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유철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당 운영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원 위원장은 “비대위를 다음주 중에 구성할 예정”이라며 “외부 인사도 비대위에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오는 7월 전당대회까지 끌고 간다는 구상이 당내 반발에 부딪혔다.
반발의 핵심은 지난 총선 참패의 책임이 있는 지도부가 현 체제의 색채를 유지한 채 '쇄신' 요구를 도외시한다는 데 있다.
이런 흐름과 별개로 친박계 일각에서조차 '원유철 카드' 대신 외부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 원내대표로선 이번 주초 띄우려던 비대위가 출범도 하기 전에 좌초될 위기에 처한 데다가 '우군(友軍)'의 지원사격마저 여의치 않아지면서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다.
◇ 元, 비대위 '디딤돌' 딛고 '당권' 노림수비대위를 띄우려는 원 원내대표의 포석에는 비상당권을 거머쥔 '비대위원장'이라는 직책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뒤 향후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그러나 '원유철 비대위' 는 오는 22일 예정된 상임전국위원회의 의결을 받기 전에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당내 쇄신파가 총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원 비대위 체제를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세연·오신환·이학재·주광덕·황영철 등 당선자들은 17일 "적당한 변화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모두가 경악할 만한 놀라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원 원내대표 비대위 체제를 비판했다.
이들은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가 당 비대위원장을 추천할 명분도 권한도 없다"며 "새로운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돼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를 이끌 원내대표 선출을 당초 예정됐던 5월 초가 아닌 이달 중으로 앞당겨야 한다는 것이다.
원 원내대표를 앞세워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친박계의 의도를 사전에 막겠다는 게 그 배경이다.
김재경·김영우 등 다른 비박계 의원들도 쇄신파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당내 주도권 싸움을 향해 결집하는 형국이다.
◇ 元 '친박 사인' 탐색…朴 대통령 '반대' 없으면 '강행'
20대 총선에서 참패에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후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반면 친박계는 원 비대위 체제를 지지하는 기류에서 '외부 인사 영입' 등 일각의 이탈 기류도 감지된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등 지난 총선 책임에서 자유로운 '외부 인사'를 영입해 원 원내대표에게 집중된 '총선 책임론'을 피해간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대안에도 전대 시점을 최대한 늦춰 친박계에 제기된 책임 여론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원 원내대표 비대위 카드에 본인의 당권 도전 포석이 깔려 있다면 '외부 비대위' 카드에는 친박 실세 최경환 의원의 당권 접수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내부에서 엇갈린 기류가 감지되면서 원 원내대표 측도 기류 변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때문에 18일 예정된 국무회의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원 원내대표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총선과 관련해 변화된 '사인'을 보이지 않는 이상 비대위 인적 구성을 18~19일쯤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당헌·당규상 전국위 개최 3일 전 안건을 확정해야 해 '비대위 발표' 시한은 오는 19일이다.
원 원내대표가 이달 말까지 비대위 구성을 마치지 못하면 전국위가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