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캡처)
검찰의 곪은 문제에 대해 쓴소리를 해왔던 임은정(42·사법연수원 30기) 의정부지검 검사가 "환골탈태하겠다는 각오는 늘 헛된 다짐으로 끝났다"며 또다시 입을 열었다.
진경준 검사장 뇌물 수수 사건이 불거진 뒤 과거 법조 비리 사건 때마다 검찰이 내놓았던 의례적인 반성문과 유야무야된 대책에 대한 내부 지적인 셈이다.
임 검사는 지난 17일 검찰 내부 전산망에 '자문자답'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검찰의 곪은 환부가 하루 이틀 된 문제는 아니지만 환골탈태하겠다는 각오는 언제나 늘 헛된 다짐으로 끝났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징계권과 인사권을 악용해 내부 구성원들의 입을 틀어막고, 말 잘 듣는 검사를 요직에 기용해 검찰을 망가뜨린 자들이 누구냐"며 검찰 지휘부와 법무부, 청와대를 겨냥했다.
이어 "권력을 좇는 부나방들이 금력 역시 좇는 것은 당연한 속성이다. 상급자 명령에 조폭식으로 복종하는 자들이 하급자에게 조폭식 갑질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임 검사는 "수뇌부는 우리 검찰을 되살릴 수 있겠는가"라고 글을 매듭지으며, 회의적 반응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부장 검사가 "이런 글을 올린 의도가 뭐냐"는 댓글을 달았고, 임 검사는 "공개적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답을 남겼다.
앞서 임 검사는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남부지검 김모(33) 검사가 평소 부장검사의 폭언에 시달렸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간부들을 비판하는 글도 올렸었다.
그는 "저 역시 16년째 검사를 하고 있다보니 별의별 간부를 다 만났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부장을 만나 사표를 내지 않으면 고소도 불사하겠다고 해서 사표를 받기도 했다"고 썼다.
또 "스폰서를 달고 질펀하게 놀던 간부가 저를 부장에게 꼬리 치다가 뒤통수를 치는 꽃뱀 같은 여검사라고 욕하고 다녀 10여년 전에 마음 고생을 많이 했었다"고 회고했다.
임 검사는 "검사 적격기간을 단축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이 법무부에서 재추진 중"이라며 "인사부터 좀 제대로 하고 적격심사를 강화하는 것이 순서일 텐데 선후가 무엇인지 모르는 거 같아 답답하다"고도 적었다.
특히 임 검사는 글의 말미에 김 검사를 언급하면서 "후배의 허무한 죽음에 합당한 문책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