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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변형 농산물 공포…식약처, 수입밀 50% 무사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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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전자변형 농산물 공포…식약처, 수입밀 50% 무사 통과

    국내 반입된 식용 밀의 50%는 유전자변형 검사 없이 그대로 식탁에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최근 아르헨티나에서 선적돼 국내로 들어왔던 사료용 밀이 유전자변형(GM) 밀로 판명됐다. 다행이 검역 과정에서 유전자변형 사실이 드러나 전량 폐기처분됐지만, 자칫 국내에서 유전자변형 밀로 만든 사료가 대량 유통될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사료용 밀에 대해선 유전자변형 검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사람이 먹는 식용 밀에 대해선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드러났다.

    지난 2013년 유전자변형 밀이 발견된 미국산에 대해서만 검사를 실시하고, 호주와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다른 국가에서 재배된 밀은 검사하지 않고 무사통과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 수입 밀 유전자변형 검사, 부처 간 제각각

    현재 외국산 수입 밀에 대한 유전자변형 검사업무는 식용 밀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맡고, 사료용 밀은 농림축산식품부가 담당하는 이원화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식용 밀은 주로 미국과 호주,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지난해 이들 3개 나라에서 수입한 밀은 모두 241만 톤에 달했다. 올해도 지난 7월 25일까지 146만 톤이 수입됐다.

    국내 연간 쌀 소비량이 400만 톤인 점을 감안하면 수입 밀 소비량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반해 사료용 밀은 아르헨티나와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수입되고 있다. 사료용 밀의 수입물량은 지난해 157만 톤에 달했고, 올해는 지난 6월까지 91만 톤이 들어왔다.

    수입 밀에 대한 유전자변형 검사는 수입업자가 신청하면 식약처와 농식품부가 서류검사와 현장검사, 실험실 정밀검사 과정을 거쳐 합격 또는 불합격 판정을 내리게 된다.

    ◇ ‘미승인 유전자변형’ 국제거래?....우리나라도 안전지대 아니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26일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자료를 배포했다. 아르헨티나산 사료용 수입 밀 7만5천 톤 가운데 ‘미승인 유전자변형 밀’이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연구 목적으로 승인된 유전자변형 밀은 있어도, 상업적인 판매 목적으로 승인돼 재배되는 유전자변형 밀은 전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동안의 주장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변형 밀은 지난 2013년 5월 미국 오리건주에서 발견된 유전자변형 밀(품목명 : MON 71800)과 동일한 유전자가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미국에서 발견된 미승인 유전자변형 밀은 세계적인 농업회사인 몬산토사가 개발해, 재배에 성공하면서 유전자변형 농산물의 심각성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됐다.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송동흠 사무총장은 “이번에 국내에서 적발된 사건은 이미 외국에서 유전자변형 밀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재배돼 거래되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수출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아르헨티나산 수입밀 검사...사료용만 하고 식용은 무사통과

    그런데, 이처럼 아르헨티나산 사료용 밀에 대해선 유전자변형 검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사람이 먹는 식용 밀에 대해선 그동안 유전자변형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던 사실이 밝혀졌다.

    식약처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7월 25일까지 모두 4건, 380톤 규모의 아르헨티나산 식용 밀이 수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식용 밀에 대해선 수입업자로부터 신청을 받아 서류심사만 하고 국내 반입을 허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르헨트나산 식용 밀에 대해 유전자변형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그는 또한, “아르헨티나에서 미승인 유전자변형 밀을 재배한다는 (국제)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수입된 식용 밀에 대해서 굳이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식용 밀을 검사할 필요가 없었다면 사료용 밀도 검사할 필요가 없었는데, 농식품부는 사료용 밀에 대해 검사를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밀은 식용 품종과 사료용 품종이 별도로 있는 게 아니다. 품질이 좋은 것은 식용으로 소비하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사료용으로 사용할 뿐이다.

    따라서, 아르헨티나산 사료용 밀에서 미승인 유전자변형 밀이 발견됐다면, 식용 밀에도 얼마든지 섞여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식약처는 이와 관련해 “이미 수입 통관된 아르헨티나산 식용 밀에 대해서는 유통, 판매를 중단하도록 조치했다”며 “앞으로 수거, 검사를 통해 미승인 유전자변형 밀이 혼합되지 않은 제품만 유통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뒤늦게 사후 약방문 조치를 취한 것이다

    ◇ 국내 유통 중인 식용 밀의 50%, 유전자변형 검사 없이 소비자 식탁에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식약처는 그동안 미국산 식용 밀에 대해서만 유전자변형 검사를 실시하고, 호주와 캐나다산에 대해선 아예 검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 관계자는 “미국산은 지난 2013년 오리건 주에서 미승인 유전자변형 밀이 발견됨에 따라 검사가 이뤄졌지만, 호주와 캐나다산 식용 밀은 아르헨티나산 밀과 마찬가지로 유전자변형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입 식용 밀 가운데 무려 50%를 차지하는 호주와 캐나다산 밀이 유전자변형 검사 없이 그대로 수입돼 소비되고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 식품안전을 책임져야 할 식약처가 검역, 검사업무를 유기했다는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송동흠 사무총장은 “유전자변형 농산물이 세계 어느 나라에서 재배되고 유통되는지 우리 정부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냥 미국과 호주 등 다른 나라가 재배하지 않는다고 알려오면 그대로 믿고, 검역 검사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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