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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부자들'은 영화가 아니라 실제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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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내부자들'은 영화가 아니라 실제 현실이었다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이 남긴 부끄러움

    (사진=뉴스타파 보도 영상 캡처)

     

    결론부터 말한다면 삼성 이건희 회장은 잘못을 저질렀다. 애초부터 성매매 의혹을 받을 행동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삼성의 회장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대한민국의 성공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그래서 충격의 동영상에 나오는 인물도 이건희 회장이 아니어야 한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연예인들의 성추문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인 것이다.

    제보를 받은 뒤 두 달여 동안 관련 취재를 해 온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마지막까지 보도를 고심했던 이유는 아마도 '부끄러운 해외토픽'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이미지 추락을 염려한 때문일 것이다.

    또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위상이 타격을 받게 될 경우의 경제적 역효과라든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2년 넘게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이 회장의 병세도 감안했을 듯하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동영상의 진위(眞僞)에 대해 전문가에게 문의한 결과 조작된 흔적이 없었음을 최종 확인한 뒤 '속속들이 썩은 대한민국이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신념을 갖고 보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도 이후 많은 시민들은 영화 '내부자들'을 떠올렸다. '내부자들'에서는 기업 회장과 여당 정치인, 보수성향 언론인이 술판을 벌이면서 옷을 벗은 채로 젊은 여성들로부터 성접대를 받는 장면이 수 차례 나온다.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사람들의 의구심은 이건희 회장이 등장하는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통해 실제 현실이 돼버렸다.

    동영상 파문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삼성그룹은 22일 공식 사과했다. 삼성 측은 "이건희 회장과 관련해 물의가 빚어진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건희 회장의 사생활에 관한 문제여서 회사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 측이 '사생활'을 언급한 배경은 앞으로 제기될 수 있는 사생활 침해 논란이나 명예훼손 등의 법리공방, 또는 성매매특별법 위반에 따른 경찰 수사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차원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사생활이어서가 아니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부끄러움에 유구무언(有口無言)인 것이다.

    이번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은 블랙홀처럼 시사 이슈를 빨아 들였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동영상은 이미 조회 수 400만을 넘어섰고, 이건희 회장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앞으로의 관심은 문제의 동영상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지에 모아진다.

    정의당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 법치가 만인에게 평등한지를 판가름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도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를 촉구했다.

    경찰은 '뉴스타파'로부터 동영상 자료를 건넨 받은 뒤 내사 착수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은 새삼스럽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지도층과 유력 인사들의 비뚤어진 성윤리 의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리고 삼성(三星)그룹은 하루에 세 번 자신의 몸가짐을 살피고 반성하는 의미로 삼성(三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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