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트럭인데 이동 금지? 국내 1호 푸드트럭 폐업기

사회 일반

    트럭인데 이동 금지? 국내 1호 푸드트럭 폐업기

    - 3개월 만에 영업난으로 문 닫아
    - 하루 수입 1-2만 원까지
    - 트럭 2대값 5000, 고스란히 손해로
    - 불법 노점상 단속 없어 영업에 큰 피해
    - 세금에 사실상 임대료까지
    - 규제 여전해 다시 시작할 엄두 안 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푸드트럭 1호 운영자

    뉴스쇼 화요일의 코너. 뉴스의 그 이후를 쫓아가보는 시간 AS 뉴스입니다. 여러분, 지난 2014년에 정부가 규제 개혁의 아이콘으로 내놓았던 푸드트럭 기억하시죠? 창업 자금이 부족한 서민들을 위해서 그동안 불법이었던 푸드트럭을 합법으로 풀어줄 테니까 정해진 구역에서 정해진 세금만 내고 자유롭게 장사를 해라, 이런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2년여가 지난 지금 과연 이 푸드트럭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지난 2014년 전국에서 최초로 푸드트럭 허가를 받고 푸드트럭 1호점, 2호점을 운영했던 분을 저희가 찾아봤습니다. 전국 합법 푸드트럭 1호점의 주인공 직접 만나보죠.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운영자> 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전국에서 최초로 허가 받아서 운영하신 분이라고요.

    ◆ 운영자> 네.

    ◇ 김현정> 언제 시작하셨습니까?

    ◆ 운영자> 2014년 7월에 시작했을 거에요.

    ◇ 김현정> 2014년 7월에. 어떤 음식을 파셨어요?

    ◆ 운영자> 주로 솜사탕도 하고 떡볶이도 하고. 아이스크림도 하고 그랬었어요.

    ◇ 김현정> 아이스크림도 하고. 지금 어떤 상태세요?

    ◆ 운영자> 지금 그냥 쉬고 있는 상태입니다.

    ◇ 김현정> 폐업하셨어요?

    ◆ 운영자> 네, 폐업했습니다.

    ◇ 김현정> 언제 하셨습니까?

    ◆ 운영자> 9월에 했을 거에요. 한 3개월 하다 말았어요.

    ◇ 김현정> 최초 창업자가 3개월 하다가 문 닫으셨어요?

    ◆ 운영자> 네.

    ◇ 김현정> 장사가 얼마나 안 되셨길래 그렇게 3개월 만에 문을 닫으셨습니까?

    ◆ 운영자> 나중에는 (수입이) 거의 하루 1만 원, 2만 원선.

    ◇ 김현정> 하루 1만 원, 2만 원… 그러니까 유지비도 안 나오는 수준이 되니까 결국은 그냥 문을 닫으셨군요?

    ◆ 운영자> 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래요. 얘기를 처음부터 좀 차근차근 풀어가보죠. 우선 처음에는 어떻게 내가 푸드트럭을 해 봐야겠다, 이런 결심을 하셨어요?

    ◆ 운영자> 정부에서 서민을 위한 법이라 그래가지고 그 뉴스를 듣고 ‘아, 이거다’ 생각하고 준비를 했어요. 3, 4개월에 걸쳐서 준비를 했고, 그 허가 받기까지가 굉장히 까다로웠어요.

    ◇ 김현정> 허가받기가 왜 까다로우셨어요?

    ◆ 운영자> 우선 첫 번째 정해진 구역이라는 규정 때문에, 정해진 구역에 가서 계약을 해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유원지면 유원지 주인하고 계약을 해야 됐고요. 그다음에 심사 과정이 엄청 까다로워서 애를 좀 먹었습니다.

    ◇ 김현정> 심사는 어떤 걸 했습니까?

    ◆ 운영자> (처음이다보니) 허가를 내 주는 쪽에서도 좀 까다로운 점이 많더라고요. 뭐 해 와라 뭐 해 와라 그러고요.

    ◇ 김현정> 그리고 또 어떤 게 어려우셨어요?

    ◆ 운영자> 이제 트럭을 준비해서, 또 인테리어를 해서 들어갔더니 가스는 어떻고 전기로 할 경우는 어떻고… 그런 심사과정이 까다로웠었어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서 차 공업사에 왔다 갔다 하면서 규제를 다 맞춰야 되는 거였군요?

    ◆ 운영자> 네,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럼 그렇게 트럭 준비하는 데는 비용이 얼마나 드셨습니까?

    ◆ 운영자> 제가 1호, 2호 하면서 한 5000만 원 정도 들어갔어요.

    ◇ 김현정> 트럭 두 대 굴리는 데 5000만 원?

    ◆ 운영자> 네.

    ◇ 김현정> 그래요. 막상 그렇게 푸드트럭을 시작해 보니 결정적으로 문제가 뭐던가요?

    ◆ 운영자> 제일 문제는 이제, 그 시에서 불법 노점상 단속을 해주지 않으셨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푸드트럭은 합법으로 허가를 받고, 세금을 그저 푸드트럭이기만 하지 다른 조건은 일반 자영업자랑 똑같은 거죠?

    ◆ 운영자> 그렇죠.

    ◇ 김현정> 그 옆에다 불법 노점상들이 그대로 장사를 하니까, 이게 경쟁이 되니까 이게 어려웠던 거군요?

    ◆ 운영자> 그렇죠.

    ◇ 김현정> 선생님이 솜사탕하고 아이스크림 파셨다 그랬는데 그 옆에서 똑같은 거 파는 불법 노점상들이 많았어요?

    ◆ 운영자> 거의 다, 거의 다 같은 메뉴였었어요.

    ◇ 김현정> 아니, 그러면 푸드트럭이니까 좀 트럭을 운전해서 다른 데로 이동해 보지 그러셨어요, 다른 지역으로.

    ◆ 운영자> 그게 그 문제점이, 제가 해 보니까요. 허가받은 차를 이동을 하면서 할 수 있게 해 주시면 참 좋았을 텐데 그게 꼭 지정된 장소에서만 해야 된다는 게 있어가지고 그게 제일 문제점이 크더라고요.

    ◇ 김현정> 그럼 A 공원으로 계약을 한 푸드트럭은 죽으나 사나 A 공원에서만 장사를 해야 되는 거군요?

    ◆ 운영자> 그렇죠.

    ◇ 김현정> 그럼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싶을 때는 또 다른 곳에 신청해서 허가 받아야 되고요?

    ◆ 운영자> 또 차를 사서 또 인테리어를 해서 다시 또 허가를 받아야 되고요.

    ◇ 김현정> 아니 A 공원에서 하던 거 가지고서 옮길 수 없어요? 허가 받고?

    ◆ 운영자> 그 차는 거기에서 해야 된다는 거였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공원이 장사가 다른 불법 노점상들 때문에 안 되게 돼도 꼼짝없이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 운영자> 그런 상황이었어요.

    ◇ 김현정> 그래요. 세금도 정식으로 냈다고 하셨고요?

    ◆ 운영자> 그렇죠. 그것도 사업자를 내서 시청에서 허가를 받아서 사업자를 받아서 한 거였거든요. 그러면 세금 신고도 해야 되고 부과세 신고도 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 상황인데 불법 단속도 안 해 주니까 불법차에 치인 경우도 컸고, 한 장소에서만 하라는 그 법에 묶인 거죠.

    ◇ 김현정> 그래도 임대료는 좀 절약이 되신 거 아니에요?

    ◆ 운영자> 아니죠. 매출의 몇 퍼센트를 정해서 계약을 하니까요.

    ◇ 김현정> 그럼 계약하셨던 공원에다가 매출의 몇 퍼센트나 내셨어요?

    ◆ 운영자> 저는 10%요.

    ◇ 김현정> 10%. 그것도 일종의 임대료처럼 또 내는 게 있었군요?

    ◆ 운영자> 그렇죠.

    ◇ 김현정> 세금을 내는 합법화된 노점상인 푸드트럭보다 오히려 불법노점상이 더 버는 상황이 됐다, 이건 뭔가 불합리하다. 더 이상은 못 버티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셨다는 건데, 이런 어려움이 지금 인터뷰하시는 분만 유독 그런 걸까요, 아니면 전체 푸드트럭들이 다 겪는 어려움일까요?

    ◆ 운영자> 제가 시작할 때는 정부에서 2000대 정도 예상을 했었는데 지금 현재 100대 정도 운행하고 있다고 하는 걸 보면, 아마 그 애로점을 다들 겪어서 엄두를 못 내는 것 같아요.

    ◇ 김현정> 2000대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지금 100대밖에 안 굴리고 있다, 이 얘기는 결국 힘드니까 활성화되지 않는 거 아니냐. 나처럼 포기하는 거 아니겠느냐, 이런 말씀?

    ◆ 운영자> 그렇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그렇게 결국 폐업을 하시면서 손해는 얼마나 보신 거에요?

    ◆ 운영자> 손해는 거의 다 봤다고 봐야죠. 4000만 원 이상 손해를 봤어요.

    ◇ 김현정> 4000만 원 이상. 이게 살림 넉넉한 분이 취미로 시작하신 건 아닐 테고. 낙심이 크셨겠는데요?

    ◆ 운영자> 예. 많이 컸습니다. 이제 불법(노점상)과도 부딪히고, 시청에서 단속도 안 해 주고 하니까 나중에는 자신감이 없어지더라고요.

    ◇ 김현정> 정부 말만 믿고, 사실은 정부가 해 준다니까 믿고 시작하셨을 텐데요?

    ◆ 운영자> 그렇죠. 그러니까 그건 정부에서 새로 서민을 위해서 추진한 계획이었는데. 그걸 어차피 해 주실 바에는 좀 서민을 위한 거니까 (규제를) 풀어서 할 수 있게끔 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정부에서 그런 규제를 많이 하니까, 아니한 만 못한 게 된 거죠.

    ◇ 김현정> 이게 진짜로 서민을 위한 규제개혁의 아이콘인지 그냥 생색내기인지 좀 아리송한 상황이 됐다 이 말씀이세요?

    ◆ 운영자> 정말 아리송하죠.

    ◇ 김현정> 다른 장사 어떻게 또 시작하실 생각이세요?

    ◆ 운영자> 아니 다시 푸드트럭을 해 보려고 지금 계속 다녀보고는 있는데요. 규제가 그 상태로 똑같고, 또 하시는 분들 얘기 들어보면 제가 겪었던 걸 그대로 또 겪고 계시니까 지금 망설이고 있는 중이에요.

    ◇ 김현정> 국내 1호 푸드트럭이었는데, 이렇게 좀 끝이 안 좋아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힘내시고요. 이 문제가 어떻게 풀어지는지 저희도 관심 가지고 보겠습니다.

    ◆ 운영자>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AS 뉴스. 2014년에 시행된 푸드트럭 합법화 사업. 도대체 지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1호점의 주인공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만나봤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