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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친일파가 받은 '대한민국 훈장(勳章)'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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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친일파가 받은 '대한민국 훈장(勳章)'의 의미

    (사진=뉴스타파 제공)

     

    광복 70주년이었던 지난해 8.15 광복절을 앞두고 영화 '암살'이 개봉됐다.

    일제 치하에서 독립운동가들과 임시정부 요원들의 항일 무장운동을 다룬 '암살'은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많은 사람들은 조국 독립의 절절함과 함께 '친일파'의 민낯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는 71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 강점기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영화 '덕혜옹주'가 개봉돼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덕혜옹주' 역시 일제 식민지하의 시대적 아픔을 그리고 있다.

    황실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고종황제 후궁의 딸인 덕혜옹주는 조선 황실의 흔적을 지우려는 일제의 볼모 신세가 됐고, 1945년 해방 이후 고국으로 돌아오려 했지만 이승만 정부의 거부로 입국 좌절을 경험해야만 했다.

    두 영화에는 똑같이 친일파가 등장한다. 암살에서는 강인국·염석진, 덕혜옹주에서는 친일파 이완용의 수하 한택수가 그들이다.

    1919년 4월 13일 상해에서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1945년 8월 15일 독립을 쟁취한 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져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친일파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불편한 진실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한 기관장급 인사가 공개적인 장소에서 '천황폐하 만세'를 삼창해 국민적 공분을 사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더욱이 친일파 문제는 아직도 불씨가 사라지지 않은 뉴라이트發 '건국절' 논란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제에 부역했던 친일파들로서는 1919년 상해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할 경우 민족 반역자임을 자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삼으려 한다.

    1948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 취임식 모습. (사진=대통령기록관)

     

    그러나 광복 3년 뒤인 1948년 8월 15일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날일 뿐이다. 대한민국 국호는 이미 1919년 임시정부 때 정해진 만큼 굳이 정한다면 건국절은 1919년 4월 13일이어야 하고, 일제와 맞서 싸워 독립을 쟁취한 1945년 8월 15일이 마땅히 광복절인 것이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8.15 광복절 기념사에서 "오늘은 광복 70주년이자 건국 67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언급해 다시 한번 논란을 촉발시켰다.

    그러나 올해는 광복절을 앞두고 '건국절' 논란이 일기 보다는 친일파들이 받았던 '훈장(勳章)'이 관심사로 떠오를 것 같다.

    인터넷 독립언론인 <뉴스타파>가 4일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지난 68년 동안 친일파 222명이 대한민국 훈장 440건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확정한 친일파 1,006명과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4,700여명의 서훈 내역 72만건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친일파들이 받은 서훈의 전체 건수를 보면 전체 440건 중 84%인 368건이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기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때에도 50건의 훈장이 수여됐다.

    직군별로는 군인이 53명에 18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문화예술계 43명에 66건, 관료, 종교계, 법조계, 경찰인사 순이었다.

    특히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를 체포·고문해 '친일 경찰'의 대명사로 꼽히는 노덕술(1899~1968)은 이승만 정권 때 3건의 훈장을 받은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무려 14개의 훈포장을 받았고, 12·12 군사 반란으로 집권한 전두환 등 신군부도 훈포장을 받았다.

    <뉴스타파>는 "친일파 훈장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굴곡진 자화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71년 전인 1945년 8월 15일…우리는 잃었던 나라와 주권을 되찾았지만, 대한민국은 아직도 일제의 잔재 속에 되돌려 놓지 못한 많은 것들과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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