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조성으로 암묵적 규제 가능
-방송사 100% 국영, 지침 따라야
-사드 발표 후 현지는 뒤숭숭
-준비중이던 사업도 재협의
-센카쿠 열도 분쟁 때도 유사 상황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신희(중국이오에스엔터테인먼트 대표 · 중국대중문화평론가)
'중국에 대한 방송 콘텐츠 교류협력과 한류 수출이 큰 암초에 부딪친 게 아닌가 하는 징후를 곳곳에서 감지했다', 예. 방송통신위원회의 김재홍 부위원장이 지난주 중국을 다녀온 뒤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입니다. 실제로 김 부위원장은 장쑤성의 방송통신 담당자와 면담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일방적으로 취소를 당했고요. 이어서 장쑤TV와의 협력 논의 일정도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죠.
그뿐이 아닙니다. 우리 연예계에서도 인기 가수들의 중국 콘서트가 취소됐다,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 이런 소문들이 파다한데요. 우리나라와 중국의 문화 콘텐츠 수출입 규모가 자그마치 3조 5000억 원입니다. 어마어마한 시장이죠. 그런데 중국에서 정말 사드 보복이 시작된 거라면 이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혹은 기우일까요? 중국 현지 연결해 보겠습니다. 중국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중국 이오에스엔터테인먼트의 대표세요. 박신희 대표 연결을 해 보죠. 박 대표님 안녕하세요?
◆ 박신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베이징에 계신다고요?
◆ 박신희> 네, 현재 베이징입니다.
◇ 김현정> 연예 사업을 중국에서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박신희> 햇수로 한 11년째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11년. 그런데 요사이 들어서 정말 분위기의 묘한 변화가 느껴지십니까?
◆ 박신희> 예. 주변에서 저한테 전화를 해서 걱정하는 목소리들을 전하는 거 보니까 아무래도 문제들이 발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떤 걸 보면 그렇게 미묘하게 좀 변하고 있구나 느끼세요?
◆ 박신희> 일단은 중국 친구들은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계속 해야 되는 건지, 아니면 한중 문화교류 측면에서 진행됐던 것들을 잠시 (멈추고) 관망해야 되는 건지 아니면 계속 진행해도 되는 건지 이런 것에 대해서 저한테 계속 물어보고 있거든요.
◇ 김현정> 중국인 친구들이?
◆ 박신희> 예. 중국인 친구도 그렇고 중국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들도 그렇고요.
◇ 김현정> 한국인들이 물어보는 거야 지금 뒤숭숭하다고 하니까 물어볼 수 있지만 중국인들이 물어보는 건 뭔가 심상치 않으니까 이거 계속해도 괜찮을까 이런 얘기들을 하는 거잖아요?
◆ 박신희> 에. 중국 친구들 같은 경우는 이런 정부 정책이나 굉장히 민감하거든요. 정부 정책이 나오면 거기 따라야 되고요. 그런데 이제 구체적으로 정부 정책이 발표가 되면 진행을 하자말자 이렇게 나오는데. 그렇지 않고 분위기상에서 이러이러한 분위기다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될지 좀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왜 그런 분위기 얘기가 나왔냐면 광전총국이라고 해서 우리로 치면 방송통신을 총괄하는 위원회 격인 게 있죠? 광전총국. 그 광전총국이 얼마 전에 한류와 관련된 회의를 했다면서요?
◆ 박신희> 지난 7월 26일 아마 회의가 있었던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최근 국제정세를 반영해서 외국 연예인들의 출연 자제, 그다음에 방송 자제 이런 부분들을 얘기했던 것 같고요. 그 주요 내용들이 한국을 타깃으로 한 게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 광전총국의 회의가 비공개였어요. 그래서 보도도 안 나오고. 그저 한류 얘기가 오고 갔다는 것 정도만 한국에서는 들었는데. 현지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얘기들이 새어나오는 거군요?
◆ 박신희> 그렇죠. 아무래도 중국 친구들도 그런 부분들을 알아보려고 많이 노력을 하고요. 분위기가 어떠냐 이런 부분을 확인하려고 하고 있고요. 중국 친구들이 두 가지 정도는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것 같은데요. 하나는 중국 방송에서 한류 연예인들 출연을 좀 자제하는 게 좋겠다, 그런 내용하고요. 또 하나는 한국 드라마 부분에 있어서 방송도 좀 자제하는 게 좋겠다. 그런 내용들은 지금 방송 쪽에서 그런 부분들이 좀 얘기되지 않았나 그렇게들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공식 문건이 나왔다든지 회의의 발언들이 공식 보도가 됐다든지 그건 아닌데. 거기에 참여했던 사람들에 의해서 지금 전해지는 전언이군요.
◆ 박신희> 그런 것들이 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홍콩 통신사인) 홍콩연합신문망에도 발표가 되고 이러니까 이런 걸 나는 들었다, 이런 얘기들이 돌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제 돌고 있거든요.
◇ 김현정> 홍콩연합신문망이라는 건 그러니까 중국 신문이 아니라 홍콩 통신사죠?
◆ 박신희> 예. 홍콩 보도를 이제 중국에서 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아니, 한국 연예인들을 출연을 자제시켜라. 이게 우리나라라면 사실 상상하기 어려운 규제인데요. 중국은 정부의 영향력이라는 게, 방송사에 대한 영향력이라는 게 아직도 이렇게 상당합니까?
◆ 박신희> 그렇죠. 아무래도 중국은 방송국들은 광전총국의 통제를 받고 있고요. 다 국영입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국가 쪽에서 하는 정책이나 이런 부분들을 따라야 되는 게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강하죠.
◇ 김현정> 중국에 방송사가 몇 개나 있어요?
◆ 박신희> 일반적으로 얘기할 때는 250여 개다. 여기 보면 현이나 이런 곳에 있는 작은 방송국까지 하면 3000개 정도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전부 다 국영입니다.
◇ 김현정> 다 합치면 3000개인데 전부 국영이고, 광전총국의 통제를 받고있다는 말씀이세요?
◆ 박신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상당한 영향력이네요.
◆ 박신희>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이렇게 하라고 가이드라인이 나왔는데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거죠?
◆ 박신희> 따르지 않는 거는 별로 생각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라는 말씀?
◆ 박신희> 예. 그동안에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따르지 않은 케이스들이 별로 없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 방송국이 (굳이) 피해를 입으면서 그건 아니다, 이렇게 얘기할 방송국은 중국 분위기상 없을 것 같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 회의 내용이 일단 소문이 전해지면서 이렇게 뒤숭숭한 거고요. 실제로 우리 한류 사업가들에게 가시화된 어떤 피해 사례도 있나요?
◆ 박신희> (사드배치 발표하기) 전에는 그런 부분들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사드 문제가 생긴 다음에 저도 이쪽 분야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중국 친구들한테 ‘문제가 좀 있지 않겠냐’ (이렇게 물었는데) 중국 친구들이 ‘문제가 조금 있겠지, 그런데 아마 그게 크지는 않을 거야’ 그런 입장이었거든요. 그만큼 분위기상으로 이런 부분에서 규제나 이런 부분이 보이지 않다가 이번에 그런 것들이 나오면서 중국 친구들도 이제 좀 심각하다, 이런 상황들에 이제 반응들을 보이기 시작한 거죠.
◇ 김현정> 사드 배치 문제가 대두되고 중국이 격한 반응 보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건 없었는데 그제 이 광전총국의 회의 내용이 소문이 퍼지면서부터 ‘이상하다, 보복이 시작된 건가?’ 이런 얘기가 구체화되기 시작한 거군요.
◆ 박신희> 예, 그렇죠. 본인들이 하는 작업이 이런 일로 해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건지 확인해나가는 작업 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박 대표님도 웹 드라마 한 편을 계약하려다가 이번에 조금 안 좋게 장애를 만나셨다면서요?
◆ 박신희> 저도 지금 10월에 제가 직접 쓴 드라마를 한중 합작으로 제작을 하려고 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도 지금 중국 친구들하고 다시 협의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다시 협의 중에 있다는 말씀, 갑자기 잘 나가다가 협의하자 이렇게 된 거예요?
◆ 박신희> 그렇죠. 아무래도 이런 부분들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서 저희가 진행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냥 무작정 진행하자 이럴 수도 없고 중국 친구들도 좀 더 확인을 해 보자, 이런 입장인 거죠.
◇ 김현정> 혹시 만들어 놨는데 갑자기 뭔가 규제책이 떨어져서 매체에 풀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 박신희> 그렇죠. 왜냐하면 중국에는 비준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방송을 만들어놓고, 프로그램을 만들어놓고 방송을 하려면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됩니다. 그걸 비준이라고 하는데 그걸 못 받으면 풀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는 이제 비준을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중국 친구들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박 대표님처럼 잘 하다가 그쪽에서, 일을 잘하다가 갑자기 이런 분위기가 되면서 좀 당황스러운 분들, 우려하는 분들 많으시겠어요.
◆ 박신희> 네, 여기저기서 저한테 전화 와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물어보고요. 분위기가 어떠냐 이렇게 물어보고요. 그래서 일단 지금은 관망세 아니냐, 제가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드 발표 날 때쯤부터 걱정을 하기는 하셨어요?
◆ 박신희> 그렇죠. 왜냐하면 그런 부분들은 민감하기 때문에 당연히 사드 발표가 났을 때 이쪽에서 엔터테인먼트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중국 친구한테 첫 질문이 ‘(사드) 이런 게 있는데 좀 문제가 있지 않겠냐?’ 이렇게 물어봤던 거고요. 당시는 이제 걔네들도 크게 이렇게 반응은 하지는 않았죠. ‘있긴 있겠는데 크겠어?’ 이 정도였습니다.
◇ 김현정> 걱정이 되네요. 사실 이제 과거에 유사한 사례 하나를 좀 떠올려보자면 중국하고 일본하고 센카쿠 열도 분쟁이 있지 않았습니까?
◆ 박신희> 예. 그렇죠.
◇ 김현정> 그때도 연예인 방송 출연 금지라든지 이런 제한이 있었습니까?
◆ 박신희> 그때도 제가 알기로는 공식적인 문건이 내려온 건 없었고요. 다만 이제 ‘국제적인 마찰이 있을 수 있으니까, 이러이런 분위기가 있으니 잘들 자제 좀 해 봐라’. 아마 이런 식의 분위기, 저는 개인적으로 그걸 ‘암묵적 규제’라고 하는데. 그런 분위기들이 연출이 되면서 그게 이제 확산이 되면서 연예인 출연이 안 되고 드라마 수입이 안 되고. 그러면서 지금은 이제 중국 방송이나 이런 데서 일본 연예인이나 일본 드라마들 보기 굉장히 어렵거든요.
◇ 김현정> 즉 공식적으로 뭐가 내려오지 않아도 암묵적인 분위기만으로도 찬물을 끼얹어버릴 수 있는 거군요?
◆ 박신희> 그렇죠. (분위기만으로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참 중국 현지에서 11년 동안이나 사업을 하신 분인데, 연예사업을. 지금 이 시점에서 꼭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실 것 같아요.
◆ 박신희> 일단은 이쪽 분야에서 일을 하는 사람 입장으로서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되고요. 또 한중 문화 교류가 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도 우려가 많이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제 이런 문제가 저 개인이나 또는 관련 업계의 일부 노력만으로 풀 수 있는 사항은 아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박신희> 그래서 정부나 관계기관들이 좀 더 여기에 심각한 구상을 깨닫고 그런 부분들을 파악해서 해결 방안들을 여기 있는 현지 관계자들하고 좀 협력해서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좀 적극적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외교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될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거기 사업하시는 분들끼리만 힘 모아서 뭐 한다고 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싶습니다.
◆ 박신희> 그건 어렵습니다.
◇ 김현정> 예. 중국의 시스템이라는 것이. 사드 때문에 요즘은 중국에서 들려오는 소식 하나하나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문화 한류의 적신호가 감지된다는 소식 듣고 저희가 중국 현지 연결을 해 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박신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중국대중문화평론가시죠. 중국 이오에스엔터테인먼트의 박신희 대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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