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을 만들어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오늘(19일)은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직원을 첫 소환했다. 옥시는 영국계 회사로 이 분야 업계 국내 1위다.
옥시는 2001년부터 폐 손상 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을 판매했다. 이 제품에 대한 논란이 일자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8월 역학조사를 벌여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발표했다. 옥시 측은 그 후 검찰이 수사를 벌이자 사건을 조작 은폐하려한 단서가 드러났는가 하면 옥시 제품 사용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인터넷 게시글을 의도적으로 삭제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옥시는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유해성을 발표한 그해 12월에는 기존 법인을 청산하고 새 법인을 설립했다. 기존의 법인을 청산하고 새로운 법인을 설립한 것은 회사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행된 작업일 수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또한 자사 제품의 인체 유해성 여부를 실험하면서 자사 제품에 유리한 쪽으로 꾸미기 위해 해당 교수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정황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환경부가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피해조사를 벌여 임신부와 영유아 등 모두 146명이 사망한 것으로 발표했다. 이들 전체 사망자 가운데 70%에 달하는 103명이 옥시 제품을 사용했다. 그런데도 옥시는 공식적인 대국민 사과는커녕 보상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온 롯데마트가 어제(18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피해자 보상을 위해 100억 원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홈플러스 역시 어제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제품사용과 폐 손상 간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드러난 피해자들에게 대해서는 보상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옥시 직원을 소환한 것을 시작으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애경, 세퓨, 이마트 등 해당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벌인다. 이번 조사에서는 그동안 확보한 자료와 증거를 바탕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용이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기칠 가능성을 예견했는지’에 대해 밝혀내는 것이 핵심이다.
만약 사전에 그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판매해온 사실이 밝혀지면 업무상 과실치사·치상혐의를 적용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 또한 가습기 살균제품을 믿고 사용해 온 수많은 피해자들의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덜어주고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