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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 어디에도 사드 배치는 필요없다. 5만 군민 똘똘 뭉쳐 사드 배치 막아내자!"
작열하는 폭염도 사드 배치 반대를 염원하는 성주군민의 뜨거운 열기를 막지 못했다.
광복절인 15일 성주 성밖숲에서 열린 사드철회평화촉구 결의대회에 모인 성주군민 2천 5백여 명은 한 목소리로 '사드 배치 철회'를 외쳤다.
특히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성주군민의 대규모 삭발식이 단행됐다.
40여 분 동안 진행된 삭발식에는 예정 인원이었던 815명을 훌쩍 넘긴 908명이 참여했다.
나이 지긋한 지역 유림에서부터 청년과 여성 등 다양한 남녀노소가 삭발식을 통해 사드 항의의 뜻을 몸소 보여줬다.
성주군 초전면 용성리에 거주하는 유림 유지원(63)씨는 "'신체발부수지부모'라는 옛말처럼 선비로서 머리를 깎는 것은 죽음과 맞바꾸는 일"이라며 "나라와 고향이 어려울 때 내 목숨을 바쳐 시국을 바로잡는 것이 유림의 몫이라 생각한다"고 심정을 밝혔다.
성주군 성주읍에 거주하는 홍연옥(여·63)씨도 "머리맡에 살인 무기가 들어온다는데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며 "머리뿐 아니라 생명까지 바쳐 대대손손 이어온 터전을 지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815번째로 삭발식에 참여한 이신돈씨는 자신을 국무총리 성주 방문 당시 트랙터로 길을 막았던 사람으로 밝히면서 "태어나서 처음 본 이 하늘을 지금껏 이고 살아왔다"며 "군민의 소리가 청와대, 백악관까지 들릴 수 있도록 힘을 합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성주 성밖숲에서 사드철회평화촉구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후 군민 900여 명이 자른 머리카락을 이용한 행위예술이 펼쳐졌다.
흰 종이 위에 '同心其利斷金(동심기리단금)'이라는 붓글씨가 써내려져 갔고, 이어 잘린 머리카락을 붓촉 삼아 평화를 상징하는 파란 나비도 그려졌다.
공연을 기획한 이정(성주군 선남면 거주)씨는 "성주군민이 다 같이 마음을 모으면 쇠붙이인 사드도 물리칠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결의대회 참가 군민들은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에서 "4만 5천 성주군민들은 대통령이 지켜내야 할 국가"라며 "사드 배치 문제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원점 재검토해 성주군민이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군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우리는 외세 앞에 굴하지 않고 고향을 지켜낸 선조들의 후예"라며 "우리의 선조가 그랬듯 목숨을 바쳐 사드를 막아내 후손에게 평화의 땅을 물려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