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광일 기자)
서울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이 흉기로 피살된 사건의 용의자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건이 자신이 벌인 일이라며 자수했던 김모(61) 씨는 30일 오전 9시쯤 서울 노원경찰서에 호송돼,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1차 조사를 받고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다시 노원서로 돌아온 김 씨는 범행동기·자수경위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취재진이 '자수하기 전 어디에 있었는지', '피해자와 알고 지냈는지' 등을 물었으나 검은 모자와 흰 마스크를 눌러쓴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앞서 29일 오전 5시 32분쯤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등산로 초입에서 주부 A(64·여) 씨가 흉기로 목 등을 여러 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일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경찰 수사가 한창이던 오후 6시 30분쯤 김 씨는 노원서에 찾아와 자신이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 씨가 술에 취했거나 정신적 문제가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며, 그가 "피해 여성과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해 '묻지마 범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여기에 김 씨가 강도살인 전과로 15년 동안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지난 1월 출소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신변비관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한편, 경찰은 전날 오후 8시쯤 김 씨의 진술을 토대로 노원구 상계동의 한 주택가 쓰레기더미에서 30㎝ 길이의 흉기를 확보했다.
경찰은 흉기에 묻은 혈흔과 DNA를 감식해 해당 흉기가 실제로 범행에 이용된 것인지 확인하는 한편, 근처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김 씨가 범인이 맞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이 죽였다는 김 씨의 진술과 흉기가 발견된 것 외에는 범행을 증명할 만한 단서가 없다"며 "추가 물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