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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양궁 쾌거에 자동차 R&D 기술 적용됐다

    '뇌' 집중력 위해 활쏘기· 공띄우기 '스마트 게임' 실시

    (이미지=현대차그룹 제공)

     

    한국 양궁이 리우 올림픽에서 전 종목 석권이라는 기록을 세운 데는 양궁을 후원한 현대차 그룹의 자동차 R&D 기술 지원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제작에 쓰이는 재료, 동역학, 뇌과학, 3D 프린터 등 현대차 그룹의 연구 개발 기술이 양궁 훈련장비 및 훈련기법에 적용됐다는 것이다.

    1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센터는 양궁협회와 함께 이번 리우올림픽 양궁 출전 선수들에 대해 활 비파괴검사, 맞춤형 그립, 슈팅 머신, 뇌파측정 훈련 등 4개 분야에서 기술지원을 했다.

    현대차 그룹은 “한국의 양궁이 이미 최강의 양궁 실력을 갖췄지만 이를 더 완벽하게 펼칠 수 있도록 자동차 R&D 기술을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기술지원 프로젝트는 양궁선수들이 평소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내용들을 듣고 자동차 R&D 기술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한 것이다.

    ◇ 활 비파괴검사

    3D CT 촬영 모습(좌). 날개 단면 내부 균열(우) (사진=현대차 그룹 제공)

     

    지난 2008년 베이징대회를 앞두고 한국 남자양궁의 간판이던 박경모 선수는 당황스런 일을 겪었다. 베이징으로 떠나기 직전 평소 사용하던 활이 부러져 익숙하지 않은 새 활로 경기에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보통 리커브 활의 날개는 서로 다른 5층의 재질로 되어 있어 육안으로는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알기가 쉽지 않다. 날개 내부에 데미지가 축적되기 때문에 경기 도중이나 직전 활이 부러지는 위험성이 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신차 개발 시 부품들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비파괴 검사 기술를 활에 적용했다. 3D CT 장비를 사용해 부품을 3D 영상으로 재현, 내외부를 정밀 분석하는 방법이다.

    장비 파손에 대한 불안을 없애 심리적인 안정 상태에서 시합에 임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실제로 지난 6월말 실시한 검사를 통해 일부 선수는 사용하던 활 날개 내부에 미세한 균열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활 날개를 교체해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 맞춤형 그립

    3D 스캔중인 모습(좌), 완성된 맞춤형 그립(우)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통상적으로 양궁 선수들은 활의 중심에 덧대는 '그립'을 자신의 손에 꼭 맞도록 직접 손질한다. 기성품 그립을 칼로 깎거나 찰흙을 덧대 자신만의 수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리우 대회처럼 장기간 경기가 벌어지는 도중에 그립에 손상이 가면 새 그립을 다시 손에 맞도록 다듬어야 해 컨디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한다.

    이에 현대·기아차 디자인센터는 3D 스캔 기술을 활용해 선수의 손에 꼭 맞는 맞춤형 그립을 제작했다.

    선수들의 손에 이미 맞도록 손질한 그립을 미세한 흠집까지 3D 스캐너로 스캔해 그 모습 그대로 3D 프린터로 재현한 것이다. 이번 리우 대회를 위해 선수 한명당 5개씩을 제작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슈팅머신(화살분류기)

    균질한 품질의 화살을 분류하는 기기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양궁에서 화살은 활과 함께 최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 꼭 필요한 장비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자신에게 맞는 화살을 고르기 위해 직접 화살을 테스트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인다.

    화살 분류를 자동화한 것이 바로 '슈팅머신'이다. 50미터의 거리에서 슈팅머신으로 화살을 쏴 신규 화살들의 불량 여부를 테스트 하게 되는데, 과녁에 쏘아진 화살이 5cm 범위 이내에 탄착군을 형성하면 합격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1차로 슈팅머신을 통해 불량 화살을 솎아 내고, 테스트를 마친 화살들을 대상으로 선수들이 다시 자신에 맞는 화살을 분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 뇌파측정 훈련

    실리콘밸리의 뇌파 분석 기술을 훈련에 적용 (사진=현대차 그룹 제공)

     

    현대차 그룹과 양궁협회는 선수들의 훈련에 실리콘밸리의 '뉴로피드백' 기술을 적용했다. 행동을 할 때의 뇌파를 측정해 집중 및 이완 상태를 분석, 훈련에 활용하는 것이다.

    먼저 양궁선수들이 활을 쏠 때 하는 모든 행동들을 세분화해 뇌파를 측정하고, 행동별 집중 및 이완 정도를 분석한다. 그 다음 어떤 행동을 할 때가 가장 집중력이 높은 상태이고 이완된 상태인지 선수들에게 피드백해 이를 훈련에 반영하도록 했다.

    또한 평상시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스마트폰 게임도 도입했다. '활쏘기' '공띄우기' 게임을 통해 뇌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집중력과 이완력을 높이는 것이다.

    훈련 전에 모바일 게임으로 워밍업을 하고 휴식시간에도 할 수 있어 효율적인 훈련을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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