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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통 취임식장에 울려퍼질 대만판 '님을 위한 행진곡'

아시아/호주

    총통 취임식장에 울려퍼질 대만판 '님을 위한 행진곡'

    • 2016-05-19 14:16

     

    “하늘하늘 끝이없는 태평양이 품고 있는 자유의 땅... 우리 여기 용감한 인민들이 누더기옷을 입고 거친 수레를 끌며 산과 들을 개척했네.”

    20일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당선인의 총통 취임식은 대만 독립을 상징하는 노래 '메이리다오'(美麗島)를 모든 참석자들이 합창하며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차이 신임 총통은 취임식에서 국가 제창에 이어 취임연설을 마친 뒤 마지막 행사순서로 과거 권위주의 시대 금지곡이었던 '메이리다오'를 부를 예정이라고 19일 대만 언론들이 전했다.

    단상의 타이베이 둔화(敦化)초등학교 합창단 및 국립실험 합창단과 함께 참석자들의 '대합창'이 이뤄질 전망이다. 차이 당선인도 직접 이 노래를 부르게 된다.

    차이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어린이들의 '메이리다오' 합창 영상을 올리며 "한번 먼저 들어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메이리다오는 여류시인 천슈시(陳秀喜)가 1973년에 쓴 시 '대만'을 개사한 것이라고 차이 당선인은 소개했다.

    메이리다오' 노래는 대만판 '님을 위한 행진곡'으로 1970∼1980년대 당국에 의해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아름다운 섬'을 뜻하는 포르투갈어 포모사에서 유래한 ‘메이리다오’는 1970년대 대만의 민주화 인사들이 진보잡지의 명칭으로 삼으며 국민당 권위주의 체제에 항거하는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메이리다오 잡지사는 1979년 당국의 집회 취소 요구에 항거해 시민들과 함께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으며, 집회 주동자 수십명이 반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대만판 광주민주화 운동으로 불린다.

    당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메이리다오 사장 쉬신량(許信良), 부사장 뤼슈롄(呂秀蓮·전 부총통)과 사건 변호를 맡았던 천수이볜(陳水扁·전 총통), 쑤전창(蘇貞昌·전 총통부 비서장), 셰창팅(謝長廷·전 가오슝 시장)이 이후 민진당 창당과 민주화 투쟁을 주도했다.

    ‘메이리다오’ 노래는 권위주의에 대한 항거뿐만이 아니라 대만 독립을 상징하기도 한다.

    온건하지만 독립노선을 추구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차이 당선인은 취임이후에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취임식에 울려 퍼질 ‘메이리다오’에 중국이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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