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단독] 친박 실세 "유승민·이종훈 등 반드시 죽인다"

국회/정당

    [단독] 친박 실세 "유승민·이종훈 등 반드시 죽인다"

    공천 배제 강한 자신감…"우리가 이한구 컨트롤, 김무성 차단"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구 동구 을 지역 공천신청자에 대한 면접에서 유승민 예비후보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친박계 실세 의원이 비박계인 유승민, 이종훈 의원 그리고 서울지역의 친 유승민계 예비후보자 등 3명에 대해 "반드시 죽이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3일 뒤늦게 알려졌다.

    '죽인다'는 말은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겠다는 뜻이다. 이 자리에는 전‧현직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표적이 된 유 의원과 측근들은 지난 2일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컷오프(공천 배제) 확대 방침과 친박계의 '표적 낙천' 의도 등에 대한 성토가 터져 나왔다.

    ◇ 親朴 강남에서 비밀 회동

    문제의 발언은 서울에 지역구를 둔 범(凡) 친박계 의원들의 지난 1월 말 회동 자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친박 실세 의원이 주도한 모임으로 10명 안팎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권의 한 호텔에서 음주를 곁들인 모임이 있었고, 해당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원외 인사가 참석했다. 청와대 수석 비서관 급의 관계자가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자리를 주도한 의원이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유 의원, 이 의원 등을 실명으로 겨냥하며 "반드시 죽인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자리에 모인 현역 의원들에게 해당 지역구 원외인사를 두둔하며 "좀 도와들 주시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유 의원을 낙천 대상으로 지목했던 친박 실세는 지난주 한 만찬 자리에서 김무성 대표의 공천권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인사를 거론하며 "'우리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컨트롤하고 있다. 김 대표의 뜻대로 (공천이) 잘 안 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 親유승민계 겨눌 수단은 '부족한 신망'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친박계가 유 의원 등에게 칼을 갈고 있는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이다.

    유 의원이 지난해 원내대표에서 물러나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며 헌법 1조를 언급해 박 대통령의 '위헌' 행위에 처형당한 '피해자' 구도를 연출했다는 불쾌감이 깔려 있다. 국회법 거부권 행사 파동과 '배신의 정치' 지적이 있었으면 곱게 물러났어야 했는데 저항했다는 것이다.

    측근들까지 문제 삼는 것은 4‧13 총선 뒤 재편될 '정치적 세(勢)'와 무관치 않다. 친박계와 유 의원이 지지기반으로 대구를 공유하기 때문에 '포스트(post) 박근혜' 구도에서 우세를 점하려면 반대편을 쳐내야만 한다.

    이한구 위원장의 컷오프 룰(rule)이 대구‧경북(TK) 지역에 엄중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이 위원장은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나 당 지지도에 개인 지지율이 못 미치는 현역 의원에 대한 '집중심사' 방침을 거론하며 "당규에 따라 신망이 부족한 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당 사무처 관계자는 "대구의 경우 당 지지도가 70%에 육박한다"며 "유 의원과 측근들 모두가 걸려들 수 있는 그물망"이라고 지적했다.

    ◇ 유승민 "다 같이 살아남자"

    유 의원 측에서는 긴장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목줄이 조여 오는 것을 강하게 인지하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대구와 다른 지역의 측근 의원들을 불러 오찬을 함께 했다. 그는 "나 자신도 (컷오프에서) 안전하지 않다"라고 위기감을 피력한 뒤 "우리 식구들이 다 같이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석에서는 보다 강한 어조의 반감이 흘러나온다. '실명 위협' 발언을 전해들은 유 의원 측근 인사는 "살생부 파동에 대해 우격다짐으로 없던 일로 치부하고 김무성 대표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지만, 실상은 명단이 사실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라며 성토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날 최고위에 보고된 '공천관리규칙'에 부적격자 판정의 경우 "공관위원 11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의결한다"고 적시된 점을 근거로 유 의원에 대한 낙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자신만 홀로 살아남고 '수족'이 도려내어 지는 것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다고 한 측근 인사가 전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