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개통 첫날인1일 오전 인천지하철 2호선 (변이철 기자)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가는 길인데요. 인천지하철 2호선을 이용하니 공항 가는 길이 확실히 편해졌어요.”
1일 오전 인천시청역에서 만난 회사원 장유연(24·여) 씨의 말이다.
◇ 예상보다 승객 적어 '한산'전면 개통 3일째를 맞은 이날 오전 인천지하철 2호선은 전 구간에서 정상 운행됐다. 개통 이후 첫 번째 맞는 평일인 만큼 일부 혼란도 예상됐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출근시간대에도 승강장과 전동차 안은 한산했다. 환승역 주변의 몇몇 구간을 제외하고는 승객들은 대부분 앉아서 가는 모습이었다.
전동차에 탑승한 안전요원 양우영(28) 씨는 “개통 첫날 크고 작은 사고가 있어 긴장을 많이 했지만, 생각보다 승객들이 적어 다소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휴가철인데다 방학을 맞아 학생들도 거의 없어 한산한 것 같다”고 전했다.
전동차가 운행 속도를 줄인 탓인지 가속과 감속에 따른 불편함도 크게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서구청역에서 가정역 구간에서는 좌우 흔들림이 느껴졌다.
가좌동에 사는 최수명(62) 씨는 “안전에 큰 문제점은 느끼지 못했다”며 “버스보다 빨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오전 7시 30분쯤 검담오류(검단산업단지)역에서 만난 김영배(63) 씨도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회사가 검단사업단지에 있어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수원에서 인천을 오가는데 교통이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평일 개통 첫날인 1일 오전 정상 운행 중인 인천지하철 2호선 (변이철 기자)
◇ "운행 안정화…‘사고철’ 이미지 안타까워”정차시간과 배차간격도 비교적 정확했다.
전동차 안에서는 오전 7시 30분부터 ‘열차가 3분 간격으로 운행 중이니 무리하게 승·하차하지 마시고 다음 열차를 이용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주안역에서 운연역 방향으로 가는 전동차의 도착 시간을 조사한 결과. 8시 11분과 14분, 17분, 20분 등 대부분 3분 간격으로 도착했다. 또 정차시간도 대부분 30초를 지켰다.
인천교통공사는 배차 간격이 출퇴근 시간에는 3분, 평시에는 6분이며 정차시간은 환승역은 30초, 나머지 역은 20초라고 예고한 바 있다.
승차정원은 206명으로 1호선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배차간격을 1호선 보다 단축해 시민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했다는 것이 인천시의 설명이다.
주안역에는 인천교통공사 직원 8명이 나와 승객들의 안내를 도왔다. 개통 첫날 사고가 잇따라 언론에 주목을 받은 탓인지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이날 인천지하철 2호선에는 현장 점검에 나선 시와 공사 고위 간부들의 모습도 대거 목격됐다.
공사 직원 장선용 씨는 “일요일인 어제와 오늘 모두 열차가 정상 운행되고 있다”면서 “하필이면 개통 첫날 사고가 나 ‘사고철’의 이미지가 각인된 것이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각 지하철 승강장에는 승객들이 전동차가 정차하지 않는 지점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도 쉽게 목격됐다.
전동차 2량 1편성인 만큼 정확한 정차지점을 바닥에 표시해 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직 인도 포장작업도 안 된 운연역 모습 (변이철 기자)
◇ 운연역은 여전히 '나홀로 지하철역'개통 전부터 연결도로가 완공되지 않아 ‘나홀로 지하철역’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운연역에는 이용객들이 거의 없었다.
운연역에는 아직 버스정류장이 설치되지 않았고 연결 도로와 인도 포장 작업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시내버스 5번이 운연역에서 서창 2지구를 거쳐 인하대병원까지 운행하고 있었지만 배차간격(19분)이 너무 긴 탓인지 한산했다.
버스기사 조성만(63) 씨는 “오늘 출근시간대에 버스를 타고 운연역까지 온 승객은 4~5명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사업은 지난 2007년 1월 시작돼 9년 7개월간 2조 2,582억 원이 투입됐다.
서구 검단오류역에서 인천시청역을 지나 남동구 운연역을 잇는 총연장 29.2km의 노선이다.
모두 27개 정거장 가운데 고가역 5개, 지상역인 운연역을 제외한 나머지 21개 역이 모두 지하에 건설됐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기관사 없이 종합관제실이 전동차를 원격 제어해 자동으로 운행하는 무인 시스템이다.
공항철도(검암역)와 서울도시철도 7호선(석남역, 2020년 예정), 경인선 1호선(주안역)은 물론, 인천도시철도 1호선(인천시청역)과의 환승체계가 구축돼 도심 교통 혼잡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