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백종원 (외식 사업가)
작년부터 올해까지 대중문화계의 가장 뜨거운 화제라면 단연 요리 열풍, 쿡방일 겁니다. TV를 돌려보면 어느 채널이나 요리에 관한 프로그램이 많죠. 그리고 그 흐름을 이끈 중심에는 바로 이 사람이 있습니다. 요리연구가이자 외식 사업가 백종원 씨. 백종원이라는 이름보다는 백주부라고 불릴 만큼 참 친숙한 인물인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백종원 씨, 어서 오세요.
◆ 백종원>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전화가 아니라 직접 오시겠다고 하셨네요.
◆ 백종원> 전화 인터뷰를 하자고 하셨는데 그래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요. 제가 보기보다 예의가 많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약 1년 만에 대한민국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사람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셨어요, 1년 전에는?
◆ 백종원> 전혀 못 했고요. 지금도 모르는 분 많아요. 지방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은 모르세요.
◇ 김현정> 왜 그렇게 사람들이 열광한다고 생각하세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 백종원> 열광은 아니고요. 관심이 있는 거죠. 주변에 그냥 옆에 지나가는 아저씨 같은 식당 주인. 제가 식당 주인 출신이잖아요. 그런 사람인데…. 좀 뭐랄까, 여러 사람이 아는 사람인 게 신기한 거죠. 열광은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런데 누가 그러더라고요. '백종원 씨가 좋은 건, 틀렸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참 좋다.' 그러니까 뭘 잘못해도 '이건 안 된다, 이건 잘못 했어요' 이게 아니라 '그래도 방법이 있다. 살릴 방법이 있다. 괜찮아요~' 이 말을 하는데 좋다고요.
◆ 백종원> 저도 어디서 봤습니다. 글 잘 쓰시는 분들이 그렇게 쓰신거…. '괜찮아요. 뭐해도 돼요.' 그런데 제가 무슨 생각이 있어서 모든 사회를 이해 하니까, '용기를 가지세요!' 그런 것은 아니고요. (웃음)
◇ 김현정> 생각을 가져가서 하신 게 아니고요?
◆ 백종원> 아니에요, 꿈보다 해몽이고요. 제 생활방식이에요. 제가 워낙…. 나쁜 말로는 대충대충. 저는 원래 성격이 낙관적이에요.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조급하지 않아요. 조급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저 원래 결혼 포기했었거든요. 아이고, 이런 얘기하면 안 되구나. (웃음)
◇ 김현정> 결혼을 포기했다는 게 무슨? (웃음)
◆ 백종원> 진짜 결혼을 포기 할 정도로…. 와이프도 알아요. 결혼을 안 한다는게 아니라, 못한다고 생각 했어요.
◇ 김현정> 왜요?
◆ 백종원> 팔자에 안 된다고 생각했었어요. 하늘에서 모든 걸 주시지는 않나보다 해서 포기했었는데 포기하니까 와이프가 뚝 떨어졌어요. (웃음) 그러니까 도리어 결과가 더 매끄럽더라고요.
◇ 김현정>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괜찮아유~' 정신이 생기신 거네요?
◆ 백종원> 이 자리 빌어서 말씀드리는데요. 저는 '괜찮아유~'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괜찮아요'인데요. '요'에요. '요'. 자꾸 '쥬'라고 그러시는데. '괜찮쥬'가 아닙니다. '괜찮죠' 라고 저는 말하는데 이게 억양 때문에 그런 거지, 제 말이 사투리가 아니라 서울말입니다. 억양이 사투리 억양일 뿐이죠. 저보고 자꾸 오해하시더라고요. '괜찮아유~'로 한번 해보라고 하는데 저는 안 돼요. (웃음)
◇ 김현정> 백종원 씨 성격을 낙천적이라고 하셨잖아요. 낙천적인 분도 혹시 악플이라고 그러죠. 악플 그런 것 보면서 상처받고 그러신가요?
◆ 백종원> 상처 받죠.
◇ 김현정> 그런데 최근 방송에서 이런 말씀 하셨어요. '예상치 못한 관심에 솔직히 부담도 느낀다.'
◆ 백종원> 그럼요.
◇ 김현정> 나오신 김에 그런 부담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털고 가실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가 '백주부 요리는 쉽고 참 맛있고 좋지만 몸에는 안 좋은 것이 아니냐. 설탕 너무 많이 쓰시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 많이 들으셨죠?
◆ 백종원> 설탕 얘기는 사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박진경 PD라고 친한데요. 주책없이 CG를 많이 쓰는 바람에….
◇ 김현정> 아, 좀 강조가 된 거에요?
◆ 백종원> 저 설탕 그렇게 많이 안 넣었어요. 그리고 설탕 넣는게 폭포처럼 (CG로) 나와서 그렇죠. 그리고 이 이야기 나온김에 이 이야기를 해야겠어요. 설탕이요, 그게 몇 십인분의 음식을 만드는 양념장을 만드는 거거든요. 그러니 양념장에 과하게 들어갈 수 밖에 없죠.
다만, 이건 좀 있습니다. 제가 양념을 좀 강하게는 하는데요. 이걸 오해하시면 절대 안 되는 게요. 제가 처음 음식점을 시작했을 때부터 했던 게 뭐냐면 요리방송도 열심히 보고 요리책도 열심히 봤어요. 그런데 문제는 요리 방송에 나오는 대로 하면 맛이 없어요. 요리책에 나오는 대로 하면 맛이 없어요, 진짜로. 지금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런데 그게 맛이 없는 게 아니라, 간의 차이에요. 사람은 정말 많은 사람이 있는데, 간은 다 입맛마다 정말 다르잖아요. 소금 넣는 양이 다르듯이. 그래서 보편적으로 넣는 양에 맞춰야 하는데요. 강한 양념을 맛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훨씬 많아요. 요리책이나 요리 프로그램 보시면서 만들면 '아유 저거 맛 없어. 해 보니까 맛 없어' 하면서 아예 자신감을 안 갖거든요.
저에 대한 욕은 있겠지만 (제 레시피대로) 따라 해 보고 '오, 맛이 비슷하게 나오는데?'라고 했을 때, 그 다음에 그 분은 자기 나름대로의 설탕이나 간장을 조절해 가면서 요리를 할 수 있으니까요. 사실…. 저 진짜 착하죠? (웃음)
백종원 요리연구가. (사진=박종민 기자)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한 좀 해명이 된 것 같고요. 또 하나는 방송으로 인기도 얻는 분이 사업까지 너무 잘 되니까요. 거기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들도 있어요. 백종원 씨 가게가 들어서면 그 주변이 다….
◆ 백종원> 초토화 된다고 얘기를 하시죠. 그런데 사실은 제가 직영점으로 제가 모든 가게를 다 한다고 하면 그 말이 백 번 맞으세요. 저는 하면 안 되죠. 그런데 저는 프랜차이즈잖아요. 프랜차이즈라는 것은 사실 독학으로 해서 학교를 가시는 분하고, 돈 내고 좋은 학원을 가서 좋은 참고서를 쓰시는 분들하고 비교를 하면 간단하다고 생각을 해요. 어차피 똑같이 학교를 가야하는 분들이라면요. 그런데 만약에 제가 욕을 먹어도 되는 것은 제가 모든 직영점을 골목에다 집어 넣어서 다른 매장들한테 악영향을 줬다면 저는 돌을 맞아도 돼요.
◇ 김현정> 그거 하나하나에 내가 사장이라면 그때는 돌을 맞아도 된다?
◆ 백종원> 그렇죠, 그리고 또 하나 그분들한테 저희가 착취를 한다거나 정말 엄청난 갑질을 한다고 하면 또 돌을 맞아도 돼요. 그런데 그건 아니거든요.
◇ 김현정> 그 부분도 좀 억울한 부분이 있다, 오해하지 말아달란 말씀이시고요. 그리고 이 기사에도 주목했어요. 부산의 한식조리학과의 장학금으로 출연료를 기부한 적이 있으시고 저소득층 환아를 위한 기부를 하고. 저는 이걸 보면서, 아, 이분이 돈을 잘 버는 사업가지만 그 수익들을 어떻게 잘 써야 되겠다는 걸 항상 고민하는 분이구나 싶었어요.
◆ 백종원> 제가 원래 사회복지학과를 나왔어요.
◇ 김현정> 경영학과 이쪽 아니셨군요?
◆ 백종원> 점수가 높아서 거기는 못 갔고요. (웃음) 원래 집안에서 학교 사업을 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제가 이상한 스타일이거든요. '내가 가서 왜 아쉬운 소리 하면서 남한테 돈을 받아야서 해야 해. 차라리 내가 벌어서 하겠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내가 벌어서 그 돈으로 뭔가를 해보겠단 꿈이 있으셨군요?
◆ 백종원> 진짜에요. 그래서 제가 사회복지학과를 나왔지만, 음식장사도 하고 그랬던 거고요.
◇ 김현정> 기부들이 조금씩 조금씩 커져서 장학재단이라든지, 이런 뭔가 꿈도 꾸실 법 하네요?
◆ 백종원> 그렇죠. 장학 재단은 많은 분들이 만들고 있으니까…. 가능하면 저 사업하고 연관된 음식 쪽으로 공부하는 분들한테 뭔가 도움이 되는 그런 것을 해보고 싶어요.
◇ 김현정> 그런 꿈. 그런데 지금 '목표를 무엇으로 두고 내가 뛰는 것 없다.' 말씀은 하시지만 이미 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보니까요.
◆ 백종원> 고맙습니다.
◇ 김현정> 백종원 씨 본인은 생각 안하더라도, 말하자면 지금 총선 때인데 어디 비례대표 제안이라든지?
◆ 백종원> 아이고, 큰일 날 소리하지마세요.
◇ 김현정> 들어 왔어요, 안 들어왔어요?
◆ 백종원>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제 아들을 걸고 정치에는 관심이 전혀 없습니다.
◇ 김현정> 진짜 관심 없으세요?
◆ 백종원> 네. 전혀 관심 없습니다.
◇ 김현정> 본인은 관심이 없으셔도, 주변에서 막 하라고 제안 들어오기는 해요?
◆ 백종원> 많이 있었죠. 그렇지만, 만약에 제 아이들이 이름을 바꿨다고 하면, '혹시 저거 정치하려나.' (생각해주세요. 하지만,) 그럴 일 없습니다. 자기 맡은 일만 열심히 해야죠.
◇ 김현정> 집에서 소유진 씨한테 요리해 주세요?
◆ 백종원> 그럼요.
◇ 김현정> 그러세요. 굉장히 많은 주부들이 제일 부러워하는 아내가 소유진 씨래요.
◆ 백종원> 네, 부러워 하셔도 됩니다. (웃음)
◇ 김현정> 무슨 요리해 주세요? 제일 자신 있는 요리는 뭡니까, 백종원씨가?
◆ 백종원> 제일 잘 하는 건 와이프가 좋아하는 음식 잘 합니다.
◇ 김현정> 뭐 좋아해요? 소유진 씨는.
◆ 백종원> 파스타 좋아해요. 희한하게 국수를 좋아해요.
◇ 김현정> 백종원표 파스타는 좀 달라요?
◆ 백종원> 똑같아요. 그런데 파스타라고 생각하면 어렵게 생각하실 게 아니라 그냥 국수예요. 단지 면을 파스타 쓰면 되는 거고요. 비빔 국수하면 파스타지 뭐예요. (웃음)
◇ 김현정> 지금 청취자 질문이 막 들어오는데, 이런 질문도 하나 들어왔어요. 그렇게 TV를 보면 먹고 먹고 또 먹고 그러시는데 그런데 이 정도 몸매를 유지하는 걸 보면 관리를 특별히 하시는 건가요?
◆ 백종원> 운동 많이 하죠.
◇ 김현정> 많이 하세요?
◆ 백종원> 제가 오죽하면 10㎏ 넘게 빠지니까 성형했다 그러시데요. 저 성형 한 적 없습니다. 쌍꺼풀 자연산이고요.
◇ 김현정> 쌍꺼풀 수술 안하신거예요?
◆ 백종원> 자연산이예요. 제일 억울한게 그거에요. (웃음)
◇ 김현정> 오늘 오해 많이 풀고 가시네요.
◆ 백종원> 댓글 중에 성괴라고. 저는 성괴라는 말이 뭔지 몰랐는데, 성형괴물이라는…. 살 빼보세요. 저처럼 돼요. 진짜로.
◇ 김현정> 얼굴에 칼 안 댄, 손 안댄 얼굴이란거 또 오해 하나 풀면서요. 아유,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는데요. 끝으로 백종원의 요리철학 이것만은 지킨다 철칙 있다면?
◆ 백종원> 제가 제일 억울한 것 중에 '저 녀석의 브랜드들은 싸구려야' 라고 하시는데 싸구려는 아닙니다. 가능하면 괜찮고 좋은 식자재로, 가능하면 저렴한 것을 만들까 (고민 하는 것이고요.) 싸다는 것이 싸구려 식자재는 아니라는 것. 싸고 푸짐하고 맛있고 경쟁력 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많은 분들이 싸고 괜찮은 음식을 즐기시다가, 다른데 가서 고급음식도 즐길 수 있는 그런 여유가 되셨으면 하는 겁니다.
◇ 김현정> 저는 백종원 씨와 인터뷰를 하면서 그 영향력과 인기를 가지고 사회를 밝게 비추는 역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게 되네요.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백종원> 고맙습니다.
◇ 김현정> 요리 연구가이자 사업가입니다. 백종원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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