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작업. (사진=자료사진)
정부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기념관 등을 갖춘 국민 해양 안전관 건립을 전남 진도에 추진하고 있으나 2017년도 건립 사업비 상당액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지 않아 건립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오는 2018년 말까지 국비 270억 원을 들어 진도군 임회면 남동리 8만1000㎡에 국민 해양 안전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 해양 안전관에는 기념관과 국민의 안전한 바다 이용을 위한 해양 체험관 교육관, 숙소동, 추모탑 등이 들어선다.
그러나 진도 국민 해양 안전관 건립과 관련해 정부의 국고 보조금 교부 및 건립 부지 선정 지연으로 애초 2016년 상반기 착공이 물 건너간 데 이어 2017년도 건립 사업비마저 대폭 반영되지 않았다.
전라남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2017년도 국민 해양 안전관의 건립 사업비 146억 원 가운데 94억 원 전체의 64%에 달하는 사업비를 내년 정부 예산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는 국민 해양 안전관의 공정 지연 및 400억 원의 국민 성금 활용방안 검토 등의 사유를 들어 관련 사업비를 미반영한 것으로 밝혀져 국민 해양 안전관 건립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하게 됐다.
특히, 전라남도는 국민 해양 안전관은 추모공간인 만큼 정부가 관리하고 운영비도 부담할 것을 해양수산부에 건의했지만, 해수부는 지난 3월 일방적 통보를 통해 건립 이후 연간 운영비 25억 원을 전라남도에 떠넘겨 논란이 일었다.
이처럼 정부 부처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 등을 갖춘 국민 해양 안전관 건립과 관련해 운영비 부담을 지자체에 전가하며 논란을 빚고 사업비 상당액마저 반영하지 않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시설 건립에 차질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세월호 희생자 변론을 맡았던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국회의원은 "정부가 국민 해양 안전관 예산 상당액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지 않는 것은 현 정부가 세월호 진상규명이나 추모 사업에 얼마나 소극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고 박수현군의 아버지 박종대 씨도 "정부가 국민 해양 안전관을 안산이 아닌 진도에 건립한 것도 문제지만 건립 예산마저 반영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전남도는 국민 해양 안전관 건립 부지 매입과 실시설계 용역 실시 등 건립 절차를 지속해서 추진하되, 미반영 국비와 건립 이후 운영비 부담은 해수부와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또, 지역 국회의원과 공조를 강화해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의 반영되지 않은 94억 원의 반영을 최대한 관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