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 시민공원 반포지구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시민들(사진=자료사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지난 94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무더운 여름밤이 찾아왔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7월 서울 열대야 발생 일수는 모두 10일로 최악의 무더위가 찾아왔던 94년 7월(21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서울은 지난 78년과 97년에도 7월 열대야 발생일수가 10일을 기록했지만, 근년도를 가장 위로 올리는 기상청 순위 계산법에 따라 2위로 기록됐다.
◇ '최악의 무더위' 94년 이후 가장 더운 여름밤인천과 강화지역도 7월 열대야 일수가 각각 9일과 3일로 94년(인천 16일·강화 7일)에 이어 두 번째로 무더운 해로 기록됐다.
수원도 하루 최저기온이 25℃가 넘는 열대야 현상이 7월에만 9일이나 발생하면서 역시 94년(23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강원권에서는 춘천과 원주에서 열대야가 4일 발생하면서 올해 7월이 3위로 기록됐다. 또 열대야 현상이 이틀 관측된 홍천도 올해 7월이 73년과 83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7월 전국 평균 열대야일수도 4.0일로 평년(2.3일)보다 1.7일 많았다. 이 같은 수치는 94년(8.9일)과 2013년(6.6일), 78년(5.2일), 2008년(4.3일), 2001년(4.1일)에 이어 6번째로 많은 것이다.
특히 열대야 현상은 19일부터 31일까지 7월 후반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열대야 지속기간을 지역별로 보면 제주 18∼31일, 서울 21∼27일, 광주 23∼31일, 부산·포항,·목포·여수·창원 24∼31일, 강릉·전주·정읍 26∼31일 등이다.
기상청 기후예측과 임소영 분석관은 "무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평소보다 일찍 올라와 덮었고, 밤에는 구름이 많아 복사냉각이 원활하지 못해 열대야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기록적인 무더위가 한여름 밤을 강타하면서 전국에서 일 최저기온을 경신한 도시들도 속출하고 있다.
경남 거제는 지난 28일 밤사이 최저기온이 무려 27.8℃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저기온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밖에도 청주(26.8), 상주(25.9), 성산(27.3), 영천(26.6), 창원(27.7), 해남(27.7), 고산(27.4), 통영(26.9), 목포(27.3), 여수(26.6) 등 10곳이 지난달에 최저기온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 한강 시민공원 반포지구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시민들(사진=자료사진)
◇ 8월에도 열대야 '기승'…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야8월에도 '찜통더위'와 '열대야 현상'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케이웨더 이재정 예보팀장은 "본격적인 더위가 예상되는 다음 주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절정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열대야 일수는 서울 기준으로 가장 더웠던 1994년까지는 아니더라도 2013년의 23일은 갱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폭염으로 인한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월 23일부터 7월 30일까지 전국에서 열사병 등으로 8명이 숨지고, 751명의 온열질환자가 신고됐다.
온열질환자는 특히 7월 마지막 주(24일~30일)에 전체 환자의 33%가 신고됐고 같은 기간 사망자도 5명이나 발생했다.
의학전문가들은 "열대야로 잠들기 어려울 때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거나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조언한다.
또 "커피나 청량음료를 피하고 에어컨이나 선풍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