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가 16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장관 내정 소감을 말하고 있다. (자료 사진)
'박근혜의 여자'로 불리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문체부 대변인이 인사청문팀에 배치된 것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위원장 김환균)이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30일 성명을 통해 "누가 봐도 대통령의 측근을 보위하기 위해 언론사에 영향력이 큰 고위직까지 파견했고, 실제 위력을 발휘했다"고 지적했다.
어떤 일이 있었기에 '실제 위력을 발휘했다'고 하는 걸까. 언론노조가 성명에서 인용한 29일 자 <미디어오늘> 보도를 보자.
보도에 따르면, 한 일간지가 17일 홈페이지에 조 내정자에 대한 비판적 칼럼 내용을 올렸다. 그런데 다음 날 지면에는 긍정적인 결론의 내용으로 바뀌었다.
기사가 삭제된 일도 있다. 27일에는 한 매체가 '조 내정자의 장녀가 채용 공고도 내지 않은 'YG엔터테인먼트의 인턴으로 채용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냈다. 해당 기사는 다음뉴스 메인에 올라 1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으나 곧 삭제됐다.
취재 결과 문체부 대변인실의 요청 이후 칼럼 내용이 수정되고, 기사가 삭제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미디어오늘>은 밝혔다.
이어 "박정렬 문체부 대변인이 '(칼럼은) 팩트와 다른 부분을 고쳐 달라고 요구'했고, '(장녀 채용 보도는) 사진이 나와 다른 건 몰라도 그건 좀 부탁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인사청문 준비팀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대변인이 버젓이 ‘부단장’으로 들어 있다"면서 "대변인 스스로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사안마다 해당 언론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협조를 요청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체부 장관은 대한민국 행정부의 대변인이다. 그런 역할을 보좌하는 문체부의 대변인은 그래서 무척 바쁜 자리"라면서, "그런데 이런 대변인이 인사청문을 준비하느라 보름 동안 공석인 셈이다"고 지적했다.
또 "인사청문 준비팀에는 문체부 과장급인 홍보담당관도 배치돼 있어 언론 대응은 얼마든지 가능했다"며 "누가 봐도 대통령의 측근을 보위하기 위해 언론사에 영향력이 큰 고위직까지 파견했고, 실제 위력을 발휘했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는 31일 열리는 조윤선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부 대변인의 인사청문팀 파견이 이례적인 것은 아닌지 인사청문위원들이 묻고 따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언론정책은 물론 막대한 규모의 정부광고 분배 권한까지 손에 쥐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언론사에 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닌지를 꼭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내정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딸의 인턴 특혜 채용 등 각종 의혹을 청문회서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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