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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러시아

    정신병력의 외톨이가 뒤흔든 '브렉시트'

    콕스 의원 총격한 범인 극우 잡지도 구독...EU 잔류 여론 힘실릴듯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하는 영국 노동당 조 콕스(41) 의원의 피살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할 국민투표는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범인인 토머스 메이어(52)는 인종차별적 성향을 지닌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외톨이로 알려지면서 잔류여론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은 범인 메이어가 사건이 벌어진 웨스트요크셔 버스톨 도서관이나 콕스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과 멀지 않은 곳에서 40년 가까이 살고 있었다고 전했다.

    메이어는 20년 전 할머니가 숨진 이후 혼자 살아왔으며 정식 직업을 가진 적이 없었다. 정기적으로 지역 도서관에 다니며 컴퓨터를 사용하곤 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그가 평소 조용하고, 친절했지만 외롭게 지냈다"고 전했다.

    메이어가 정신질환을 앓았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메이어는 5년 전 공원 관리인으로 봉사하며 지역 신문에 실리기도 했는데 당시 "(공원에서 일하는 것이) 심리 치료나 약물치료보다 더 도움이 됐다"고 말하기 도 했다.

    그의 동생인 스콧(49)도 메이어가 "정신질환 병력이 있다"고 인정했다.

    메이어가 편향된 정치적 이념에 빠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그는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공화국의 차별 정책)를 지지하는 극우 단체를 지지하고 여기서 만든 잡지를 구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전 그가 올린 블로그 이런 내용이 담겼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이 잡지는 다문화 사회와 이슬람 확장을 반대한다는 논조를 갖고 있다.

    브렉시트 찬성론자들 중 일부는 이민자들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브렉시트 논쟁과 연관지어질수 밖에 없다.

    미국의 인권단체 남부빈곤법률센터(SPLC)는 홈페이지를 통해 메이어가 미국 내 신나치주의자 단체인 '국가 동맹'(NA)의 열혈 지지자라며 1999년 권총 만드는 방법이 포함된 NA의 설명서를 구입했다고 밝혔다.

    그가 범행 당시 "영국이 우선"(Britain First)이라고 외쳤다는 목격자들의 전언도 수사 당국이 중요하고 보고 있는 대목이다.

    이번 피습사건으로 마주 달리는 기관차처럼 긴장감을 높였던 브렉시트 찬반 진영은 애도에 동참하며 선거전을 중단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 참담한 시기에는 캠페인 활동을 중단하고, 모두가 콕스 의원의 가족과 지역주민들의 슬픔에 동참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도 콕스 의원 피격 소식 뒤 "너무도 끔찍한 사건"이라며 캠페인 중단을 선언했다.

    EU 잔류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치던 콕스 의원의 피습 사건으로 EU 잔류 여론에 다시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젊은 스타 정치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유권자들의 동정 심리를 자극해 상승세를 타던 브렉시트 찬성 여론을 잠재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토론토 도미니언 뱅크의 선임 외환전략가 메이슨 이사는 "비극은 통상 사람들을 분열시키기보다는 단결시킨다"면서 "이번 비극이 (영국) 유권자들을 잔류 정서로 향하도록 하는 충격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곧바로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과 아시아 등 전 세계 증권시장은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고, 줄곧 약세를 보이던 영국 파운드도 보합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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