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후 대전지역 대학창조일자리센터를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지난 7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전의 한 대학교를 찾아 청년들을 만난 자리에서 “청년의 시각에서...실효성을 높인 청년 일자리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으로 정부가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경제부총리의 발언에는 무게가 실렸다. 때문에 이번에는 특히 청년들에게 직접적 혜택이 돌아가는 대책들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탓인지 대책을 마련 중인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안팎에서는 그동안 청년을 고용하면 기업주들에게 주던 고용보조금을 청년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청년을 고용하는 기업에는 신규고용촉진장려금을 지급하고, 해당 기업에도 각종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지만, 정작 눈높이를 낮춘 청년 취업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중소기업 취업지원금 300만원이 전부다. 그것도 정규직 전환 이후 1년 이상 근속해야 지급받을 수 있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청년에게 직접 주는 취업장려수당은 고용효과가 1억원당 59.9명인데 반해, 사업주에게 지원하는 신규고용촉진장려금은 13.9명에 불과하다는 보고서를 지난해 발표하기도 했다. 기업주보다 청년에게 지원금이 더 돌아가도록 할 논리도 갖춰진 셈이다.
아울러 중소기업 취업 청년의 학자금대출 상환을 유예해주거나, 아예 원리금 일부를 지원해주는 방안도 심도깊게 논의 중인 걸로 알려지고 있다.
기재부와 노동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는 했지만, 청년이 정부 취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구직수당을 높여주거나, 면접비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청년 일자리 대책을 앞두고 거론되는 여러 방안들은 한마디로 모두 청년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겠다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직 청년들에게 일정 수당을 지급하려는 서울시나 성남시의 계획에 대해 정부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겁난다”며 “청년들한테 돈 그냥 주고..그렇게 하겠다는 건데, 정부가 안 하고 못 하는 이유가 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발언했다.
기재부도 “일부 지자체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년수당과 같은 포퓰리즘 정책은 페널티를 부과해서라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청년에게 돈을 주는” 대책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던 정부가 돌연 입장을 선회하는 듯한 모습을 바라보는 청년 단체들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청년 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은 “정부가 그동안 지자체에서 논의된 정책을 날선 어조로 비난하고 막으려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당사자인 청년들은 깊은 상처를 받았다”며 “정부는 그동안 지자체를 비난하던 논리에 대해 책임지고 해명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청년 실업의 근본 원인은 일자리 부족 사태에 있기 때문에, 청년 고용 대책도 결국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방안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자리 확충이라는 근본 대책은 없이 단순히 청년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만 늘어놓을 경우, 총선을 앞두고 내놓는 선심성 대책이 아니냐는 의구심만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