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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사회공헌? 화상경마장 아동·청소년 출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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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사회공헌? 화상경마장 아동·청소년 출입 '논란'

    청소년 출입 금지시설서 아동·청소년 대상 강좌…"경마 없는 날에만 운영"

    대전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소 확장 저지와 외곽 이전을 위해 서명운동을 진행 중인 주민대책위.(사진=김정남 기자/자료사진)

     

    한국마사회가 청소년 출입 금지시설로 지정된 화상경마장 건물에서 아동·청소년 무료강좌를 운영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역 사회공헌 활동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주민들은 화상경마장 건물에 아이들을 오가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마사회 대전 마권장외발매소 등에 따르면, 대전 장외발매소는 렛츠런문화공감센터(렛츠런CCC)라는 이름으로 30여개 강좌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 강좌와 예술·스포츠, 어학 강좌 등이 포함돼있다.

    장외발매소가 위치한 서구 월평동 주민의 경우 1개 강좌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마권장외발매소란 경마장에서 열리는 경기를 화면을 통해 지켜보고 배팅도 할 수 있게 된 곳을 말한다. 알려진 또 다른 이름은 '화상경마장'이다.

    대전 마권장외발매소는 사행산업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지역주민들과 수년째 부침을 겪고 있다.

    지난해 충남대 산학협력단이 진행한 연구용역에서 장외발매소로 인한 주거·안전·교육환경 훼손 등의 주민 피해가 실제로 확인되기도 했다. 장외발매소가 있는 대전지역의 도박 중독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외곽 이전 또는 폐쇄 요구가 거세지자 마사회 측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각종 지원을 약속했다.

    현재 운영 중인 문화공감센터 강좌도 그런 사회공헌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무료강좌가 지역사회에서는 오히려 논란이 되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화상경마장 건물에 아이들을 자유롭게 출입하게 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신모씨는 "아이들이 장외발매소를 자주 오가면서 호기심을 가질 수도 있고, 사행산업에 대한 경계심이 사라지게 되진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정말 지역 사회공헌 차원이라면 아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돕는 게 맞지 않겠느냐"며 "아이들을 화상경마장과 친숙하게 하는 것이 마사회가 말하는 '상생'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마권장외발매소는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 출입 금지시설로 지정돼있다.

    이에 대해 마권장외발매소 측은 "경마가 없는 날에만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 장외발매소 관계자는 "경기일이 아닌 날 지역사회를 위해 공간을 활용하자는 취지"라며 "강좌가 열리는 날에는 경마물품이나 용품을 치우고 있고, 기계도 꺼놓기 때문에 노출되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상경마장 건물의 아동·청소년 출입을 둘러싼 논란이 이곳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울 용산 장외발매소에서는 건물 내에 어린이전용시설인 키즈카페를 설치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역 학부모 및 교육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용산구가 키즈카페 등이 포함된 복합문화공간 설치를 위한 건축허가를 반려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비화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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