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소영 (제주 인턴 해녀)
사람은 숨을 쉬어야 하는 존재인데 숨을 참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해녀에요, 해녀. 바다 물질이라는 게 이게 만만한 게 아니다 보니까 요즘은 해녀의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 바다에 도전장을 내민 젊은 해녀들이 있어서 화제입니다. 해녀가 되기 위해서 해녀학교를 다니고 지금은 인턴과정을 밟고 있다고 합니다. 신기하죠? 해녀 인턴. 오늘 화제의 인터뷰 해녀인턴 7개월 차 30대 해녀, 제주 하례리에 사는 전소영 씨 연결을 해 보죠. 전소영 씨 안녕하세요.
◆ 전소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해녀도 인턴이 있습니까?
◆ 전소영> 네. (웃음)
◇ 김현정> 그러면 해녀가 되는 과정이 어떻게 되는 거에요?
◆ 전소영> 해녀한테는 과정이 정해졌다기보다 운 좋게 작년에 처음으로 이제 법환 해녀학교를 다니게 됐고요.
◇ 김현정> 해녀 학교를?
◆ 전소영> 네, 학교 다니고 졸업하고 해녀가 정말 될 수 있도록, 인턴 과정이 개설이 됐어요. 처음으로 개설된 거거든요. 그래서 제가 사는 마을에 어촌계 인턴으로 들어가게 됐어요.
◇ 김현정> 복잡하네요. 그러니까 해녀학교를 수료하고 인턴도 거치고 어촌계의 승인까지 받아야 정식 해녀, 진짜 해녀가 될 수 있는거에요? 그럼 인턴과정이 시작되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겁니까?
◆ 전소영> 저희 마을 같은 경우에는 정말 현역처럼 해녀분들 일하실 때, 같이 그냥 투입돼서 일하면서 배우면 됐거든요.
제주 하례리 인턴 해녀들과 해녀들. (사진=전소영 씨(왼쪽에서 두번째) 제공)
◇ 김현정> 그러면 전소영 씨가 그러면 요즘 매일 바닷속에서 보는 그 제주 바닷속 봄풍경은 어떤가요?
◆ 전소영> 일단 제가 들어가는 바다는 산처럼 바닷 속에도 바위산 같은 게 있어요. 거기 돌아다니면서 뿔소라 같은 거 잡고요. 가끔 보면 바위 구멍 틈에 문어 같은 것도 있잖아요.
◇ 김현정> 문어들이 왔다갔다하고요.
◆ 전소영> 왔다갔다하지 않고는 가만히 있어요.
◇ 김현정> 가만히 있어요. 숨어 있어요? (웃음)
◆ 전소영> 자고 있어요. 숨어 있어요. (웃음) 운 좋으면 문어 자고 있는 거 잡을 수도 있고요. 살아 있으면 도망가서요. 가끔 상어도 있고요. 돌고래 봤다는 해녀분도 있고. 거북이도 있다고 하고요.
◇ 김현정> 거북이도 있고. 물질하면서 제일 힘든 건 뭐에요?
◆ 전소영> 저는 일단 멀미가 좀 심하더라고요.
◇ 김현정> 멀미요?
◆ 전소영> 네. 그냥 취미로 다이빙할 때는 잘 몰랐는데요. 한두 시간 놀다가 나오는 거니까 멀미가 심한지 몰랐는데, 이게 4시간이 넘어가니까 없던 멀미도 심하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게 가장 저한테는 힘들었어요. 멀미는 어떻게 제어가 안 되는거라서요.
◇ 김현정> 배를 타면 멀미하는 건 알아요. 울렁울렁 대니까. 그런데 이건 자기가 자기 몸을 가지고서 움직이는 건데, 그런데 왜 멀미가 나죠?
◆ 전소영> 이게 물에 떠서 하는 거다 보니까요. 계속 이제 바다가 잔잔할 대도 있지만 파도가 살짝 있을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 몸이 똑같이 배 타는 것처럼 울렁울렁대니까요.
◇ 김현정> 그럴 때 그런 어려운 점. 상어도 지나간다고 그러셨잖아요?
◆ 전소영> 네. 아직 저는 상어는 아직 한 번도 못 봤고 돌고래는 몇 번 봤어요.
◇ 김현정> 좀 아찔한 상황도 발생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바닷속에서 일하다 보면?
◆ 전소영> 저 같은 경우는 아직 잘 몰라서 돌고래를 보면 기분이 좋고 신기하고 흥분해서 좋아하는데요. 해녀 분들은 위험한 상황이라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돌고래를 마주치는 것이?
◆ 전소영> 왜냐하면 그게 한두 마리 지나가는 게 아니라 수십 마리 떼로 지나가다 보니까. 저는 그것도 모르고 철없이 좋다고 소리 지르면서 헤엄치고 갔다가요.
◇ 김현정> ‘우와, 돌고래다~?’ (웃음)
◆ 전소영> 네, 막 그러면서 소리를 꽥꽥 지르면서 갔다가요. 그날 하루 종일 혼났어요.
◇ 김현정> 하루 종일 혼났어요? 군기라고 하나요, 뭐라고 합니까? 그런 게 좀 세요?
◆ 전소영> 제가 군대를 안 가봐서 비교를 정확하게는 못하겠지만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 김현정> 아무래도 위험한 곳에서 작업하니까 정신 바짝 차리라고?
◆ 전소영> 그렇죠. 아무래도 정신 안 차리고 있으면 위험한 상황이 많이 생길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할머니들이 크게 혼내실 때도 있거든요.
인턴 해녀 전소영 씨. (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그런데 제가 지금 보니까 전소영 씨는 나이가 38살이세요. 원래는 뭐하던 분이셨어요?
◆ 전소영> 원래는 육지 살 때는 10년 넘게 디자인 일을 했었거든요.
◇ 김현정> 디자이너? 디자인하고 해녀 물질 이건 전혀 연결이 안 되는데요?
◆ 전소영> 취미로 그냥 다이빙 하다가요. 몇 년을 했었는데요. 바다를 되게 동경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바다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계속 해 왔었는데요. 제주도 내려오면서 운 좋게 일하게 돼서 요즘에 행복해요.
◇ 김현정> 그러니까 늘 바다를 꿈꾸는 소녀셨군요?
◆ 전소영> 네, 아줌마죠. (웃음)
◇ 김현정> 바다를 꿈꾸는 아줌마. (웃음) 결혼도 하셨어요?
◆ 전소영> 네. 했어요.
◇ 김현정> 그러면 결혼도 하고 혹시 아이도 있으시고요?
◆ 전소영> 아직 아이는 없어요.
◇ 김현정> 남편분이 말리지는 않으셨어요?
◆ 전소영> 위험한 상황 같은 건 걱정을 많이 안 했는데 남편이 걱정한 것은, 거기 텃세가 심하다고 하던데 거기에 굳이 들어가려고 하느냐, 네가 스스로. (웃음)
◇ 김현정> 그러면서 좀 말리셨군요?
◆ 전소영> 지금은 많이 응원해 줘요.
◇ 김현정> 어떠세요? 정말 그 동경하던 바다에서 매일 물질하면서 바닷 속 깊은 곳에 가서 돌고래도 보고 문어 자는 것도 보고 전복도 따고, 기분이 어떠십니까, 요즘은?
◆ 전소영> 지금 아주 행복하고요. 즐겁고요. 물론 힘든 날도 많기는 한데요. 또한 하루, 이틀 쉬고 나면 또 바다 가고 싶고 이렇더라고요.
◇ 김현정> 바다의 매력이 뭐에요?
◆ 전소영> 일단 예뻐요.
◇ 김현정> 예뻐요? (웃음)
◆ 전소영> 그리고 물속에서 헤엄치는 것도 기분이 되게 좋고요. 몸이 되게 가볍게 느껴져서 그런지.
◇ 김현정> 그렇군요. 이제 유네스코의 문화유산으로 등록 추진 중이지 않나요? 해녀가?
◆ 전소영> 네. 심사 중이라고. 잘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일본이랑 싸우고 경쟁하는 구도보다는 같이 다 등록이 돼서 더 잘됐으면 좋겠고요.
◇ 김현정> 지금 제주 해녀냐, 일본 지역의 해녀냐 이 두 가지를 놓고 또 경쟁하고 있는 거예요? 둘 중에 하나만 되는?
◆ 전소영> 그래서 하나만 될까, 아니면 같이 될까. 궁금한데요. 저는 같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 김현정> 그래요. 전소영 씨 목소리에 저는 왠지 바다 내음 같은 게 묻어나는 걸 느끼거든요. 정말로, 정말로. (웃음)
◆ 전소영> 와, 기분 되게 좋은 말이네요.
◇ 김현정> 제가 바다를 참 좋아하는데 그 바다의 싱그러움 같은 게 전소영 씨 목소리에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고요. 제가 항상 인터뷰 마무리 지을 때마다 꿈이 뭡니까? 이런 질문을 많이 던져요. 그런데 해녀의 꿈은 뭘까? 굉장히 궁금하네요.
◆ 전소영> 지금 일단 단기적인 꿈은 정식 해녀가 되는 게 꿈이고요. 좀 더 바란다면 더 실력이 있는, 상군 해녀가 되는 게 꿈이죠.
◇ 김현정> 실력 있는 해녀가 돼서 이거 잡아보고 싶다.
◆ 전소영> 대왕 전복이요.
◇ 김현정> 대왕 전복? (웃음)
◆ 전소영> 얼굴만한 대왕전복. (웃음)
◇ 김현정> 얼굴만한 대왕전복 잡으시면 저희한테 인증샷 하나 보내주세요. 그래요, 얼른 좋은 해녀가 돼서 우리 해녀 고유한 문화유산도 잘 지켜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전소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해녀 인턴 7개월차입니다. 제주 해녀 전소영 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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