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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법조계 "입시부정 아냐" vs "입학 취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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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엇갈린 법조계 "입시부정 아냐" vs "입학 취소해야"

    (사진=자료사진)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고위층 부모의 신분을 드러내는 등 입시요강을 위반한 사례들이 적발된 가운데 법조계의 반응은 사법시험 찬반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2일 교육부의 로스쿨 입학실태 전수조사 결과에 대해 "그동안 난무했던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를 둘러싼 악의적인 추측과 비방이 근거가 없음이 밝혀진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부는 최근 3년 간 6000여 명의 입학실태를 조사한 결과 자기소개서에 현직 지방법원장 등 부모·친인척의 신상을 드러낸 사례가 24건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자기소개서와 합격의 인과 관계를 확인하기 힘들다"며 합격 취소 등의 조치는 어렵다는 입장을 취했다.

    법전협은 이러한 입장을 '로스쿨 입시 부정은 없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다만, 법전협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발견됐고, 입학 전형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로 구성된 한국법조인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수많은 공격과 음해, 교육부의 전수조사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입시 비리' 등 심각한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발된 사례에 대해 "향후 보다 입시의 공정성을 기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길 주문한다"며 "이번 입시 의혹의 대상이 된 학부모들은 모두 기성 법조인으로, 로스쿨 제도가 보완될 경우 이런 가능성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사시 존치를 주장하고 있는 대한변호사협회의 한상훈 대변인은 "이번 발표는 명백히 드러난 로스쿨의 입시 부정을 덮으려는 시도일 뿐 아니라 입시요강을 위반한 사례에 대해 아무런 해결책도 전혀 제시하지 못하는 무능한 대응"이라고 질타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도 성명을 내고 "교육부는 당사자 실명은커녕 해당 대학 이름조차 발표하지 않았다"며 "이는 문제를 덮어버리기에 급급한 자세"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대학의 기관 경고나 주의 조치로 그치겠다는 것인데, 지원자를 감싸고 두둔하면서 로스쿨에 대해서만 솜방망이 제재로 시늉만 하겠다는 교육부의 처사는 로스쿨의 교육·입시를 공정하게 관리할 의지와 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족의 화려한 배경을 발판 삼아 버젓이 입학요강을 위반한 자들이 아무런 불이익도 받지 않고 그대로 넘어간다면, 절차와 규정을 정상적으로 준수하는 사람들에게 패배의식만 심어줄 뿐"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변회는 ▲ 로스쿨 개교 이래 입학생 전수조사 실시 및 결과 공개 ▲ 부정행위 합격자의 입학 취소 ▲ 정보공개 청구 ▲ 로스쿨 학생선발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보장을 위한 입법청원 등의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은 "로스쿨이 얼마나 기득권화 돼 있으며, 평범한 국민들이 강고한 기득권의 벽을 깨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교육부는 로스쿨의 존재 의의부터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부의 후속 조치를 둘러싼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신상을 적은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 받아야 할 행동이지만, 그렇다고 입시비리가 있었다고 보이진 않는다"며 "입학 취소 요구는 과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반해 한 변호사는 "교육부의 전수조사는 오로지 서류 검토만으로 이뤄진 형식적인 조사"라면서 "이번에 적발된 24건은 서면으로 드러나지 않은 전화 청탁이나 개인적인 연고 관계 등이 얼마나 작용했는지를 오히려 짐작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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