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가변형 임시물막이의 조감도. (사진=자료사진)
“실패가 예견된 방안을 추진한 결과가 오늘 나온 것입니다.”
울산대학교 조홍제 교수는 반구대 암각화 가변형 임시 물막이 설치를 위한 최종 모형실험이 실패하자 이 같이 밝혔다.
24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의 한 공장에서 가변형 임시 물막이 설치 모형실험이 진행됐다.
이번 실험은 임시 물막이가 누수 없이 일정 수압을 견디는 가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험을 지켜본 울산대학교 조홍제 교수는 “실험 시작과 동시에 약간의 누수가 발생하더니 일정 수압을 가하자 투명 물막이판 구조물 연결 부위에서 물이 분수처럼 터져 나왔다”며 “실험의 목적은 투명판 접합부의 누수를 확인하는 것이었으나 실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임시 물막이 방안이 추진될 때부터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방안이라고 지적했지만 끝내 추진됐다”며 “결과적으로 3년 동안 쏟아 부은 행정력과 시간, 예산을 낭비한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임시물막이 모형실험이 진행됐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번 최종 실험에서도 성공을 거두지 못한 만큼 임시 물막이 설치안은 3년 만에 폐기될 전망이다.
울산시와 문화재청은 임시 물막이안이 추진되기 전부터 암각화 보존방안을 두고 대립해왔다.
문화재청은 암각화 훼손을 막을 근본적 방안은 사연댐 수위를 낮춰 문화재가 물에 잠기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판단한 반면, 울산시는 식수 부족을 이유로 생태제방안을 요구했다.
울산시와 문화재청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대치하다, 2013년 임시 물막이안 도입에 합의했다.
하지만 임시 물막이안이 무위로 돌아간 만큼 울산시는 또다시 생태제방안을, 문화재청은 수위조절안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여 두 기관이 의견 일치를 보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