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피키캐스트 홈페이지 캡처)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 업체 피키캐스트(pikicast)가 화장품 사용 후기를 올리면서 '협찬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데다 관련 사진까지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이를 비판한 누리꾼들의 계정을 정지하고 반성문을 요구해 '갑질'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논란은 24일 게재된 한 '고발글'에서 촉발됐다. 작성자는 '피키캐스트의 갑질 오브(of) 갑질'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자신이 계정 정지를 당했고, 그 후 복구를 원한다면 반성문을 써내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글은 현재 삭제돼 볼 수 없다.
글에 따르면 피키캐스트 측은 "반성문을 내면 내부 심사를 통해 계정 정지를 더 빨리 풀 수 있으며 그 반성문의 저작권은 피키캐스트에 귀속된다"고 말해 갑질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작성자는 자신의 계정이 정지된 경위로 지난 21일 불거졌던 '곰언니 논란'을 소개했다.
'곰언니'는 피키캐스트의 화장품 사용 후기 코너 '곰들의 반란'의 콘텐츠들을 제작하는 에디터를 부르는 명칭이다. 이 코너는 다섯 명이 돌아가며 운영한다. 구독자만 70만 명이 넘을 정도로 피키캐스트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항목이다.
'직접 써보고 후기를 쓴다'는 점에서 진정성이 가장 생명인 코너다. 논란은 이 진정성이 의심받으며 시작됐다.
논란이 된 콘텐츠의 일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곰언니2'로 불리는 에디터가 21일 올린 콘텐츠 '곰언니가 직접 사용해본 로드샵 신제품 10가지'가 구독자들의 의심의 대상이었다. 립스틱 발색 사진 10장을 본 구독자들은 같은 배경에 색만 다르다며 포토샵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온라인에 널리 퍼지며 누리꾼들의 비난을 샀다.
논란이 거세지자 23일 새벽께 피키캐스트의 사과문이 게재됐다.
이 글은 "먼저 최근 업로드된 '곰들의 반란' 콘텐츠로 혼란을 겪으셨을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제품을 협찬받고도 표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과 공개된 사진 중 다섯 장이 포토샵으로 조작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내용이었다. 앞서 지난 1월 공개된 일부 콘텐츠에도 포토샵으로 만든 사진이 들어갔다는 고백도 들어갔다.
피키캐스트 측은 사건에 대해 "에디터의 명백한 잘못이며 본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다. 에디터는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에디터에게 회사 차원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알렸다. 에디터의 직접적인 사과나 회사가 책임지겠다는 등 구독자들이 원했던 내용은 빠졌다.
'곰언니2'가 모든 잘못의 원인이라는 사과문을 읽은 구독자들은 문제가 된 '곰언니2' 에디터를 집중적으로 비난했다. 이후 게재된 다른 콘텐츠들에도 이 사건을 언급하는 글이 대다수였다.
고발글을 올린 작성자에 따르면 댓글창에 비난글을 남긴 사람은 '계정 정지' 처분돼 활동할 수 없게 됐고, 피키캐스트 측에서는 "반성문을 남기면 계정 정지가 풀리는 기간을 당겨주겠다"고 메일로 고지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논란에 제대로 사과는 않은 채 구독자에게 반성문을 요구하고, 그 저작권은 피키캐스트에 귀속되며 콘텐츠로 이용될 수 있다는 안내문은 구독자의 분노를 샀다.
피키캐스트 측에서 잘못된 콘텐츠를 제작한 후 이를 정당하게 비판한 구독자들에게 반성문을 요구하는 등의 행위는 '갑질'이라는 지적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피키캐스트 측은 25일 다시 한 번 해명글을 올리며 "최근 서비스 내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곰언니2'를 비판해 반성문 안내 메일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린 사용자는 "이전에도 누적된 신고 댓글 등이 원인이 돼 계정 정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과문은 현재 삭제돼 볼 수 없다.
구독자들은 "피키캐스트 측에서 쓴 사과문은 하루 만에 다른 데로 증발한 거냐", "피키 자체에서 쓴 사과문은 하루 만에 없어졌느냐. 어제 저녁에 본 것 같은데", "정말 궁금해서 묻는다. 욕도 안 했는데 댓글이 삭제됐다. 기준이 뭐냐"는 등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