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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출범 38일 만에 분당위기…김한길 사퇴

安 "적당한 타협은 죽는 길", 金 "냉정하게 좌표 직시해야", 千 "일주일내 결정해야"

국민의당 (좌측부터) 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안철수 공동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야권연대 여부를 두고 지도부 간 갈등을 겪어온 국민의당이 11일 분당기로에 섰다. 창당 38일 만이다.

야권연대를 강력히 주장해온 김한길 공동선대위원장은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강력한 반대 입장에 항의하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여기에 더해 야권연대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중대결심, 탈당 가능성까지 언급한 천정배 공동대표 역시 당무거부를 통해 자신의 뜻을 재확인 했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여전히 야권연대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국민의당이 분당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안철수 대표와 천정배 대표, 김한길 위원장은 전날 밤 1시간 동안 이어진 심야회동에서 야권연대 여부에 대해 논의했지만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이에 천 대표와 김 위원장은 당 최고위원회 회의 불참 등 당무를 거부하며 안 대표에 대한 항의의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국민의당이 야권연대를 놓고 내분을 겪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천정배 상임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불참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최고위 회의에서도 "허허벌판 칼바람이 불어도 한 발씩 갈 것이다", "적당한 타협은 죽는 길"이라며 야권연대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김한길 위원장은 최고위가 끝난 뒤 성명서를 내고 상임선대위원장직에서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어제 밤 회동을 갖고 수도권에서 야권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간곡하게 설명 드렸지만 안철수 공동대표의 강고한 반대를 넘지 못했다"며 "이에 상임선대위원장의 직에서 물러나면서 그 사유를 한 줄로 줄인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성명서 배포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안철수 대표가 야권연대를 끝까지 반대하면 결별까지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시점에서 국민의당이 냉정하게 좌표를 직시해야 한다. 이 상태에서 여당에 어부지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일들이 있는가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며 야권연대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지만, 안 대표가 야권연대 불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통합론자'인 김 위원장이 탈당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지역구(서울 광진갑) 지역의 공천을 보류했다.

천정배 대표도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하는 역사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야당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무거운 사명감을 갖고 나서야 한다"며 안철수 대표를 거듭 압박하고 있다.

천 대표는 이날 '총선승리를 위한 수도권연대' 관계자들과 오찬 회동 전 기자들을 만난자리에서 "(안철수 대표에게) 오늘 오전 최고위까지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며 "(안철수 대표가 불가입장을 재확인했지만)아직은 포기하지 않고 (안 대표를) 설득하는 노력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야권연대에 대해 지금까지는 두 공동대표 사이에 이견이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논의해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하고 이견이 조정될 때까지 (당무를 거부하며)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일주일 내에 (야권연대를 위한) 조건들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야권연대의 시한을 사실상 다음 주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과 천 대표의 거듭되는 야권연대 요구에도 불구하고 안 대표는 야권연대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대전 지역 예비후보자 선거사무소 개소식 등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야권통합에 대해서는 '불가결론'이 내려졌고, 야권연대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선거구 나눠먹기'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또 "더민주 공천명단을 보면 (패권주의 청산 등) 바뀐 것이 없다는 생각"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야권연대를 하자는 것은) 만년 야당을 하자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의 선대위원장 사퇴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김 위원장과 천 대표의 탈당 가능성과 이에 따른 분당사태에 대한 위기감을 묻는 질문에는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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