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 화재 현장에서 자신을 구해준 전직 경찰관을 대학 졸업식에 초대한 여대생의 사연이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고 최근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1998년 6월,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포드에 위치한 한 아파트가 불길에 휩싸였다. 당시 아파트 안에는 5살 짜리 소녀 조시 에이폰이 삼촌과 함께 있었다.
검은 연기가 치솟는 가운데 소방관들은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에이폰은 구조됐지만, 삼촌은 사망했다.
당시 하트포드 지역 경찰관이었던 피터 게츠는 소방관으로부터 재로 뒤덮인 에이폰을 인계받았다. "당시 에이폰은 호흡과 맥박이 없었어요.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죠."
동료 경찰관이 병원으로 순찰차를 모는 동안 게츠는 계속 심폐소생술을 했고, 다행히도 에이폰은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2년 전 다시 연락이 닿은 두 사람에게는 서로가 평생 잊을 수 없는 존재다.
게츠는, 몸을 축 늘어뜨린 에이폰을 자신이 안고 있는 사진을 신문에서 오려내어 서랍 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에이폰 역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당시 게츠가 선물해준 곰인형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거의 죽다 살아났어요. 게츠를 비롯 그날 저를 도와주신 분들 덕분에 지금 두 번째 인생을 살고 있죠."(에이폰)
"사고 이후 몇 년 동안 에이폰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지켜봤는데 잘 해내고 있었어요."(게츠)
밝고 똑똑한 숙녀로 성장한 에이폰은 지난주 이스턴 코네티컷 주립대학교 회계학과를 우등 졸업했다. 졸업식에는 당연히 생명의 은인 게츠를 초대했다.
"졸업식은 제 인생에서 몇 안 되는 소중한 순간 중 하나에요. 저를 위해 그 곳에 있었던, 힘든 시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준 모든 분들과 졸업식을 함께 하고 싶었어요."(에이폰)
하트포드 경찰서는 게츠와 에이폰이 졸업식에서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18년 전 일이 알려져서 부끄럽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하네요. 에이폰을 살린 건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소방관, 경찰관, 병원 직원 등이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해낸 덕분이에요."(게츠)
게츠는 경찰에서 은퇴한 후에도 폴리스 애슬릭 리그(Police Athletic League) 지부에서 유소년을 위한 리더십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에이폰이 잘 살고 있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노라면 가슴이 마구 뛰어요."(게츠)
두 사람은 가끔 만나서 점심을 먹는다.
사진=CNN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