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한반도에 무력 충돌이 발생해도 이는 한국과 일본 등의 문제일 뿐이라며 미국은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배치되는 것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2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노스차일드 유세장에서 "북한이 전쟁을 벌이더라도 한국과 일본 등 이 지역 국가들의 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한국이나 일본과 전쟁을 일으킨다면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들이 전쟁을 하겠다면 그들이 하는 것”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운을 빈다. 좋은 시간 되시길, 여러분(Good luck. Enjoy yourself, folks)”라고 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사진=연합뉴스)
한반도 유사시에도 미국은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경제적인 이유에서다. 트럼프는 "19조 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국가 부채가 21조 달러로 늘어나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주한 미군의 주둔과 관련해 "미군이 주한미군 배치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이제 우리를 어리석은 사람으로 여기는 것을 멈추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주장에 대해서 "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해 일본이 무장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면서 "일본과 한국이 미국 보다 빨리 북한을 없애 버릴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에 앞서 밀워키 유세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스스로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며 한일 핵무장론을 거듭 주장했다. 지난달 25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이유로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핵안보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한일 핵무장론과 관련해 "외교나 핵 정책, 한반도, 세계 전반에 무지한 것으로 핵무장의 위험을 모르는 사람이 백악관에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