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가 폭발한 갤럭시노트7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갤럭시 노트7의 리콜에서 사용중지와 교환확대까지 결정 했지만 이미 팔린 단말기의 교환을 담보할 장치는 마땅치 않아 삼성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의 강도높은 조치가 도요타와 소니의 리콜사태처럼 외국기업에 대한 지나치게 강한 채찍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발화로 문제가 된 갤럭시 노트7의 사용중지 권고와 교환프로그램을 중국을 제외하고 노트7이 출시된 전 세계 10개국으로 확대하기로 11일 결정했다.
글로벌 뉴스룸에 10일자로 올린 공지문에서 삼성은 "우리의 최상의 가치는 고객의 안전"이라면서 "사용중인 갤럭시 노트7의 전원을 끄고 가능한 빨리 교체하라"고 요청(we are asking users)했다.
이번 조치는 전날 오전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가 갤럭시 노트7에 대한 사용중지를 권고하고 오후 들어 우리나라에서 '사용중지 권고'와 함께 '대체폰 지급' 또는 '갤럭시S7이나 S7엣지로의 교환' 등의 조치를 취한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번 공지에 따라 사용중지와 함께 즉각적인 노트7 교환이 이뤄지는 나라는 지난 19일 1차로 출시한 우리나라와 미국, 캐나다,푸에르토리코,멕시코,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싱가포르와 대만, 아랍에미레이트 등 10개 나라다.
다만 중국에서 판매되는 노트7의 경우 나머지 10개국에서 팔리는 것과 다른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고 문제가 생긴적도 없어 지난 1일 2차로 출시한 중국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다.
삼성이 이렇게 중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와 미국, 멕시코 등 10개국에서 노트7을 구매한 사람들에게 '즉시 전원을 끌 것'과 '교환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권고 했지만 이는 말 그대로 권고 일뿐 강제할 방법이 없어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용중지 권고가 진행되는 동안에 추가로 불미스러운 사태가 생길 경우 신인도가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은 따라서 이동통신사를 통해 갤럭시 노트7 보유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사용중지와 교환참여를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 하고 있지만 이 역시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에 걸려 풀기가 쉽지 않아 삼성의 고민은 깊어진다.
또 19일부터 새 배터리가 장착된 새 노트7으로 교환해주기로 했지만 갑자기 25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 고민은 더 크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교환을 위한 노트7 생산에 기존의 납품업체 대신 중국쪽 협력업체 배터리를 쓰기로 했지만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 소비자 보호위원회의 노트7 사용중지 권고가 너무 과격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삼성은 이미 지난 2일 자발적 리콜을 발표하면서 소비자보호위원회에 이런 사실을 미리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상황에서 미 정부기구가 '사용중지'를 권고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여기다 판매된 물량 전부에 대해 리콜을 결정하고 진행중임에도 이런 조치를 취한 점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관련해 최근 미국에서 강화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의 희생양으로 삼성이 걸려든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2006년 소니의 배터리 리콜이나 2009년에서 2010년 사이 도요타 급발진 리콜때 처럼 자국 기업에 대한 강력한 경쟁자인 외국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최근 발표된 애플의 아이폰7이 이어폰 단자를 없앤 것 외에는 혁신이 없다는 혹평을 글로벌 미디어들이 내놓은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용중지 권고'와 '자발적 리콜'을 넘어서 미국 정부가 칼자루를 쥐는 '강제리콜'로 전환할 경우 외국기업 발목잡기가 길어지고 그만큼 자국 기업인 애플의 아이폰7이 시장을 잠식함으로써 '이익을 볼 것'으로 보고 있다.