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네이처/딥마인드 갈무리)
세계 최고의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9일 첫 대국을 벌인다. 서울에서 열리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맞대결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티브이와 인터넷을 통해 인간과 기계의 대국 장면이 지구촌에 실시간 생중계된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맞대결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누가 이기고 지든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가상현실(VR)과 지능로봇,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파도가 밀려온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그동안 인류가 쌓아올린 ‘3차 산업혁명’의 금자탑을 쓸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올해는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지 60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은 인류가 수백 년에 걸쳐 발전시켜온 문명을 불과 60년 만에 따라붙었다. 이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지난 7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내놓은 <인공지능 기술="" 동향="" 및="" 발전방향=""> 보고서를 보면 인공지능 기술이 초고속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도화된 알고리즘으로 인간과 유사하게 컴퓨터프로그램을 구현하는 학습방법인 ‘딥 러닝’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 대표적이다. 이에 발맞춰 선진 각국은 주요 미래 과제로 인공지능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알파고 역시 ‘딥 러닝’에 기반을 둔 인공지능으로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기업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인공지능 기술은 세계 수준과 비교하면 아직 뒤쳐진 상태다. 네이버와 카카오, 게임업체 등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글로벌 IT기업과 비교하면 걸음마 단계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간한 2014년 ‘ICT기술수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위인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으로 보았을 때 유럽 85, 일본 82.9, 한국 75.1 순으로, 미국과 한국의 기술 격차는 2년으로 평가됐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게 될 인공지능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분야로 꼽힌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자리 잡기 시작하면, 인간은 매우 편리하고 여유로운 일상을 살아 갈 수 있게 된다. 반면 장점 못지않은 단점도 갖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이 어느 시기에 다다르면 인간은 인공지능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바보'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사회문제로 다가올 대량 실업 문제다. 인간이 하던 단순작업을 인공지능 로봇이 대체하는 것은 물론 화이트칼라 영역의 전문직업까지 진출하게 된다. 변호사와 판사, 의사, 통역사, 스포츠 경기장의 심판 등이 모두 인공지능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성인 10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6.7%가 앞으로 30년 안에 인간 일자리의 절반을 지능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답했다.
인간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단지 호기심으로 지켜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인간이 창조한 인공지능이 인류의 문명 안으로 편입되는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인간세계 편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인간세상에서 펼쳐나갈 활동은 초기에는 미미하겠지만 급속히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미래를 창조해 나갈 인공지능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엄격한 통제와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포함한 인공지능의 미래전략을 확보해야 한다. 더불어 인공지능의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투자와 정책적인 지원 여부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