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해운 종사자만 1만 명
- "한진 망하면 부산 망한다" 과언 아냐
- 제1선사 한진해운, 하나 키우는 데 40년 걸려
- 조양호 책임 제일 커. 이제라도 성의 보여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9월 2일 (금)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인호 부산항발전협의회 공동대표
◇ 정관용>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죠. 지금 세계 각지에서 한진해운 소속 선박의 절반 이상이 억류 등으로 지금 정상 운항 못하고 있고 운임도 폭등하고 물류대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은 바로 우리나라 부산항이라고 해요. 항만업계 전체가 이미 피해를 보고 1만 여개 이상의 직접 일자리가 흔들린다. 그래서 한진이 망하면 부산이 망한다. 이런 말까지 나온다고 하는데요. 부산항발전협의회 박인호 공동대표, 연결해 봅니다. 박 대표님 나와 계시죠?
◆ 박인호> 네, 안녕하십니까? 수고하십니다.
◇ 정관용> 부산항에서 한진해운 관련 일하는 분들이 정말 1만명 가량 됩니까?
◆ 박인호> 한진 관련뿐만 아니라 관련 사업입니다. 선종품이라든지 물 공급이라든지 관련 계열 회사 합해서 원래는 2300명인데 전부 관련 계열 회사까지 수리, 조선, 부품까지 합하면 전부 다 1만 1천명이 됩니다.
◇ 정관용> 1만 1천명이 한진과 직접 연결된 일을 합니까?
◆ 박인호> 네. 직간접적으로 다 연결된다는 거죠.
◇ 정관용> 아. 지금 부산항에 한진해운 선박들이 아예 없어요?
◆ 박인호> 지금 못 들어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한 대도 못 들어오고 있습니까?
◆ 박인호> 네, 못 들어오고 있고 작업을 못하고 있고요. 지금 일부 체불 때문에 또 파업을 하고 있고요. 현재 그런 상태입니다.
◇ 정관용> 조금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그러니까 우선 왜 못 들어오는 것이고.
◆ 박인호> 들어와도 래싱업체라는 데가 있는데 그것은 한 16억 정도 임금이 체불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분들이 일을 못하게. 그분들 아니면 접안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배가 접안을 못하는 거죠. 외국에서 지금 들어올 배들이 전부 외국에서 가압류가 되어 있기 때문에 53대가 지금 벙벙 떠다니고 있습니다. 그 배도 지금 못 들어오고 있죠.
◇ 정관용> 그렇게 가압류가 되거나 또 지금 못 들어오는 건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한진해운으로부터 받을 돈들이 있는데 그걸 받기 전까지는 일 못 한다. 이래서 못 하는 거죠?
◆ 박인호> 받을 희망도 없고 일단 법정관리로 간다는 것은 그 사람들은 청산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그렇지 않은데. 그래서 다른 지역과 달라서 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그때부터 바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이미 부산항에 한 11000명가량의 분들은 손을 놓고 계시겠네요?
◆ 박인호> 일부 계약직은 해고가 되고 있죠. 110명 정도가 먼저.
◇ 정관용> 해고 됐다고요, 이미?
◆ 박인호> 네, 해고 통과됐죠. 계약직들입니다, 항운노조의.
◇ 정관용> 그리고 나머지 분들은 일을 안 하고 계신 것 아니겠어요?
◆ 박인호> 앞으로 일을 할 수 없죠. 일할 수 없고, 직접 2400명은 일할 자리가 없고 간접 피해가 예상되는 선용품 회사가 부산에 굉장히 많습니다. 그다음에 수리, 물, 쌀 공급업체들. 참 이런 데가 다 피해를 보죠. 왜냐하면 지금까지 한진이 부산이 모항이었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박인호> 그래서 우리 정관용 앵커님 말씀처럼 제일 크다는 거죠, 부산항이.
◇ 정관용> 그래서 ‘한진이 망하면 부산이 망한다’ 이런 말까지 나온다?
◆ 박인호> 네, 그 말은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렇게 이런 사태가 벌어질 거라는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거잖아요?
◆ 박인호> 아닙니다. 저희들은 예상하지 않았고 또 못 했습니다.
◇ 정관용> 법정관리로 가지 않을 거라고 보셨어요?
◆ 박인호> 적어도 국적 제1선사고 한진해운을 하나 키우려면 40년 이상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운동맹에서 퇴출되기 때문에 국가신임도라든지 이런 걸 봐서 결코 법정관리까지는 가지 않겠다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이렇게 법정관리 가버리니까 저희들은 막막합니다.
◇ 정관용> 어떤 대책을 지금 요구하고 계십니까?
◆ 박인호> 저희들은 무대책인데 일단 법원에서 다행히 청산가치보다는 회생가치를 높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부산에서 일단 자금을 한 3000억 정도를 지금 모금을 하려고 하고 있고요. 우리가 성의를 보이니까. 부산항만공사가 아직까지 청산된 건 아니니까.
8월 31일 오후3시 부산항 북항 신국제여객터미널 5층에서 해운항만업계,기관.단체 등1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진해운 살리기 시민대회 모습
◇ 정관용> 그렇죠.
◆ 박인호> 우리가 살릴 테니까 해고, 특히 계약직 같은 것은 어렵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박인호> 그래서 가지 말라는 이야기이고. 저희들은 또 정부에 대해서도 지금 금융위가 지금 꼼짝하지 않고 있는데 금융논리만 가지고 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게 금융논리 가지고 할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 국가물류대란이 일어나는데 그리고 또 정치권에 대해서도 압박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뒷북을 치고 앉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이제라도 성의를 다하라는 겁니다.
◇ 정관용> 정치권이 뒷북친다고 하는 것은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 박인호> 지금까지 가만있다가 끝나고 나니까...
◇ 정관용> 부랴부랴 얘기하는데.
◆ 박인호> 부랴부랴 금융위 위원장 만나고 있어봐야 소용 있습니까?
◇ 정관용> 정치권에서 세울 수 있는 대책은 어떤 게 있을까요?
◆ 박인호> 지금 제가 보기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지원책, 저희들은 그게 아니고 살리라는 겁니다.
◇ 정관용> 한진해운을 다시 살리는 것.
◆ 박인호> 다시 회생을 시키라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 부산항도 시민모금을 하고 항만공사도 돈을 내고 부산시도 채권 발행해서 살려야 된다. 안 살리면 결국 부산항뿐 아니라 광양항도 인천항도 죽게 돼 있단 말입니다. 이게 국가위기로 나가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채권단들에서 금융기관에서 추가 자금지원 못 하겠다 해서 지금 법정관리로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 필요한 추가자금을 지금 부산항에서 3천억 정도 모금하시고 부산시도 채권 발행해서 돈을 내자 이거군요?
◆ 박인호> 한진의 조양호 회장도 조금 더 성의를 표시해야 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박인호> 그 사람이 제일 큰 책임자니까요.
◇ 정관용> 이렇게까지 사태가 악화되게 된 제일 큰 책임은 어디 있다고 생각하세요?
◆ 박인호> 일단 그건 한진입니다. 한진의 조양호 회장이 책임질 겁니다. 그 사람은 대한항공을 생각을 해야 할 텐데요. 어떻게든지 살릴 의지가 있었다면 결국은 지금 금융위가 볼 때는 의지가 없다고 생각한 거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박인호> 그래서 법정관리로 간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이것은 한진 회장의 책임이 제일 큽니다. 그리고 정부도 이걸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거죠. 결국은 우리 속담에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 불태우는 것 아니겠습니까? 집 전체를 불태우는 겁니다. 안 그렇습니까, 지금?
◇ 정관용> 우리 부산항도 이렇게 직접적인 피해가 있습니다만 해외 각국의 우리 물건 수출하는 업체들도 큰 피해를 본다고 하지 않습니까?
◆ 박인호> 지금 LG, 삼성도 마찬가지고요. 단순한 해운업체만 관계되는 게 아니고 제조업체까지 파급됩니다. 물건을 지금 이미 컨테이너 하나당 500불이 올랐어요. 그렇다면 우리 한국 전체에, 우리가 지금 1천만 개인데 2천만 개 가까이 되어 가는데 500불이면 얼마입니까, 국익 손실이.
◇ 정관용> 그렇죠.
◆ 박인호> 그래서 제조비 수지가 맞겠습니까, 그렇게 내고? 이런 걸 예상했더라면 어떻게든 살려야죠.
◇ 정관용> 이런 제조업체의 피해라든지 이런 것들은 어디 보상받을 방법도 없죠?
◆ 박인호> 방법이 없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가뜩이나 어려운데 제조업체까지 간다면 결국 이건 국가경제 전체로 안 퍼지겠습니까? 단순히 부산항의 문제가 아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부산항의 직접 피해 보시는 분들도 사실 보상 받을 방법이 없는 거고.
◆ 박인호> 없습니다.
◇ 정관용> 제조업체도 마찬가지고.
◆ 박인호>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무슨 수를 쓰든지 한진 측에서 먼저 자구안을 더 내고 정치권에서 이걸 회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이 말씀입니까?
◆ 박인호> 대통령께서 결심을 해달라는 겁니다. 대통령의 말씀 한마디가 ‘좀 살려줘야 되겠다’. 부산항만의 피해 같으면 별개의 문제인데 결국 국가 전체의 제조업까지 가기 때문에 대통령의 의지와 결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박인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부산항발전협의회 박인호 공동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