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처가 부동산 매매 의혹과 진경준 검사장 부실 검증 책임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지만, 민정수석 자리를 버티고 있어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될지 회의적 시각이 벌써 많다.
민정수석은 검찰 등 사정기관을 담당하고 검찰 고위직 인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치여서 '셀프 수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에서다.
서울중앙지검은 우 수석이 진 검사장 부실 검증 의혹 등으로 고발된 사건과 우 수석이 처가 부동산 매매·몰래 변론 의혹 등을 제기한 언론사들을 고소한 사건 모두를 지난 20일 조사1부(이진동 부장검사)에 맡겼다.
같은 날 우 수석은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수사에 응할지에 대해 "부르면 가야 하지만 어차피 '모른다', '아니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라면 가겠지만 내가 진술할 말은 '모른다'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수사 초 이런 우 수석의 답변은 '공 들여 수사할 필요 없다'는 메시지를 검찰에 보낸 것으로 보는 시선이 나와 일찌감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우 수석이 민정수석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혀 그 배경에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까지 있어 검찰의 운신 폭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어 보이기도 하다.
(사진=노컷V 영상 캡처)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우 수석을 염두에 둔 듯 보이는 발언까지 내놨다.
박 대통령은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 진다"며 "여기 계신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마시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정부의 확고한 대응을 당부한 발언이지만, 우 수석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심경이 담긴 것으로도 해석됐다.
'소명의 시간까지 소신을 지켜 가라'는 건 의혹은 소명될 테니 직을 유지하고, 대통령 흔들기는 나라의 불안으로 이어진다는 시그널로 비춰질 수도 있어 보인다.
여기에 검찰 수사 라인 일부가 우 수석과 학연, 근무연 등으로 얽혀 있어 특검 불가피 주장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