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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달인 몽골인 "가장 싫은 한국말은 ㅋㅋㅋ"

사회 일반

    한국어 달인 몽골인 "가장 싫은 한국말은 ㅋㅋㅋ"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투르턱그터흐 강빌릭(몽골 울란바토르대)

     

    웅변, 이게 생각보다 쉬운 게 아니죠. 큰 소리로 정확하게 청중을 설득해 내야 하는 건데요. 그런데 외국인들이 한국말로 웅변을 한다면 어떨까요? 지난달 한국웅변인협회와 주 태국한국문화원 공동 주최로 세계 한국어 웅변대회가 열렸습니다. 이 대회에서 최우수상 총재상을 수상한 몽골인이 화제인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몽골 울란바토르 대학의 투르턱그터흐 강빌릭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강빌릭 씨 안녕하세요?

    ◆ 강빌릭>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 김현정> 강빌릭 씨는 자기소개를 좀 직접 한국말로 해 주시겠어요?

    ◆ 강빌릭> 안녕하세요? 저는 몽골 울란바토르대학교의 4학년에 재학 중인 강빌릭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몽골에 사시는 몽골 분이 맞죠?

    ◆ 강빌릭> 네, 저 지금 몽골에서 살고 있어요.

    ◇ 김현정> 한국 교포나 이런 거 아니시고요?

    ◆ 강빌릭> 네. 아니에요. (웃음)

    ◇ 김현정> 이야, 그런데 어쩜 이렇게 한국말을 잘하세요?

    ◆ 강빌릭> 어렸을 때부터 배워서 그런지 조금 익숙해진 것 같아요.

    ◇ 김현정> 아니, 한국말을 배운 지 얼마나 되셨는데요?

    ◆ 강빌릭> 한국어를 배운 지는 지금 한 거의 6, 7년 정도 돼가요.

    ◇ 김현정> 6, 7년. 지금 실례지만 지금 나이가?

    ◆ 강빌릭> 22살입니다.

    ◇ 김현정> 22살. 6, 7년이면 그럼 10대 때부터 배웠다는 얘기네요?

    ◆ 강빌릭> 네, 16살, 그때쯤부터요.

    ◇ 김현정> 한국에 와서 좀 산 적도 있습니까?

    ◆ 강빌릭> 네. 저 한국에 가서 한국어학당도 다니고 대학교도 한 학기 다니다 왔어요.

    ◇ 김현정> 그럼 총 몇 년 계셨어요, 한국에는?

    ◆ 강빌릭> 한 4년 정도 있었어요. 4, 5년 정도.

    ◇ 김현정> 그래요? 대단하네요. 좋습니다. 일단 웅변으로 상을 타신 분이니까 웅변 실력을 먼저 우리가 듣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주제가 뭐였죠?

    ◆ 강빌릭> 한국어 바로 쓰기와 보급을 위한 방안.

    ◇ 김현정> 주제도 어려워요. (웃음) 한국어 바로 쓰기와 보급을 위한 방안. 일부분만 좀 청해도 될까요?

    ◆ 강빌릭> 알겠습니다.

    ◇ 김현정> 자, 시작.

    몽골 울란바토르대 투르턱그터흐 강빌릭 씨 (사진=본인 제공)

     

    ◆ 강빌릭> ‘한국인들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처음 만들 때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를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비록 몽골인이지만 한글을 사랑하기 때문에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서 한국에 갔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한글과 한국어를 사랑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여러분, 한국어 한글은 아름다운 여러분의 문화입니다. 여러분의 아름다운 문화를 제발 사랑해 주십시오. 이제부터 바르고 예쁜 한국어 한글을 사용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와! 여러분, 몽골인입니다, 몽골인. 참 대단합니다. 실제로 한국인들하고 대화하면서 낯설고 황당했던 은어, 외래어, 비속어 어떤 거 기억나세요?

    ◆ 강빌릭> 아예 자음, 모음으로 이응 키읔(ㅇㅋ)이라든지.

    ◇ 김현정> 오케이면 이응, 키읔. 뭐 이런 식으로.

    ◆ 강빌릭> 네. 그리고 또 히읗 디귿 디귿 (ㅎㄷㄷ) 이런 식으로.

    ◇ 김현정> 히읃 디귿 디귿, 후덜덜. (웃음) 웃음소리는 키읔키읔키읔(ㅋㅋㅋ) 이런 식으로.

    ◆ 강빌릭> 네. 그런 말은 사전에도 안 나오니까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많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6, 7년 전에. 지금 말씀하시는 걸 보면 한국사람보다 한국어를 더 사랑하시는 분 같아요. 정말 또 제대로 잘 쓰고 계시고. 6, 7년 전에 어떻게 이렇게 한국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한국말을 배워야겠다. 내가 가서라도 배워야겠다. 이 생각을 어떻게 하셨어요?

    ◆ 강빌릭> 제일 처음에 접한 건 야인시대라고.

    ◇ 김현정> 드라마 야인시대, 액션물?

    ◆ 강빌릭> 네. 야인시대가 맨 처음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 알아가고 한국어에 대해 배워가면서는 어떤 매력을 느끼셨어요?

    ◆ 강빌릭> 되게 한 단어인데도 불구하고 되게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는 단어들도 많았고 뭔가 따뜻한 말이라든지 그런 것도 되게 많이 있더라고요.

    ◇ 김현정> 제일 좋아하는 단어, 한국어 단어가 있다면?

    ◆ 강빌릭> ‘정’이라는 단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정’이라는 단어는 몽골에는 없습니까?

    ◆ 강빌릭> 가끔씩 통역을 하다 보면 ‘정’ 이란 단어를 쓸 때가 있는데 이게 몽골어로 번역, 통역하기에는 조금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의미라서 정확한 단어는 없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미운 정, 고운 정, 정이 들었네 이것은 그냥 사랑하고는 좀 다른 거고요. 그렇죠?

    ◆ 강빌릭> 네. 좋아한다고 표현하기에도 좀 오해를 할 것 같고 그래서 통역을 할 때 나오면 좀 머뭇거리게 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 강빌릭>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도 몽골에는 정확한 단어가 없어요. 보통 이제 한국인들하고 체육대회를 하거나 일을 마치고 난 다음에 한국 사람들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하는데 그건 몽골인들에게 통역을 해 주기에는 조금 말이 이상해서 그런 단어들 때문에 통역할때 가끔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아요.

    ◇ 김현정> 머뭇거리게 되는데 또 그게 매력이기도 한 거죠.

    ◆ 강빌릭>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래요. 한국말 너무 잘하니까 지금 제가 몽골인하고 대화하는 느낌이 전혀 안 나는데요.

    ◆ 강빌릭> 아니에요. (웃음)

    ◇ 김현정> 몽골에도 한류바람이 거셉니까?

    ◆ 강빌릭> 네, 2014~2015년부터 되게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한국 문화가.

    ◇ 김현정> 가장 인기 있는 건 뭐죠?

    ◆ 강빌릭> 아무래도 가수들이 제일 인기가 많고 최근에는 ‘태양의 후예’ 열풍이 여기까지도 와서요.

    ◇ 김현정> 우리 강빌릭 씨는 연예인, 한국 연예인 누구 제일 좋아합니까?

    ◆ 강빌릭> 예전에는 소녀시대 태연씨. 요즘에는 드라마만 보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드라마 보고. 강빌릭 씨는 대학에서 전공도 한국어 하고 계시죠?

    ◆ 강빌릭> 네, 지금 대학교는 한국어학과예요.

    ◇ 김현정> 예, 그러면 후에도 졸업 후에도 한국과 관련된 어떤 일을 생각하고 계시는 거예요?

    ◆ 강빌릭> 네, 졸업한 후에는 한국과 몽골을 이을 수 있는, 아니면 한국어를 이용한 그런 직업을 갖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참 기분 좋습니다. 든든한 친구가 하나 생긴 것 같은 그런 느낌인데요. 좋아하는 한국말 ‘정’이라고 알려주셨으니까 몽골어로는 ‘사랑해요’ 어떻게 하는지 이 기회에 배워봐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 강빌릭> 그럼 제가 알려드릴게요.

    ◇ 김현정> 네.

    ◆ 강빌릭> ‘비 참드 해르태’

    ◇ 김현정> ‘비 참드 해르태.’ 몽골어로 ‘나는 너를 사랑한다.’

    ◆ 강빌릭> 네, 맞아요. 기억해 주세요.

    ◇ 김현정> 강빌릭 씨, 앞으로도 한국말 많이 사랑해 주시고요. 널리널리 좀 홍보해 주시고요. 한국과 몽골 사이에 다리를놓는 이 역할, 가교역할도 부탁드리겠습니다.

    ◆ 강빌릭>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예, 세계한국어웅변대회의 최우수상 총재상을 수상한 외국인입니다. 몽골인, 강빌릭 씨였습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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