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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옥시 사태' 서울대 교수는 왜 김앤장을 탓할까?"

정치 일반

    [Why뉴스] "'옥시 사태' 서울대 교수는 왜 김앤장을 탓할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보고서를 쓴 서울대 조 모 교수가 구속됐다. 그런데 조 교수의 변호인이 "김앤장이 조 교수팀 실험에서 살균제에 인체 유해성이 있다는 내용을 확인하고도 이를 숨기도록 옥시 측에 법률 자문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나섰다.

    살인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 옥시와 옥시를 변론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그리고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과 무관하다는 보고서를 쓴 서울대 조 교수가 가습기 살균제 문제의 세 축으로 등장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옥시 사태' 서울대 교수는 왜 김앤장을 탓할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옥시레킷벤키저로부터 뒷돈을 받고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서울대 수의대 조모 교수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가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구속된 서울대 수의학과 조 교수가 김앤장을 탓한다는 게 무슨 얘기냐?

    = 조 교수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가 그런 주장을 펴고 있다. 김 변호사는 "옥시와 김앤장은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경고하는 실험결과를 입수하고서도 법원과 검찰에 사망자의 폐 손상 원인이 봄철 황사와 꽃가루 때문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옥시 측의 의뢰로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 평가' 연구용역을 맡은 조 교수는 옥시와 김앤장 관계자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2011년 11월 중간발표 및 2012년 2월 최종발표를 갖고 살균제의 유해성이 드러난 생식독성실험과 흡입독성실험 결과를 알렸다" 말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2013년 4월에는 김앤장 소속 변리사와 옥시 연구원이 두 차례에 걸쳐원 실험데이터도 모두 받아 갔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그런데 "이후 법원과 검찰에는 "가습기 살균제와 폐섬유화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부분만 발췌해서 제출됐다"면서 "교수님께 일체 상의가 없었고 수사과정에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8일 기자회견에서 이런 사실을 공개했고, 자신의 블로그에서도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 9일 CBS와의 통화에서도 "살균제의 유해성을 알고 있던 옥시와 김앤장이 연구결과 중 옥시에 유리한 부분만 발췌해 법원과 검찰에 제출한 경위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옥시나 김앤장이 의도적으로 보고서를 만들었다는 얘기냐?

    = 조 교수측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말한다.

    김종민 변호사는 "(발췌된) 제출 자체가 증거변조나 감추려는 의도이기 보다는 객관적 사실을 어느 정도 내용으로 의견서에 반영하는가가 중요하다"면서 "만약 명확한 생식독성이나 흡입독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이를 의견서에 쓰지 않았다면 변호사윤리 문제가 된다. 변호사의 공익적 지위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옥시 입장에서 문제를 계속 은폐하는 것은 일종의 불리한 진술 거부권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다만, 수 많은 피해자가 양산되는 상황에서 계속 부인으로 일관하고 그 과정에서 불리한 증거를 고의로 폐기하는 등 사례가 있으면 이는 피의자의 방어권 차원을 넘어 범죄행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만약 고의적인 증거은폐 조작이나 은폐에 김앤장이 가담했으면 증거인멸의 공범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옥시레킷벤키저로부터 뒷돈을 받고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서울대 수의대 조모 교수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가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김앤장이 증거인멸의 공범이 될 수도 있다는 거냐?

    = 그럴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지 증거인멸의 공범이라거나 증거인멸을 교사했다거나 하는 건 아직은 추측일 따름이다.

    그러지만 법조계에서는 김앤장이 해도 너무했다. 수사를 해야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이다.

    검사출신으로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백혜련 변호사는 "제가 볼 때에는 그 정도면 수사들어가야 할 것 같다"면서. "조 교수 진술을 검찰이나 이런데서 피의자 쪽이라고 무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 변호사는 "보고서가 원 자료와 달리 제출됐다면 변호사의 조력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형사적으로는 증거인멸이나 그런쪽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수수사에 정통한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옥시와 관련된 김앤장의 문제는 범법행위가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문제"라면서 '범법행위가 있다면 이번에는 수사가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다른 검찰의 한 중견간부도 "'옥시사태'는 국민적인 공분을 사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수사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수사가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이번 사안은 간단하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변호인의 조력 범위를 넘어섰다. 흉악범이나 파렴치범이라도 변호인이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지만 수백명의 국민이 사망한 문제에 사실과 다른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건 변호사의 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진=자료사진)

     

    ▶ 검찰이 김앤장에 대해 수사에 들어갈 수 있을까?

    =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검찰의 입장에 다소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에는 김앤장은 조사대상이 아니라고 했는데 9일에는 조 교수측의 주장에 대해 '경위를 파악해 보겠다'는 걸로 한 발 나아갔다.

    검찰 관계자는 "조 교수를 상대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옥시와 김앤장이 보고서를 조작했는지) 경위를 파악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검찰이 경위를 파악해보겠다는 아주 소극적인 입장이어서 이번에도 김앤장에 대한 수사에 들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검찰에서는 민감하거나 대기업에 대한 수사때마다 김앤장의 변론방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왔다. 심지어 변호인이 위증을 교사한다면서 긴급체포를 하려하거나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검사들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렇지만 김앤장은 이미 권력화 돼있다. 법조계에서는 '작은 정부청사'라거나 '정부를 구성할 정도의 인력풀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워엘리트 집단이 돼 있다.

    김종민 변호사도 "(김앤장에 대한 수사는) 쉽지 않을것이다. 저도 여러차례 압수수색 해야 하지 않느냐 이야기 했지만 부담 때문인지 소극적 이었다"면서 "결국 수사가 불가피한 수준의 결정적 증거가 공개되고 여론이 뒷받침되면 그때는 검찰도 부담을 덜고 칼을 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조 교수는 왜 김앤장을 탓하는 것이냐?

    = 첫 번째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종민 변호사는 "100%의 실체적 진실은 나도 모른다. 검찰은 나름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법원도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과 법원의 입장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지난 1개월간 교수님과 함께하면서 적어도 나는 교수님의 결백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검찰은 "실험결과보고서가 공표되고 증거로 쓰인 데는 (조 교수)본인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본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검찰은 특히 보고서 작성과 조작 단계부터 조 교수가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 교수 측이) 주장을 다르게 하는 것 같은데 (보고서) 작성 단계부터 다르게(조작된 형태로) 제출됐다"고 말했다.

    다만 김종민 변호사는 "분명히 조 교수 연구가 (옥시측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한 짬짜미 시험을 했는지 여부와 김앤장의 (증거변작 또는 변호사윤리 위반) 부분은 별개"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한 의도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법조계에서는 조 교수 측 김종민 변호사가 여론재판에서 지지않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조 교수가 자신의 작은 이득을 위해 옥시측의 요구대로 맞춤형 보고서를 제출하고 뒷돈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대로 있으면 조 교수는 여론재판에서 파렴치범이 될 것이고 재판에서 중형을 피하기 어려워 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옥시 사태는 조 교수는 학자의 양심에따라 연구결과를 제출했지만 옥시측과 김앤장이 유리한 결과만 제출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거다.

    김앤장의 한 고위관계자도 "김 변호사의 주장은 조 교수를 변호하려다보니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라면서 "김앤장은 자료를 받아서 보고서를 제출했을 뿐 이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김앤장의 입장을 들어봤나?

    =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것이고 그 피해자가 어린아이거나 임산부들이다. 그래서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은 곤혹스러워 한다.

    김앤장의 한 고위관계자는 "모양은 좋지 않다"며 난처하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옥시는 전에부터 자문을 해왔는데 변론을 맡아달라고 하면 이를 거절 할 수는 없다. 그게 변호사들의 애로사항"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김앤장이 보고서를 조작해서 제출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질문에 "그럴리가 없다. 그랬다가는 큰일나게?"라면서 "보고서 자체를 민사소송에 원용하는 게 변호사 역할이지 그 보고서를 만들거나 조작하거나 은폐하거나 이런걸 할 수가 있나 변호사가, 그건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면 금방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김앤장이 옥시를 변론하는 그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우리 헌법에도(12조 4항)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다만, 형사피고인이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가 변호인을 붙인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변호사 윤리장전'에 위법행위에 가담하거나 위증교사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호사 윤리장전 제14조(위법행위 협조금지등) ① 변호사는 의뢰인의 범죄행위 기타 위법행위에 협조하여서는 아니된다. 직무수행중 의뢰인의 행위가 범죄행위 기타 위법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된 때에는 즉시 그 협조를 중단하여야 한다.
    ② 변호사는 범죄혐의가 희박한 사건의 고소 또는 고발을 종용하여서는 아니된다.

    제15조(위증교사등 금지)에는 "변호사는 위증을 교사하거나 허위의 증거를 제출하게 하거나 이러한 의심을 받을 언동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돼 있다.

    국내최대로펌인 김앤장의 사건수임이나 변론방식은 그동안 법조계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 왔다. 그게 최대 로펌에 대한 질시 일 수도 있지만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것은 실제 문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검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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