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14명의 사망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세퓨'의 농도가 인체에 무해한 수준보다 최소 160배 이상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세퓨 제조업체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씨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덴마크 케톡스사가 제조한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원료물질로 해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2008년부터 판매했다.
당초 이 PGH는 오씨의 동업자인 김모씨가 컴퓨터 자판기 세척제 용도로 40리터를 수입했으나 오씨가 빼돌려 세퓨의 원료물질로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화학물질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었던 오씨는 인체에 무해한 수준보다 160배 이상 더 강한 수준으로 PGH를 희석해 사용했다.
오씨는 이같은 방식으로 2년 동안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뒤 PGH의 물량이 부족하게 되자 2010년 10월부터 옥시레킷벤키저가 사용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PGH를 섞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판매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이 제품판매 중단과 회수조치를 취한 2011년 중순까지 약 1년 동안 두 가지 독성물질을 함유한 세퓨가 시장에 팔리게 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PGH가 살균 내지 방부효과가 있어서 심지어 식품 첨가물로 사용한다"며 그러나 "오씨가 전문지식이 없다 보니 160배 강하게 했고 이 때문에 독성을 갖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정부에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법규가 없다"며 정부의 책임에 대해서는 수사할 의사 없음을 시사했다.
앞서 오씨는 신현우 전 옥시 대표 등과 함께 과실치사와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았으며 구속 여부는 밤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