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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가 곡물류 유통업자들에게 롯데상사를 통해 쌀과 보리를 납품하도록 강요해 롯데상사는 연간 수천억 원의 곡물 매출이 발생하고, 수십억 원의 이익금까지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와 롯데상사 간 내부거래와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 롯데마트-롯데상사 쌀 내부거래액 연간 2천500억 원 추산곡물 유통업자인 박경섭(54) 대표는 롯데마트에 쌀과 보리, 찹쌀 등 곡물을 납품하고 있다. 그런데 박씨는 롯데마트와 직접 거래하지 않고 롯데상사를 통해 납품한다.
박 대표는 "롯데마트가 다른 할인매장과 달리 이미 오래 전부터 롯데상사를 통해서 곡물을 납품하도록 중간 단계를 만들어 놨다"며 "롯데상사가 중간상인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롯데마트와 롯데상사의 곡물 거래 규모는 얼마나 될까? 롯데마트는 곡물 매출액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지만 국내 곡물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대략 액수가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쌀시장 규모는 연간 8조 원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단체급식이나 음식점 등을 통해 거래되고 나머지 절반인 4조원 정도가 가정용으로 소비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가정용 중에서도 50%는 동네 슈퍼나 쌀가게, 온라인 등 소매점포를 통해 거래되고, 나머지가 할인매장과 백화점 등을 통해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할인매장과 백화점에서 유통되는 쌀 거래 규모가 연간 2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내 할인매장이 롯데마트와 이마트, 홈플러스 등 3대 메이저 체제로 형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각 할인매장 당 연간 쌀 판매액은 6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은 유통시장이 복잡하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지만, 대형 할인매장의 경우 각각 5~6천억 원 수준으로 보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결국, 롯데마트가 전국 116개 매장에서 판매하는 쌀의 50%만 롯데상사를 통해 납품받아도 롯데상사는 쌀 단일품목의 매출액이 무려 2천500억 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 롯데마트-롯데상사 쌀 수익금 나눠 갖는 구조…내부거래 의혹 제기 박경섭 대표는 "대형할인매장의 쌀 마진율이 보통 8~10%"이라며, "이 중 롯데마트가 5~6%, 롯데상사가 3~4%씩 나눠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럴 경우 롯데상사가 가져가는 이익금만 연간 최소 75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박 대표는 "롯데상사와 계약했다고 해서 포장 쌀을 롯데상사 창고에 내리는 게 아니고 롯데마트 창고로 직접 가져다 준다"며 "롯데상사는 사실 중간에서 하는 역할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렇다 보니 롯데상사는 중간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매출실적이 올라가고 이득까지 챙기는 상황"이라며 "전형적인 내부거래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롯데마트가 쌀 수익금의 40%인 75억 원 정도를 롯데상사에 그냥 넘겨주고 있다는 얘기와 다름이 없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유통구조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롯데상사를 통해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농협 등을 통해 직접 납품도 받는다"고 말했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