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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계 등 비박 학살에도 "우리 당은 거의 경선, 민주적"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고 추진했던 '상향식 공천'이 결국 비박계의 '공천학살' 속에 자신과 그 측근들의 밥그릇 챙기기로 귀결됐다.

그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거창한 원칙을 내세웠지만 공천권은 청와대와 친박계의 몫이었고 이 과정에서 그는 아무런 역할을 못했다.

김 대표는 뒤늦게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주도한 공천에 대해 "상향식 공천 위배"라며 반격에 나섰지만 공천 결과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으로 전망된다.

◇ 朴 눈밖에난 非朴 'ALL OUT'

친박계인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15일 이재오(서울 은평을)·진영(서울 용산)·유승민계 등 현 정부에 쓴소리를 하거나 불편한 관계인 비박계 의원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대신 정종섭(대구 동구갑)·추경호(대구 달성)·권혁세(대구 분당갑)·유영하(서울 송파을) 등 박근혜 대통령이 '진실한 사람'이라며 극찬한 소위 '진박(眞朴)'들이 대거 텃밭에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 뺏지를 예약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5일 여의도 당사에서 3차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김 대표와 함께 상향식 공천 홍위병으로 나선 김무성계는 거의 대부분 무사 귀환했다. 김 대표의 최측근인 김학용(경기 안성),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은 모두 단수추천으로 막차를 탔다.

김무성계로 분류되는 권성동(강원 강릉), 서용교(부산 남을) 의원, 그리고 공관위원인 황진하(경기 파주을) 사무총장과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제1사무부총장은 일찌감치 공천이 결정됐다.

또, 심윤조(서울 강남갑)·김종훈(서울 강남을)·박민식(부산 북강서갑)·김영우(경기 포천가평) 의원 등도 경선을 통해 무난히 20대 국회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재오, 진영, 유승민계 등 현정권과 조금이라도 각을 세운 일부 비박계는 모두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한 친박계와 거의 대부분의 김무성계가 공천을 받았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주창해온 상향식 공천은 결론적으로 자신과 자신의 측근들을 살리기 위한 방편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뒤늦게 반격나선 김무성, 뒤집기는 역부족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김 대표는 "인위적 물갈이는 없다"면서 컷오프(공천배제) 없는 '100% 상향식 공천'을 공언했다. 또 "전략공천 하려면 나를 죽이고 하라"며 상향식 공천과 배치되는 전략공천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100% 상향식 공천이 당론으로 결정된 뒤에는 "새누리당은 총선에 대비해 이미 정치개혁을 이뤄냈다"면서 "100% 상향식 공천제 확립은 정치개혁의 완결판이자 우리 정치사의 혁명"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1차 공천 발표 때부터 진행된 현역 의원 컷오프와 사실상의 전략공천에 대해 해당 의원들을 찾아가 "미안하다"며 사과하는 것 외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또, 자신을 타깃으로 한 윤상현 의원의 '막말 통화' 파문이 일었지만 긴 침묵만 이어갔다.

김 대표는 다만, '비박 학살'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16일 뒤늦게 공천관리위가 제출한 7차 공천 결과 가운데 7개 단수추천지역과 1개 우선추천지역에 대한 최고위 추인을 보류시켜놨다.

그러나 친박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최고위가 공천관리위가 제출한 공천안을 계속 붙들고 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설사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반대를 뚫고 최고위가 해당 공천안에 대해 공천위에 재심을 요구하더라도 이미 공관위원 전원의 합의로 공천안이 도출됐다는 점에서 결론이 바뀌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최고위는 공관위가 제출한 공천안에 대해 재심을 요구할 수 있지만 공관위가 공관위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재의결하면 공천안은 그대로 확정된다.

실제로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그(공천) 결정은 우리 당의 사무총장과 부총장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 최고위원도 "공관위는 독립성을 보장받는 기구이고 절차에 따라 논의를 거쳐 의견일치를 본 사안을 최고위가 특별한 사유없이 뒤집을 수는 없다"고 이 위원장을 옹호했다.

그는 "김 대표는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하지만 공천은 여론조사만이 아니라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며 "김 대표 말대로라면 자신에 대한 막말로 물의를 일으킨 윤상현 의원도 공천을 줬어야 한다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 지키지도 못할 약속 "실체 드러났다"

상향식 공천이 무력화 된데 대한 반발도 거세다. 유승민계로 공천에서 탈락한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밀실에서 정해진 살생부에 따라 마구잡이 난도질하고, 정치생명을 유린하는 것이 상향식 공천인가"라며 김 대표에 대한 원망을 그대로 드러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최경환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일각에서는 김무성 대표와 청와대·친박계간 거래설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 북구을에 도전장을 냈다 탈락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결국 김 대표는 이번 공천 과정에서 별다른 역할이 없었다"면서 "김무성 본인과 본인 계보에 있는 사람들 일부를 살리는 것으로, 공천의 대가를 주는 것으로 하고 이렇게 마무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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