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없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그저 함께 웃고, 서로 격려하다, 자연 경관에 감탄하는 얘기로만 채웠다.
아프리카의 날씨와도 같이 핫(Hot)한 4명의 청춘 여행기를 다루니, 비매너 논란 따위는 덮고 가도 된다고 판단한 듯하다.
'꽃보다청춘-아프리카' 5회 방송 중. (사진=CJ E&M 제공)
18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 - 아프리카'(꽃청춘)에서는 배우 고경표, 류준열, 박보검, 안재홍(쌍문동 4형제)가 소금 사막 ‘에토샤 판’을 거쳐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를 찾아가는 여정이 그려졌다.
방송은 재밌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은 이들의 우정이 얼마나 돈독한지 알 수 있게 했다.
'꽃' 시리즈의 취지에 맞게 해당 나라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도 매우 충실했다. 에토샤 국립공원에서 만난 지평선을 거니는 코끼리, 분홍 빛깔의 홍학 떼. 끝없이 펼쳐진 하얀 소금 사막 에토샤 판, 계에서 가장 긴 물이라는 빅토리아 폭포의 장엄함까지.
하지만, 정작 논란에 대한 해명은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묵묵히 '너희들은 봐라'라는 태도로 방송을 이어나갔다.
앞서 지난 11일 방송에는 류준열, 박보검, 안재홍, 고경표가 나미비아의 한 숙소 수영장에서 물놀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던 중 물속에서 속옷을 벗어 던졌고, 이 장면은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
비매너 논란이 일었다. 시청자들은 "나라 망신이다. 알 만한 나이들이 저런 실수를 하냐", "이런 불편한 장면은 편집에서 걸러내야 하지 않냐", "아프리카는 괜찮다는 생각으로 저런 것이냐. 방송을 내보낸 제작진 의도가 궁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공공장소인 식당에 가운만 입고 가는 '가운 조식'에 일본말 '독고다이'라는 자막까지 논란이 계속 이어졌다.
논란이 이어지자 CJ E&M 측 16일 "분명한 편집상의 실수라며 앞으로 더 신경 써서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가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며 18일 방송을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그렇게 지켜봐 달라 했지만, 18일 방송에서는 사과의 '사' 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다.
시청률은 계속 하락세다. 지난달 19일 진행된 첫 방송에서 평균 12.7%, 최고 14.7%를 기록(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가구 기준)하며 "첫방송부터 역대 ‘꽃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하지만 2회(2/26)에서는 평균시청률 11.3% 최고시청률 12.4%, 3회(3/4)에서는 평균 9.7% 최고 10.7%, 4회(3/11)에서는 평균 9.2% 최고 10.5%, 그리고 논란 이후의 방송이었던 5회(3/18)는 평균 6.9%, 최고 8.1%를 기록했다.
첫 방송(평균 12.7%, 최고 14.7%)과 지금(6.9%, 8.1%)을 비교하면 사실상 반토막으로 떨어진 셈이다.
응팔의 후광으로 얻어낸 출연진의 인기에 기대는 것도 이젠 어려워 보인다. 매번 반복되는 비슷한 포맷으로 인해 이제는 신선함도 찾아보기 힘들다. 논란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시청자에 대한 신뢰마저 져버리고 있다. 그리고 시청률까지 하락세이다.
난관에 난관이 중복돼 있다. 이를 어떻게 타개할까. 분명한 것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점. 그 날개는 제작진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