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수석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이석수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의 여러 의혹들에 대한 본격적인 감찰에 착수했다.
이 특별감찰관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 있는 특별감찰관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우 수석에 대한 감찰 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 주말"이라고 답했다.
이어 첫 사건을 맡은 소감을 묻자 "소감이 뭐 있겠나. 법에서 정한대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특별감찰관법 2조에 따르면 특별감찰관은 감찰을 시작·종료할 때와 기간을 연장할 때 대통령에게 즉시 보고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부터 닷새 간 여름휴가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특별감찰관으로부터 우 수석에 대한 감찰 계획을 보고 받았다는 얘기다.
아울러 특별감찰관법 6조는 감찰 대상과 범위를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공무원이 된 이후의 신분관계로 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별감찰관은 우 수석을 둘러싼 각종 의혹 가운데 우 수석이 민정수석에 임명된 지난해 3월 이후 발생한 의혹들에 대해서만 감찰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 특별감찰관이 "법에서 정한대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언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 특별감찰관이 살펴볼 우 수석 관련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지난해 2월 의경으로 입대한 우 수석의 아들이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의 운전병 보직을 맡게 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다.
이와 함께 우 수석의 아들이 복무기간 511일 가운데 59일 간 외박을 하고 85차례 외출을 하는 등 잦은 외박을 했다는 의혹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김영진 의원을 통해 추가로 제기됐다.
우 수석이 아내가 대표로 있는 가족 회사를 이용해 재산을 축소 신고했는지, 넥슨 주식을 공짜로 받은 혐의로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의 인사검증을 제대로 거쳤는지도 감찰 대상이다.
하지만, 공직에 임명된 이후의 비리에 대해서만 조사할 수 있는 특별감찰관법상 우 수석의 처가와 넥슨과의 서울 강남 역삼동 땅 거래 과정은 제외될 전망이다. 우 수석의 처가 쪽이 넥슨에 부동산을 팔아넘긴 시점은 2011년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특별감찰이 사실상 '뒷북 감찰'이라는 비판과 함께 우 수석 사퇴론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현행 감찰관법상 의혹의 핵심인 우 수석의 처가 부동산 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가 빠진 감찰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며 "뒷북 감찰이고 검찰 수사의 시간벌기용"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우 수석은 8월 초까지는 사퇴하라"면서 진 검사장 사건의 책임을 물어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김수남 검찰총장의 동반 사퇴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