군이 수락을 안 했던 장비로 그냥 부두에 정박만 돼 있는 채로 계속 세월만 보낸 거죠.

    ◇ 정관용> 그랬다는 거죠. 그 2억원짜리 그건 1970년대인가 그때 쓰던...

    ◆ 김종대> 어군탐지기용으로 쓰는, 이게 70년대 장비라는 건 의미가 없고 원체 성능이 낮은 것은 언제 장비건 간에 함정에 장착할 만한 성능이 안 나오는 거의 민간용 수준이라고 봐야 됩니다.

    ◇ 정관용> 그런데 꼭 이 음파탐지기 하나만이 아니었어요. 통영함에 관련해서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런데 아무튼 이런 장비에 대한 평가서, 건의서 이런 등등의 여러 서류를 조작하고 이런 사람들 또 그걸 승인해 준 사람 등등이 쭉 기소됐던 거죠?

    ◆ 김종대> 사정을 설명 드리면 이 사건은 애당초 시험평가서가 조작이 돼서.

    ◇ 정관용> 시험평가서.

    ◆ 김종대> 네. 굉장히 성능이 낮은 음파탐지장비가 군사용에 적합한 것으로 성능시험을 통과한 것으로 둔갑했습니다. 이 서류가 통영함에 이 음파탐지장비가 들어오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조작에 가담했던 전직 영관급 장교 두 명은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을 관리하는 핵심사업부서는 방위사업청의 함정사업부입니다. 이때 당시 함정사업이 당시 투스타로 보직되어 있던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입니다. 그러면 시험평가 허위서류가 제출이 돼서 이렇게 엉터리 장비가 납품됐는데 당신이 바로 이 조작에 가담했고 또는 묵인을 했고 여러 가지 비리에 연루된 것 아니냐. 이게 황기철 해군 참모총장을 기소하게 된 핵심이유입니다.

    ◇ 정관용> 당시 방사청의 담당책임자였으니까.

    ◆ 김종대> 담당책임자입니다. 그래서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과 그 부하인 지금은 예비역 대령을 구속기소했는데 두 명이 다 무죄가 나온 것입니다.

    ◇ 정관용> 왜요?

    ◆ 김종대> 재판부의 판결내용은 ‘몰랐다’.

    ◇ 정관용> 이 사람들은 몰랐다?

    ◆ 김종대> 네. 조작된 것을 몰랐다. 그다음에 조작에 가담한 것 없다. 이렇게 하면서 무죄를 선고한 것이죠. 결국은 관리감독의 소홀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게 됐습니다.

    ◇ 정관용> 정리하면 시험평가서를 조작한 행위는 이미 유죄가 됐어요. 그렇죠?

    ◆ 김종대> 네.

    ◇ 정관용> 그런데 그걸 관리해야 할 사람들은 그냥 속았다?

    ◆ 김종대> 속았다. 그러니까 피해자라는 것이죠.

    ◇ 정관용> 피해자다.

    ◆ 김종대> 사실 검찰수사에서 지금 통영함과 유사한 재판판결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요. 사실 방위사업청이 얼마나 관리감독을 잘 했느냐, 이런 건 재해책임이 아니라 관리책임 즉, 부실의 책임을 물어야 되는 것이고 그럼 법정까지는 사실 죄를 물을 수 없는 경우가 많죠. 방탄복 비리, 그 불량방탄복, 북한 총탄에 뚫린다는 것 아닙니까? 이런 것도 방산비리로 걸려서 기소됐는데 무죄 나왔고. 그 외에 제가 알기로 지금 해상작전헬기, 이것도 크게 지금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만 어떤 뇌물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아직 안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지금 줄줄이 무죄판결이 나온다는 관측이 파다하고요. 이외에도 여러 가지 사건들이 다 유사합니다, 지금.

    ◇ 정관용> 그럼 김종대 단장이 보시기에 법원의 이 판단을 어떻게 평가하세요? 검찰이 수사를 잘못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겁니까? 아니면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해서 당연한 결과가 나온 겁니까? 어떻게 보세요?

    ◆ 김종대> 국민혈세를 투입해서 고가 해외장비를 샀는데 실전에 배치하니 못 써먹어요. 이렇다면 이건 분명히 누군가 법적책임을 져야 될 일이 맞습니다.

    ◇ 정관용> 당연하죠.

    ◆ 김종대> 그런데 책임질 사람이 없어요. 반면에 무기중개상이라든가 조작에 관여했던 예비역 장교들, 주로 에이전트로 취직해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줄줄이 유죄가 나오고 있고 정부에는 책임이 없는 것으로 지금 일률적으로 나타나고 있죠, 일반적으로. 그렇다면 수사의 방향을 우리가 다시 되물어볼 수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수사를 했길래 정부에 책임질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이냐. 저는 처음부터 이 수사는 잘못됐다고 얘기를 해 왔어요. 애당초 여러 번 신문에 칼럼도 쓰고 했습니다만. 애당초 이런 불량 장비가 들어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 정관용> 뭐예요, 배경이?

    ◆ 김종대> 이 배경은 지금 방산비리가 저질러진 사건들 한 2000여 개에 이르는 방산비리 사건들 전부 한 번 되짚어 봅시다. 이명박 정부 2008년, 2009년, 2010년 이 3년 사이에 다 저질러진 겁니다. 과거 정부 것 한 건도 못 찾았어요. 전부 이명박 정부 전반기에만 방산비리가 집중된 이유가 뭐냐는 겁니다.

    ◇ 정관용> 뭡니까?

    ◆ 김종대> 그걸 수사한다는 거예요.

    ◇ 정관용> 그게 뭐예요?

    ◆ 김종대> 무리한 예산삭감이었어요.

    ◇ 정관용> 예산삭감.

    ◆ 김종대> 네. 통영함의 음파탐지장비는 애당초 해군이 예상했던 사업비는 120억원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협상을 잘 하더라도 최소 필수비용으로 70억원에서 90억원은 확보하고 있었어야 됐어요. 그런데 리베이트만 안 줘도 국방예산 20% 깎아도 된다 하면서 무리하게 국방예산을 칼질하고 들어온 이명박 대통령이 마른 수건도 쥐어짜듯이 거의 모든 사업을 반토막내기 시작해서 120억원이 예상됐던 음파탐지장비에 40억원밖에 배정이 안 됐습니다. 40억원이 배정되니까 이걸 납품하는 해외 전문업체는 다 손 털고 나갔어요.

    ◇ 정관용> 도저히 이 가격에는 못 판다.

    ◆ 김종대> 그때 엉터리 회사, 이 페이퍼컴퍼니. 이런 회사, 한탕주의 세력들이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해서.

    ◇ 정관용> 그 틈에 들어오는군요.

    ◆ 김종대> 그 틈에 들어오는 것이죠. 결국 비리의 초대장을 발급한 거예요. 그러면 제가 검찰수사에 되묻고 싶은 것은 이렇게 어떤 애초 예상했던 사업이 거의 이미 파행으로 된 상태에서 그 다음에 비리가 저질러진 것 아니냐. 그렇다면 정책결정과정도 되짚어봐야 될 것 아니냐. 그다음에 왜 청와대가 이전 정부와 달리 모든 무기사업을 청와대로 가져오라고 방위사업청에 지시해서 아예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거 사라, 저거 사라. 그 기준은 싼 것만 사라는 쪽으로 몰아 떨군 것이죠.

    ◇ 정관용> 그렇게 했습니까, 실제?

    ◆ 김종대> 실제 그렇게 했습니다. 예를 들면 해상작전헬기 같은 경우는 유럽제가 싸거든요. 그런데 성능이 안 나와요. 지금 도입했습니다마는 어뢰 달고 작전 못합니다. 그게 천안함 때문에 산 헬기인데 어뢰를 장착하고 제대로 3시간 동안 작전 못하는 것으로 판명이 나버렸어요. 그런데 왜 그랬느냐? 가격이 예산이 확 깎이니까 거꾸로 예산에 성능을 맞춰버리는데 이때 성능을 바꿔버린 거예요, 이 성능을. 이런 식으로 음파탐지장비도 제가 알기로는 40억 예산이 내려오면서 이것이 해군총장을 통해서 위의 정책 결정이다, 지시다, 여기에 맞춰서 사업해라. 그러니까 이제까지 사업 검토했던 걸 다 무효화하고 새로 값싼 것만 찾아다닌 겁니다.

    ◇ 정관용> 그리고 요구성능도 낮춰버리고?

    ◆ 김종대> 낮춰버리고. 낮춰버린 것에 맞춰서 또 조작된 성능으로 서류가 들어오고.

    ◇ 정관용> 그런 과정의 첫번째 단계에서 청와대가 다 지시를 했다?

    ◆ 김종대> 지시를 했죠.

    ◇ 정관용> 아니, 예산 삭감뿐만 아니라.

    ◆ 김종대> 아니, 예산삭감뿐 아니고 2008년에 이명박 대통령 지시는 그 이전에는 3000억원 이상의 무기도입사업만 대통령 재가를 받았는데 ‘이런 규정에 구애받지 말고 모든 무기도입사업은 나한테 가져와라’ 이게 대통령 지시였어요. 그래서 방위사업청장이 갖고 갔는데 첫번째 방위사업청장, 장수만 청장은 재임 3개월 만에 비리로 구속돼버렸습니다. 그래서 두번째 청장, 노대래 청장이 부임을 했는데 대통령한테 임명장 받으러 가니까 2시간 30분을 앉혀놓고 이 국방예산 줄일 수 있는 대책을 쥐어짜라는 거죠. 계속 얘기하니까 돌아온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이 뭐라고 했느냐. ‘군은 무능한 집단이고 업체는 부패한 집단이다. 앞으로 방위사업청에서 전권을 행사해서 주도권을 행사해서 사업을 관리하겠다’ 이러면서 한 일은 모조리 예산 반토막내기예요. 심지어 어떤 것은 3분의 1토막 났어요. 제가 알기로는 이번에 방산비리에 걸려든 것만 이 정도지, 한국군이 도입하는 전무기체계에 이런 지침이 확산이 되어 있습니다, 사실은. 그러니까 부실 아니면 비리예요, 제가 알기로는. 이게 지금 한국군이 중병에 걸리게 된 원인이고 검찰에서 수사를 할 때는 애시당초 이 장비가 왜 선정이 됐는지 그 소요 제기 과정과 청와대 재가 과정과 예산편성까지 다 조사를 해야 누가 책임자인지 밝혀낼 수 있는 겁니다.

    ◇ 정관용> 그건 조사를 안 했어요?

    ◆ 김종대> 한 개도 안 했죠.

    ◇ 정관용> 이명박 대통령은 왜 그랬습니까? 예산절감 차원의 충정에서 한 겁니까, 아니면 무슨 의혹이 있습니까?

    ◆ 김종대> 굉장히 불신했습니다. 그래서 리베이트만 안 받아도 국방예산 20% 줄여도 된다는 것을 한 번 했던 말이 아니라 새로 부임하는 노대래 청장한테도 그랬고.

    ◇ 정관용> 그러니까요. 군을 불신하고 비리집단인 군 대오각성해서 잘 해라, 예산 깎아라. 그냥 충정입니까, 아니면 거기에 무슨 의혹이 있어요?

    ◆ 김종대> 저는 일종의 굴절된 왜곡과 오해라고 봅니다. 국방예산이 아깝고 줄이고 싶다면 무기 소요를 줄여야죠. 즉 한국군의 무기 소요가 너무 방만하고 육해공군이 중복돼 있습니다. 이걸 개혁하면 그건 국방예산이 줄어드는 효과가 납니다. 그런데 이미 타당성 검토를 다 거쳐서 사전평가 다 해 보고 그래서 충분한 검토 끝에 가고 있는 사업을 중간에 보고하라고 해서 싼 거 사라. 그다음에 예산 줄여. 이래서 모든 사업의 예산이 거의 30%씩 줄어들었어요. 이건 또 뭡니까? 이러면 예산이 줄어듭니까?

    ◇ 정관용> 대통령의 또 청와대의 그런 행동은 지금 ‘왜곡과 오해’라고 표현하셨어요. 그러면 그다음에는 군은 대통령과 청와대의 지시가 있으니 그냥 무조건 거기에 맞춘다? 이게 잘못인가요?

    ◆ 김종대> 군도 잘못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중에 몇 가지는 ‘이 예산으로는 도저히 안 되니까 이건 포기하겠습니다. 대신에 이쪽 예산으로 씁시다’ 이렇게 했어야 되는데 그건 안 했나요?

    ◆ 김종대> 이게 한국군의 좀 슬픈 현실인데 지금 각 군의 총장들이 재임 기간에 업적이 주로 무슨 사업을 했다. 내가 무기의 소요를 어느 정도 제기해서 사업화했다. 이걸 자꾸 업적과 실적으로 받아들이는 한국군의 풍조가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문제의 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다 보면 시간이 지연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자칫 사업이 날아갈지도 모르는데. 어떻게든 사업을 성사시키고 보자는 관료적 행태가 각 군 간에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어요. 얼마나 더 많은 예산 확보하느냐는 얼마나 더 많은 사업을 따느냐거든요. 그다음에 외부에 군피아들이라고 있지 않습니까? 예비역 장성들이 만든 무기 로비스트, 에이전트 이런 데서 계속 사업에 대한 로비도 들어올 것이고요. 그러다 보면 사업을 연기하고 지체하면 이미 따놓은 쥐꼬리만 한 사업예산이지만 불용액 처리 될 것이고. 그러면 감사원 감사 받아야 하고 이런 것들이 계속 뭔가 조급증으로 연결이 되면서 사업을 하고 보자는 이런 관료적 행태가 우리 군에 만연되어 있는 겁니다.

    ◇ 정관용> 깎아서라도 그냥 하고 보자.

    ◆ 김종대> 하고 보자는 것이죠. 부족하면 나중에 보완하자 이런 식으로.

    ◇ 정관용> 성능이 안 나오더라도 일단 사고 보자, 이런 식?

    ◆ 김종대> 사업은 하고 보자.

    ◇ 정관용> 그런 식이라면 이런 평가서 조작 등등을 알 수 있었던 것 아닌가요?

    ◆ 김종대> 자. 외부에서 제가 한탕 먹고 튀려는 무기 로비스트 입장이라면 이런 한국의 무기획득 풍조야말로 좋은 먹잇감입니다. 이미 전문업체 다 떨어져나갔죠. 그다음에 예산 싸게 책정을 했는데 장군들이 전세계에 무슨 무기가 있는지 다 모르거든요.

    ◇ 정관용> 모르죠.

    ◆ 김종대> 누가 정보 수집해 주느냐? 에이전트, 로비스트들이 해오는 거예요. 그러면서 놀려먹기 좋은 거죠. 요리해먹기가 아주 좋은 거예요. 무기중개상 이규태 씨 보십시오. 이미 한국에서 공군전자전 훈련장비 개발하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그걸 해외구매로 바꿔버렸거든요. 그러니까 ‘터키에 좋은 장비 있습니다’ 해서 엉터리 장비 가져와서 그것도 두 배로 팔아먹었지 않습니까? 500억원짜리를 1000억원에. 이게 갖고 노는 거예요. 다급해진 장교들, 정보에 갈증이 있고 어떻게든 사업을 성사시켜 총장한테 잘 보여 진급해야 되는데 이런 장교들한테 정보 서비스 해 주면서 또 선배가 찾아오잖아요. 그러면서 굉장히 근무 인연으로 엮어버리고. 이런 데 다급해진 장교들이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을 때 문책은 당할 것이고 누구한테 의지하겠습니까?

    ◇ 정관용> 로비스트나 무기중개상.

    ◆ 김종대> 로비스트나 무기중개상이죠. 이때 한탕주의 세력들이 다 들어온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업은 제대로 해야 합니다. 애시당초 검토한 대로 경제성 검토, 타당성 검토 다 하고 적정예산 평가 다 했으면 제대로 간 사업은 비리가 없어요. 그런데 지금 말썽 난 사업들은 전부 중간에 뒤집힌 사업입니다.

    ◇ 정관용> 예산 삭감 식으로.

    ◆ 김종대> 예산 삭감, 구매선 변경 또는 국내개발을 해외도입으로. 이게 비리사업이 전부 공통점이 이거예요. 중간에 가던 사업이 전부 정책변경이 된 것들이죠. 이게 전부 비리로 빠졌어요.

    ◇ 정관용> 그럼 다시 처음 얘기로 돌아가서 이 통영함 살 때 방사청의 책임자였던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그 사람 부하였던 오 모 전 대령, 이 두 사람 무죄 난 게 두 사람들은 그냥 사업은 하고 보자는 식의 조급증. 그것만 잘못이지, 사실 이 사람도 속은 피해자입니까?

    ◆ 김종대> 저는 그렇게 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적, 도의적 책임은 있다고 봅니다. 이게 법적 책임으로 무죄가 난 것이죠.

    ◇ 정관용> 그렇죠.

    ◆ 김종대> 그러나 황기철 총장의 그때 상황을 한번 되짚어봅시다. 정옥근 총장의 측근으로 임명됐습니다. 주로 해군총장이 자신의 최측근, 실세 심복을 방위사업청의 함정사업부장으로 보냅니다. 그러면 함정사업부장이 해군총장 의지에 거스르는 사업을 할 수 있느냐? 이건 총장님 관심사업이다. 통영함 도입하는 것 천안함 때문에 도입이 앞당겨진 긴급사업 아닙니까. 해군의 핵심사업이에요. 총장님 관심사업입니다. 장애물 만들면 안 돼요. 그래서 이것 마치고 진급해서 해군으로 복귀한 겁니다. 결국은 뭐냐 하면 지금 7명의 함정사업부장이 거쳐 갔는데 황기철 총장 기소됐었죠. 한 명은 자살했습니다. 한 명은 해외도피 했습니다. 또 한 명 구속됐습니다. 7명 중에 4명이 지금 어떤 불행한 파국을 맞이했습니다. 거기가 아예 죽는 자리예요. 그게 왜 그러냐 하면 자기 상관, 총장들이 다 그 모양이 됐으니까 결국은 불똥이 이리로 튀어서 함정사업부장들 줄줄이 무덤 속으로 들어간 자리입니다, 그 자리가. 그런데 그게 뭡니까? 자기 개인 비리겠습니까? 아니에요. 그건 총장의 관심사업이었던 겁니다. 그러니까 걸림돌을 제거하고 관리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죠. 그럼 방사청의 전문성에 문제도 있는 겁니다.

    ◇ 정관용> 그중에 4명이 그런 식으로. 대통령은 깎으라고 했고 참모총장은 깎더라도 무조건 이 사업은 해야 한다고 했고.

    ◆ 김종대> 해야 한다고 했고.

    ◇ 정관용> 그걸 집행하는 함정사업부장은 줄줄이 이런 식으로 문제가 터지고.

    ◆ 김종대> 그러니까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가 차질 없이 빨리 해라, 이런 지시 아니었겠습니까?

    ◇ 정관용> 그러면 이거 진짜로 검찰이 그 대목까지 수사했다면 어디에서 범법행위를 찾을 수 있을까요?

    ◆ 김종대> 저는 못 찾는다고 봐요.

    ◇ 정관용> 지금 말씀 하신 것 쭉 보면 이건 행정적 오판이고 다 그런 거지만 법적책임 묻기는 참 어렵겠는데요?

    ◆ 김종대> 어렵지 않습니까. 애시당초 정책결정 자체가 잘못 됐는데 그것 어떡합니까? 그리고 정말 수사하려면 당연히 정치권력을 수사해야죠. 왜 그때 그렇게 정치적인 변경이 있었는지 피의자가 아니면 참고인 조사라도 해야 될 것 아닙니까? 다 청와대에서 했는데.

    ◇ 정관용> 혹시 말이죠. 그런 식으로 예산을 대폭 깎으면 그런 페이퍼컴퍼니 등등이 활동할 여지가, 아까 ‘초대장’이라는 말씀까지 썼는데. 생긴다는 것을 미리 알고 그런 회사들과 결탁된 어떤 것들이 있다고는 볼 수 없습니까? 너무 억측인가요?

    ◆ 김종대> 저는 그것은 함부로 추론하기 곤란하다. 그러나 이 국방사업의 특성을 이해 못 한 것만은 분명하고 아무래도 칼질만 하면 비리는 저절로 척결되는 것으로 이렇게 생각했던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죠.

    ◇ 정관용> 참. 단순히 황기철 전 총장도, 그 부하였던 전직 대령 무죄 났다. ‘책임지는 사람 아무도 없어? 이것 참 허탈하네’라고만 했는데 그 배경에는 또 이렇게 큰 이야기가 도사리고 있었군요.

    ◆ 김종대> 있었습니다. 결국은 저는 MB 5년, 이명박 정부 5년이 잃어버린 5년이라고 봐요. 그렇게 또 지금 정부에서 방산비리 수사한다는 것도 제가 보기에 수사는 해야 되는 건 맞습니다마는 왜 방향을 하급자들한테만 겨누느냐는 것이죠.

    ◇ 정관용> 정책결정과정 그 자체를.

    ◆ 김종대> 그 자체가 비리인데. 그다음에 이런 어떤 수사를 하면서 예컨대 무기중개상 일광공영의 대표를 구속하고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습니다만 아니, 로비스트가 그래봤자 일개 무기중개상입니다. 그 사람이 정책결정자입니까? 장난친 사람이죠. 그럼 정책결정자는 따로 있는 건데 이건 왜 수사 안 합니까? 그러니까 이런 것들은 한국군의 무기 도입을 바로 잡으려면 정책결정 즉 소요결정단계를 우리가 짚어야 됩니다. 이게 수사과정에서 다 빠져 있는데 그러면 마지막에 일만 죽어라고 한 실무자들. 아무리 수사해 보십시오. 그 이상 나올 게 있나.

    ◇ 정관용> 그리고 그렇게 수사해서 기소해 봐야 무죄 나오더라.

    ◆ 김종대> 지금 무죄율이 거의 반 이상이에요.

    ◇ 정관용> 허탈해지는 군요. 여기까지 오늘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종대>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정의당의 김종대 국방개혁단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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