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요즘 매실청 많이 담그시죠. 겨울에 김장 담듯이 이맘때면 매실청 담그기를 연례행사로 하는 집 많습니다. 그래서 6월은 매실의 계절이다, 이런 말도 있고요. 그런데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지금 나오는 청매실로 매실청을 담그면 이건 독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주장을 해서 눈길을 끕니다. 무슨 말일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황 선생님, 안녕하세요?
◆ 황교익>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매실이 몸에 좋다고 해서 다들 열심히 담가 먹는 건데 갑자기 독이라고 하시니까 조금 황당한데요?
◆ 황교익> 제가 독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없고요. (웃음) 그러니까 몸에 들어가면 독성으로 작용할 수 있는 물질이 매실에 있는데, 모든 매실에 그게 있는 게 아니라 익으면 괜찮은데 익지 않은 매실로 담그면 위험하다라는 것에 대한 자료들은 이미 많이 나와 있죠.
◇ 김현정> 잠깐만요. 매실이 익은 정도에 따라서 청매실, 황매실 이렇게 나누는 거예요?
◆ 황교익> 그렇죠. 이름이 청매, 황매. 이렇게 나눠지고 청매는 청매대로 활용법이 있고 황매는 황매대로 활용법이 있다는 것으로, 제가 이 문제 지적한 지 벌써 한 7, 8년 정도 됐거든요. 그랬더니 이렇게 살짝 틀어졌는데요. 그냥 단순하게 생각을 하셔야 돼요.
◇ 김현정> 어떻게요?
◆ 황교익> 우리는 과일은 익어야 먹죠?
◇ 김현정> 익어야 먹죠.
◆ 황교익> 그러니까, 매실도 익어야 먹어야 되겠죠.
◇ 김현정> 저는 청매라는 게 청포도, 청사과, 아오리 사과. 이런 식으로 매실의 종자가 원래 초록색인, 다 익어도 초록색인 게 청매실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닙니까?
◆ 황교익> 아니죠. 청매라고 불리는 것은 안 익은 매실입니다. 그러니까 이 매실을 두고 청매, 황매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 자체에서 약간 우리가 혼선을 가지고 오고 있다고 봐요. 그냥 매실이라고 부르고 매실은 다른 과일과 마찬가지로 익은 것으로 먹어야 된다, 이렇게 좀 생각을 바꿔볼 필요가 있어요. 안 익은 매실을 두고 청매, 이렇게 부르는 것은 그건 바른 것은 바른 것은 아니라고 봐요. 매실하고 가장 유사한 과일이 살구거든요. 살구를 두고 청살구 이러지 않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그냥 덜 익은 살구, 익을 살구 이렇게 얘기하죠.
◆ 황교익> 그렇죠. 풋살구 이렇게 얘기하죠. 사과도 안 익은 사과는 풋사과지 그게 청사과 이러지 않지 않습니까? 그와 마찬가지로 매실도 익은 것을 먹어야 되고 청매 이런 말도 만들지 말아야 하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갑자기 왜 청매를 가지고, 왜 덜 익은 걸 가지고 매실청을 담기 시작한 겁니까?
◆ 황교익> 우리가 일상의 음식으로 매실을 먹기 시작한 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어요. 우리 땅에서는 매화나무가 군데군데 자생을 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많이 있지는 않았고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과일을 얻기 위해서 재배를 한 적도 그렇게 없습니다. 일제강점기 때도 매실이 조금씩 번졌기는 하지만 그렇게 크게 번지지는 못했고요. 많이 번진 것은 새마을운동 때거든요. 새마을운동을 하면서 여러 과실수들을 야산에 많이 심게 권장을 했죠. 그때 매실나무가, 일본 품종의 매실나무가 많이 번졌습니다. 지금 하동 광양 이쪽 일대에 매실나무가 집단적으로 심게 된 것도 그때부터거든요.
◇ 김현정> 그때부터군요, 그때부터.
◆ 황교익> 그러니까 우리가 매실을 어떻게 먹어야 되는지에 대해서 재배하는 농민도 그렇고 유통하는 상인도 그렇고 일반 소비자들도 그렇고 잘 몰랐어요. 매실을 언제 따서 먹어야 하는 지.
◇ 김현정> 잘 몰라서? 그냥 청매실이 단단하니까 무르지 말라고 단단한 걸로 매실청 담그기 시작한 게 이렇게 쭉 된 것도 있겠군요, 그러니까.
◆ 황교익> 매실을 일상에서 이렇게 먹자라고 생각이 이렇게 만들어진 것은, 2000년에 허준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가 한번 떴었죠?
◇ 김현정> 드라마 허준이요?
◆ 황교익> 네. 거기에서 매실을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이렇게 포장을 했었어요. 그러면서 크게 번진 겁니다.
◇ 김현정> 그럼요, 잠깐만요. 황 선생님, 지금 청취자 설동경님도 문자를 주셨는데 그러면 황매실로 담그면 잘 익은 걸로 담그면 효과가 있는 겁니까? 소화도 잘 시키고 이런 효과?
◆ 황교익> 그렇죠, 청매에서는 아미그달린이란 물질이 몸에 들어오면 청산가리와 같은 작용을 한다고 해서 위험한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과일은 다 익으면 그런 독성이 없어지거든요. 그래서 다 익은 황매에서는 그런 물질이 없고요. 특히 매실을 먹는 이유는 그 안에 구연산이 아주 풍부하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는 거거든요.
익은 황매에서 청매보다 구연산 함량이 보통 2. 5배, 3배 정도 많습니다. 익어야 많아지죠. 비타민A도 보면 한 3배 정도 늘어나고요. 그래서 이렇게 청매로 먹어야 된다. 덜 익은 매실로 먹어야 된다, 이런 생각들이 만들어진 건 예전에 우리 매실주들 많이 드셨죠? 매실 2개 정도 들어가 있는 매실주. 주류 회사들이 매실을 수매해 갈 때 덜 익은 매실로 가져갔어요. 술 안에 매실이 담겨져 있으려면 익은 매실은 풀어져버리거든요.
◇ 김현정> 그래서, 단단한 걸 찾다 보니까?
◆ 황교익> 그렇죠. 주류회사들이 덜 익은 매실로 가져가다 보니까 그게 덜 익어도 되는가 보다...
◇ 김현정> 거기서 시작이 된 거군요?
◆ 황교익> 그래서 이거는 바로잡아야 돼요. 그런데 이거 바로잡기가 너무 힘들어요.
◇ 김현정> 자, 오늘 부로 여러분들 확실하게 좀 바로잡고 가죠. 여러분, 청매실 아니고 황매실로 담그셔야 그게 몸에 좋은 거라는 거 오늘 확실하게 좀 짚고 가겠습니다.
◆ 황교익> 방송에서도 조심 좀 해 주셔야 할 것 같아요. 이 이야기를 해도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지적들이 있었는데도, 또 방송 텔레비전에서는 청매실을 놓고 또 매실청 담그는 걸 또 해요. 또 하고요.
◇ 김현정> 황 선생님, 저희가 방송하면 이거 확실히 고쳐질 거니까 믿으시고요. (웃음) 오늘 고맙습니다.
◆ 황교익>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였습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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