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을 치른 뒤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에 무단침입해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시킨 20대 남성이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6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에 침입해 7급 공무원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송모(27)씨가 지역인재 선발시험 응시자격을 얻기 위해 추천 자격요건인 '한국사검정시험'과 '토익' 시험에서도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혁신처에서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하기 이전에 지역인재 선발시험 문제지를 훔쳤고, 또 대학 재학중 자격요건마저 부정행위로 취득한 것이어서 송씨의 끝모를 불법행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추천대상 자격요건인 한국사검정시험 및 토익 성적과 관련해 송씨를 집중 수사한 결과, 부정한 방법으로 요건을 충족하는 점수를 취득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2일 밝혔다.
송씨가 다니는 제주 A 대학은 학과성적 상위 10%, 한국사시험 2급 이상, 토익점수 700점 이상을 자격요건으로 규정했다.
경찰 수사결과, 송씨는 지난해 1월24일 시행된 국사편찬위원회 주관 '한국사검정시험'에서 허위 내용으로 발급받은 약시(교정시력 0.16 이하) 진단서를 제출했다.
이런 방식으로 일반 응시생이 80분간 시험을 본 것과 달리 시험시간을 1.2배 연장해 96분간 시험을 치렀다.
또 지난해 2월7일에 시행된 토익시험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허위진단서를 제출해 일반 응시생보다 R/C 부문 시험에 15분 더 많은 시간을 확보했다.
송씨가 2015년 여름 취득한 토익 점수는 600점대에 머물렀지만 시간을 연장해 본 시험에서는 700점대 중반으로 점수가 100점 이상 뛰었다.
국사편찬위나 미국 ETS(토익시험주관처)로부터 시험 시행을 위탁받은 한국토익위원회는 시력 장애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해 일정 시력 이하면 시험시간을 늘려주는 제도를 운영중이다.
송씨는 바로 이런 허점을 노려 모 대학병원 시력검사에서 "아무 것도 안보인다"는 취지로 반복적으로 말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