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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향욱(47) 교육부 정책기획관(국장)이 민중을 개·돼지로 비유하는 등 최근 고위 공직자들의 잇따른 막말이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나 기획관은 지난 7일 저녁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경향신문 기자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99%의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의역 사고로 숨진 19살 청년에 대해서도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라며 "출발선상이 다른데 어떻게 같아지나, 현실이란 게 있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 기획관은 "술에 취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민중이 개나 돼지 같다는 발언은 영화에 그런 대사가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3월 국장급(1~3급)으로 승진한 나 기획관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누리과정, 대학구조조정 같은 굵직한 정책마다 기획과 조정의 핵심 역할을 맡아온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친(親)서민 교육정책'을 홍보하기도 했다.
또 다른 교육계 인사인 한국장학재단의 총책임을 맡은 안양옥 이사장은 지난 4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학생들) 빚이 있어야 파이팅한다"는 말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안 이사장은 수조원의 국가장학금을 운영·관리하는 차관급 인사다.
안 이사장은 발언이 문제가 되자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한 학생들, 고소득층 학생일수록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자립해 분발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지난달 말에는 국무총리실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이정호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장이 세종시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자신을 친일파라 지칭하며 "천황(일왕)폐하 만세"를 삼창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센터장의 부친은 '하나회' 멤버로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서 보안사령관과 육군참모총장 국방부장관을 지냈는데 율곡사업비리에 연루돼 구속되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민을 개·돼지라니… 개·돼지만도 못한 공무원"이라고 비판했다.
조국 서울대 로스쿨 교수도 "이런 소신을 가진 자가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나라는 ‘민주공화국’이 아니다. 아, 이미 ‘입헌공주국’된 지 오래였던가! 분노가 치민다"면서 "정·경·관계를 장악한 기득권 세력들이 아무 거리낌없이 속마음을 드러낸다"고 힐난했다.
한 네티즌(dhko****)은 '개, 돼지... 아... 세금 꼬박꼬박 내면서 열심히 살았더니 나랏놈이라는 게 저런 말이나 하고... 자 이제 가축한테 사과해 봐라. 나는 너 용서 안 한다. 세금 빨아먹는 십이지장충 같은 인간...'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네티즌(rlaw****)은 '취중진담 이란 말이 있지요 평소 이 분의 생각이 아주 정확하게 입을 통해 표현된 것 같군요. 이런 사람이 고위직 공무원이라니...."며 개탄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파문의 당사자인 나 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하는 한편 "경위를 조사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