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방학중인 전국 초중고교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국방부 자료를 안내하라고 공문을 보내 빈축을 사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4일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사드 관련 자료 안내 및 학생 생활지도 철저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과 함께, 국방부가 만든 A4용지 10쪽짜리 대국민 안내 자료를 발송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앞서 국방부가 지난 18일 배포한 '사드배치 바로알기' 대국민 안내 자료에는 "사드 레이더 빔이 위쪽으로 방사되어 지상 인원이나 농작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거나 "레이더 지상 안전거리(100m) 밖에서는 전자파가 인체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교육부는 이 자료와 함께 일주일뒤 보낸 공문을 통해 "시도 교육청에서 이 자료를 관내 각급 학교 교직원과 학부모, 학생들이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특히 "사드 배치 관련 촛불집회 등에 학생들이 참여할 경우 안전사고 등의 우려가 있으므로 생활지도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 2014년에도 '북한 소행'을 맹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천안함 계기교육 공문을 전국 초중고교에 보내는 한편, 함께 발송한 자료에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우리도 군사력을 키워 같이 전쟁을 해야 한다"고 명시해 논란을 산 바 있다.
이번 사드 관련 공문을 놓고 일선 교육청과 교육단체, 야당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사회 현안에 대한 토론과 판단은 교육자의 몫"이라며 "교육당국이 일방적인 결론을 주입하는 건 비민주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부대변인도 이날 현안 브리핑을 갖고 "사드 배치의 일방적 홍보 교육, 선제적 여론 차단 확산은 교육부 본연의 임무가 아니다"라며 "즉각 사드 안전성 홍보교육 지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문을 받은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경기·인천·강원·전남·전북·광주는 일단 교육부의 협조 요청을 거부하기로 했다. "교육 과정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데다, 사회적 합의도 없는 상태"란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교육부측은 "국방부가 사드에 대한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교육부도 나서달라고 부탁한 것"이라며 "공공기관으로서 사드 관련 정부의 입장을 학교 현장에 안내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