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 문우람. (사진=자료사진)
브로커에게 2000만 원을 받고 경기조작에 가담한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투수 이태양이 불구속 기소됐다.
창원지검 특수부는 고의 볼넷을 던지는 등 승부 조작을 한 혐의(체육진흥법 위반)로 이태양(23) 선수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들에게 돈을 건네고 승부조작을 나선 브로커 조 모(36) 씨를 구속기소하고, 전주인 불법스포츠도박베팅방 운영자 최 모(36)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중간에서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군체육부대 소속 프로야구선수 문우람(24)을 검찰에 이첩했다.
이태양은 지난해 5월 29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브로커 조 씨에게 1이닝 실점을 청탁받아 실행하고, 대가로 현금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8월 6일 경기에서도 1이닝 볼넷을 내준 혐의도 있다.
이태양은 1회 볼넷을 던지거나 사구, 실투 등을 던지고도 마치 몸이 아직 풀리지 않은 것처럼 가장해 감독이나 관객 등이 조작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했다.
이태양은 7월 31일과 9월 15일에도 '4이닝 오버(양 팀 합계 6실점 이상)'와 '1이닝 볼넷'을 청탁받았지만,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경기에서 이태양은 돈을 받기로 했지만 받지 못했다.
이후 이태양은 지난 달 28일 검찰에 자수했다. 이태양과의 면담을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된 NC구단 측에서도 "자수하고 법적 처벌을 받자"고 이태양을 설득해 자수가 이뤄졌다.
검찰은 이태양이 자수하면서 브로커의 구속 등 수사가 순조롭게 진행됐고, NC구단에서도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 밝혔다.
구속된 브로커 조 씨는 승부조작 제의를 받고 구체적인 경기일정, 승부조작 방법을 협의한 뒤 이같은 정보를 최 씨에게 알려주고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자금을 댄 최 씨는 승부조작을 통해 불법스포츠도박에 베팅을 하고 1억 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우람은 지난해 5월 29일 경기에서 승부조작 청탁을 받고 600만 원 짜리 고급시계와 명품 의류 등 1000만 원 상당을 받은 혐의다.
문우람은 특히 브로커 조 씨에게 먼저 승부조작을 제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 씨와 문우람, 이태양은 경기 일주일 전 서로 경기일정, 승부조작 방법 등을 협의한 후 불법 스포츠도박사이트에서의 베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을 분배하기로 공모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문우람은 "시계는 대가성 없이 선물로 받은 것이며, 이태양에 전달한 가방에 돈이 있는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태양과 문우람이 돈 때문에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창원지검 김경수 특수부장은 "받은 돈을 생활비나 유흥비로 쓴 것으로 볼 때 젊은 선수들이 돈에 대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2011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스 입단 동기로, 이태양은 이듬해 신생구단인 NC로 이적해 선발투수로 나서며, '프리미어 12' 대표팀에도 승선하기도 했다. 문우람은 넥센에서 계속 선수생활을 하다, 지난해 12월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